Story Reader / Affection / 비앙카·휘명·그중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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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앙카·휘명·그중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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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0일 오후, 말을 타고 돌아오는 길의 하늘에서는 여전히 눈이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구름층 사이로 새어 나온 몇 줄기의 가는 빛이 주변의 풍경을 더욱 어둡게 만들었다.

지휘관은 말에서 내려 고삐를 매어둔 뒤, 서둘러 성당으로 들어갔다.

비앙카와 약속한 시각보다 거의 한 시간이나 늦은 5시를 알리는 종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졌다.

비앙카 누나, 그래서요? 그다음은 어떻게 됐나요?

음... 글씨 연습은 다 했니?

멀리 있는 방에서 비앙카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발걸음을 좀 더 서두르려는 찰나, 뒤에서 소대 대장의 목소리가 지휘관을 불러 세웠다.

지휘관님, 그쪽은 상황이 어떻습니까?

소대 대장이 달려와 따라붙자, 걸음을 늦춘 지휘관이 걸으면서 이야기하자고 신호를 보냈다.

...

어려울 것 같습니다. 상황이 며칠 전 지휘관님께서 보셨을 때보다 더 악화했습니다. 괴물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지휘관님께서 지시한 대로 요 며칠간 부대 하나는 서쪽의 눈을 치우고, 다른 부대는 동쪽 상황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철수하려는 서쪽은 춥고 얼어붙어서 눈을 치우기 어렵고, 동쪽의 눈은 오히려 따뜻한 기류 때문에 빠르게 녹고 있습니다.

전에 우리를 쫓아오던 괴물 무리도 동쪽에서 오고 있습니다. 현재 그것들은 눈이 녹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둘이 대화하는 동안 옆으로 들것이 지나갔다. 그 위에 누운 부상자는 눈을 꼭 감은 채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며칠 전 중병에 걸린 토비였다.

불치병에 걸렸으니 죽기 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면서, 꼭 저희와 같이 동쪽으로 적 상황을 살피러 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요 며칠 계속 피를 토하고, 정신을 잃으면 손발을 막 휘두르다가 깨어나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혼자 성당에 있어도 불편할 것 같아 차라리 저희가 옆에서 돌보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성녀님께서 신체 상황을 체크해 주긴 했는데, 토비의 병은 꼭 의사의 치료가 필요합니다. 에휴...

며칠 전에 스노우 신부님께서도 토비처럼 병에 걸리셨습니다. 연세가 많으셔서 몸을 움직이기 힘드신데, 성녀님께서 걱정하실까 봐 저희에게는 비밀로 해달라고 하셨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둘은 화원 옆 복도에 도착했다.

슬퍼요. 그 다음엔 어떻게 됐나요? 비앙카 언니.

그다음은...

토비와 신부님 모두 의사에게 진료를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서쪽 도로에 눈이 아직 많이 쌓여 있어서, 이 때문에 늦어질까 봐서 걱정입니다.

지휘관은 소대 대장에게 손짓하며 목소리를 낮추라고 신호를 보냈다.

성녀님께서 그 힘을 사용하실 수 있다면...

그럼, 저는 토비의 상태를 보러 먼저 가 보겠습니다.

소대 대장이 떠난 후, 지휘관은 조용히 뒷자리를 찾아 앉았다. 고개를 들자마자 그 온화한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다.

몇 년이 지난 뒤, 위대한 영웅은 검은 숲에서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그 독사를 만나게 됐어.

비앙카는 동화를 부드럽게 읽어 나갔고, 그녀의 말투에는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는 마력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이야기를 끝까지 다 듣고 난 아이들은 아쉬워하며 자리를 떴다. 비앙카도 그림책을 덮고는 지휘관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지휘관님, 아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 주셔야죠.

비앙카는 부드럽게 군복 위에 쌓인 눈을 털어낸 뒤, 손수건을 꺼내 녹은 눈이 남긴 물기를 닦아냈다.

지휘관님께서 병사들과 함께 산길의 눈을 치우러 가셨다고 들었어요. 무슨 일이 있었나요?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이 말은 일부분만 사실이었다. 지휘관은 다른 부분에 대해선 깊이 고민한 끝에 선택적으로 숨기기로 했다. 동쪽 산길의 눈이 녹아감에 따라 괴물들이 모여들고 있다는 사실은 말하지 않았고, 서쪽의 상황만을 비앙카에게 말해 주었다.

이유는 매우 단순했다.

검사를 다 마쳤습니다만... 최근 신께 기도하느라 성녀의 힘을 과도하게 사용해서 몸이 한계에 다다랐어요.

당분간은 성당에 머물게 하면서 힘은 더 이상 쓰지 못하게 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다음번엔 일주일간의 기절로 끝나지 않을 거예요. 이해하셨죠?

무슨 일이 있더라도 혼자서 짊어지실 필요가 없다는 걸 지휘관님께서 알아주시길 바라요.

우리 둘의 온기라면, 이 세계에서 가장 추운 겨울도 이겨낼 수 있어요.

성녀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직접 몸으로 해야 하는 눈 치우는 일은 할 수 없었고, 동쪽의 괴물들은 비앙카가 불길한 성검을 뽑게 할 것이었다.

그래서 지휘관은 비앙카의 걱정에 간단히 답할 뿐, 실제 상황은 말하지 않았다.

지휘관님!

멀리서 병사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어서 가보세요.

비앙카는 지휘관의 손을 놓고, 두 손으로 부드럽게 제복의 옷깃을 정리해 주었다.

조심히 다녀오세요.

비앙카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3월 15일, 갑작스러운 폭설이 며칠간의 평온을 깨뜨렸다.

구름이 쌓인 하늘을 바라보며 왜인지 모르게 불안한 비앙카는 잠시 망설이다 말에 올랐다.

정말... 이해할 수가 없네요. 왜 하필 이런 날씨에 이동한다는 건지, 게다가 굳이 서쪽으로 돌아가야 하는 건지. 이 꼬마들이 감기에 걸릴 수 있다는 걸 모르는 건가요?

옆에서 보니가 불만스럽게 투덜거리며 마차 뒤에서 떨고 있는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휘관님께서 오늘이 남쪽 마을로 이동하기에 최적의 시기라고 판단하셨어요. 분명 그녀가 그렇게 판단하신 이유가 있을 거예요. 그렇지 않다면 폭설이 오는 날을 택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왜 우리와 같이 가지 않는 거죠?

군대가 가져온 말과 마차가 부족해요. 그러니 우리는 최대한 서둘러 아이들을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야 해요. 그러면 지원군이 운송 장비를 가지고 그들을 데리러 올 거예요.

비앙카는 성당을 바라보았다. 신부는 허리를 꾸역꾸역 펴며 그녀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있었다.

신부님, 몸이...

어서 가거라. 그들은 너의 인도가 필요하단다.

신부님, 이해할 수가 없어요. 신께서는 사람을 사랑하라 하시고, 적까지도 사랑하라 하셨는데. 제가 사람을 사랑하기 때문에 적을 사랑할 수 없다면...

그 괴물들을 말하는 거니?

네. 그것들은 전염병을 퍼뜨리고, 병사들을 죽게 하고, 신부님을 병들게 했어요. 게다가 우리를 떠돌이로 만들었어요.

저는 용서할 수 없어요. 비앙카가 죄를 지었어요. 신부님.

나를 포함한... 모든 인간이 죄를 지니고 있단다. 그러니 네 마음이 이끄는 대로 선택하거라. 내 아이야.

모두를 데리고 나가고 싶어요.

그래. 가거라. 용감하구나. 내 아이야.

신부님은 남으실 생각이세요?

나는... 남아야 한단다.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이것이... 나의 선택이고, 또한 나의 신앙이란다. 비앙카.

비앙카, 가거라. 그리고 빛 속으로 나아가거라.

신께서 보실 수 있는 곳으로 모두를 인도하거라. 나는 여기서 너희들을 위해 기도하마. 모든 이를... 위해 기도하마.

비앙카, 신께서 보살펴 주실 거다.

성당의 다른 쪽

성당의 다른 쪽

벌써 두 시간이 지났습니다. 동쪽으로 적 상황을 살피러 간 세 개 소대 중에 우리 소대만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토비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서쪽으로 철수했습니다. 다른 병사들도 지휘관님의 지시대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휘몰아치는 눈보라 속에서 붉은빛이 희미하게 보였다.

조심하십시오!!!

소대 대장이 지휘관을 향해 몸을 날려 뛰어들자, 순간 피가 눈앞에 튀었다.

괴물

(흉포한 괴성을 질렀다.)

철수 명령을 내리기도 전에 주변 병사들이 하나둘씩 쓰러져갔다.

예상대로 그것은 죽음과 재앙을 세계에 가져온 퍼니싱이었고, 그 선두에 있는 자는...

지휘... 관님...

지휘... 관님...

3월 10일, 비앙카와 다정한 시간을 보낸 정원을 떠난 지휘관은 중병을 앓고 있는 토비·데이비스를 문병하러 갔다.

한때 건장했던 청년은 앙상한 모습으로 침대 머리맡에 웅크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너그러운 미소를 입가에 머금고 있었다.

하하, 성녀님께서도 고치지 못하는 병이니, 이제 얼마 남지 않았겠죠.

지금은 이런 모습이지만, 예전 고향에선 인기가 많았어요. 무슨 일이든 도와줬거든요. 할머니 밥 짓는 것도 돕고, 대장장이 일도 돕고, 선장님 돛 펴는 것도 돕고, 아이들과 숨바꼭질도 하고요.

항상 그런 걸 즐겼어요. 늘 만족할 줄 몰랐고, 언젠가는 모두의 영웅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었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이대로 죽고 싶지 않아요. 자살이든 병사든, 너무 허무해요.

전사도 좋고, 여러분에게 죽임을 당해도 좋으니, 제발 저를...

영웅이... 되게... 해주세요.

젠장, 이 녀석이 절 알아보지 못합니다!

중상을 입은 소대 대장의 몸을 끌어당기자마자 토비의 칼날이 그가 있던 자리를 강하게 내리쳤다.

쨍... 하지만 "토비"의 몸에서 칼로 전해진 충격으로 손이 저릿했다.

이 세계에는 현대식 무기나 구조체는 없다. 인간의 격투술만으로는 침식체와 맞설 수 없었다.

다른 곳은 모두 함락됐습니다. 화원밖에 물러날 곳이 없습니다!

복도에 널브러진 동료들의 시신을 넘어 지휘관은 소대 대장과 함께 화원 쪽으로 후퇴했다.

모두가 지휘관님의 지시대로 모였습니다. 화원만 지나면 뒷문으로...

윽!!

지켜... 화원을...

자네... 혹시 시간이 있다면, 이 늙은이와 잠시 이야기 나눠주겠나?

하늘의 기도 의식이 끝난 후, 신부와 함께 씨앗을 심어둔 화원을 거닐었다.

비앙카를 위해 백합꽃 씨앗을 가져오려고 했다네. 설원에는 없는 것들이니까.

이 화원이 겨울엔 좀 황폐해 보이겠지만, 봄이 오면 온갖 꽃들이 피어날 걸세.

나는 비앙카가 이곳에서 자라면서 뛰어다니고, 잡초를 뽑고, 또 백합꽃을 직접 심는 모습을 지켜봤다네.

어쩌면 그 아이는 나중에 꽃집 직원이 되었을 수도 있고, 이야기를 좋아하니 극작가가 되었을 수도 있겠지.

내 그런 생각들은 신께서 그 아이를 성녀로 선택하셨기 때문에 모두 이루어지지 못했네. 신부로서 나는 신의 뜻을 따라야만 했으니까.

하지만 아비로서, 난 그저 내 아이가 평범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랐을 뿐일세.

그래서 정말 기쁘다네. 그 아이가 함께 꽃씨를 심을 수 있는 사람을 찾았다는 걸 보게 돼서 말일세. 쿨럭... 쿨럭...

병이 들어서 말일세. 봄까지는 버티기 힘들 것 같네.

지휘관, 내 부탁 좀 들어주겠나? 그 아이와 함께 꽃이 만발하는 날을 지켜봐 주고, 이 화원을 잘 지켜주게.

지켜... 화원을...

윽!!

소대 대장이 화원으로 들어서는 순간, 갑자기 나타난 검날이 그의 몸을 관통했다. 그리고 화원의 복도 옆에는 달려온 병사들의 시신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었다.

지켜... 화원을...

소대 대장을 관통하고 빠져나온 칼날이 정면으로 날아들었다.

흔들리는 길을 달려 아이들을 마침내 남쪽 마을의 성당으로 무사히 데려왔다. 기억 속에선 따뜻한 봄날이었던 이곳도 지금은 눈으로 가득했다.

이쪽 군대가 이제 설원으로 가서 그들을 데려와 준다고 약속했어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최근 날씨가 좀 추워진 것뿐이잖아요. 지휘관님께서 돌아오시면 우리 같이 남쪽에서 한 달 정도 지내다가, 날씨 따뜻해지면 다시 돌아가면 될 거예요.

끈질기게 쫓아오는 북풍이 마음의 평온을 앗아갔다. 묵묵히 기도한 지 반 시간이 지났지만, 그 불길한 예감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성녀님, 잠시만요. 어디 가시는 거예요?!

설원으로 돌아가 봐야겠어요. 아무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네요.

성녀님, 여기 앉아 계세요. 그들은 괜찮을 거예요. 여기 계세요.

"돌아가지 마세요. 절대 돌아가시면 안 돼요"라고 마음속 목소리가 비앙카에게 외쳤다.

조금 초라해도 좋고, 평범해도 좋으니 행복하고 평범한 삶을 사세요. 저처럼 평범한 수녀가 돼서 아침저녁으로 기도드리고, 경문을 읽으면서...

이런 삶이 스노우 신부님과 지휘관님께서 바라시던 거예요. 그곳에 남은 모든 사람이 성녀님의 평안을 위해 피를 흘리며 싸우고 있어요.

여기 계세요. 그리고 성녀님께서 살아야 했던 삶을 사세요.

...

<i>살아야 했던 삶이라, 그건 어떤 삶일까?</i>

<i>평범한 소녀처럼, 눈 오는 날에는 즐겁게 눈싸움을 하고, 비 오는 날에는 누군가와 우산을 함께 쓰고 빗속을 거니는 삶.</i>

<i>혹은 성당에서 사람들의 진실되거나 그렇지 않은 기도와 슬프거나 위선적인 참회를 듣고...</i>

<i>성당의 화원에서 새로 피어난 꽃들을 돌보며, 아이들이 자라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삶.</i>

<i>비앙카에게 돌아갈 곳이 있고, 그 사람이 무사하기만 하다면...</i>

여기 설원에서 온 난민 계십니까?

전데, 무슨 일이신가요?

초병들이 북동쪽에서 괴물 무리를 발견했습니다. 최소 백 마리는 되는 것 같은데...

...

비앙카가 예감했던 대로 흘러가게 되자, 귓가의 잡음이 모두 사라졌다. 그녀는 묵묵히 검을 들고 일어나 문밖으로 향했다.

잠시만요. 이쪽 지원군이 30분만 있으면 도착할 거예요.

보니, 신의 가호가 당신과 모든 아이에게 함께하기를 바라요.

말이 달리자, 성당의 윤곽이 눈앞에 나타났다. 하얀 건물이 휘몰아치는 눈발 속에서 유난히 적막해 보였다.

칼과 검이 부딪치는 소리를 따라 야외 정원으로 가자, 진한 피 냄새가 코를 찔렀다.

윽!!

!!

문턱을 넘어서는 순간, 제복을 입은 사람이 상처투성이인 채 힘없이 쓰러져 있었다.

영웅이... 되게...

지켜... 화원을...

널브러진 시신들 위에 기형적으로 변한 두 괴물이 우뚝 서 있었다.

휘몰아치는 눈발 속에 선 비앙카는 피와 살점으로 뒤덮인 둘의 얼굴을 힘겹게 살펴봤다.

스노우 신부님... 토비?

괴물들이 비앙카의 목소리에 놀라 움직이더니, 두 쌍의 생기 없는 눈동자가 그녀를 동시에 바라보았다.

눈이 천천히 내리는 것처럼 느껴지자, 비앙카는 고통스럽게 눈을 감았다.

신이시여... 지금 제 말이 들리신다면...

저 비앙카는... 죄로 가득합니다.

비앙카... 넌 언제나 다정하고, 강하면서도 용감한 아이였단다. 착한 아이였지.

이 모든 것을 제가 짊어지겠습니다.

검이 칼집과 마찰하며 생기는 미세한 떨림이 손아귀로 전해졌고, 은으로 된 칼자루에서 푸른 불꽃이 튀었다.

하지만 그 전에...

<size=50>비앙카,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니?</size>

다시 한번 죄를 지어야...

네 마음의 선택을 따르렴, 내 아이야...

심판을 내리겠습니다.

마지막 한 치의 칼날이 속박에서 벗어나자, 수많은 눈송이가 칼날의 홈 위에서 부서지면서 수백 개의 은빛 모래가 되어 칼끝으로 굴러갔다.

"이러면 고통이 없을 거야."라고 생각하며 급소를 겨누는 순간, 비앙카는 마치 수없이 많은 사람을 죽여본 듯 이 행위가 낯설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이 고된 여정의 시작점과도 같은 스노우 신부와 토비를 향해 칼을 겨누자, 끝없는 슬픔과 분노가 가슴을 옥죄어왔다.

구원... 받은... 건가요?

비앙카

...

멈출 생각 없는 눈이 한없이 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