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Affection / 리브·백야·그중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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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백야·그중 여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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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지는 홍수에 떨어진 자갈처럼 더러운 흙탕물 속에서 갈리고, 구르고, 물결치는 대로 휩쓸려 그렇게 수많은 세월을 보냈다.

온몸의 상처와 피로로 인해 정신 붕괴의 한계점이 초과했다.

어떻게 자신이 가장 기초적인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지, 흔들리는 빛은 생각할 수 없었다.

되찾은 기억 속에 뿌리 깊은 생각이 남아 있었다…… 난 지금 리브가 걸었던 거센 물결 속에 있다.

그녀도 무수한 기억과 죽음 속에서 떠돌고, 몸부림치고, 날카로운 가시에 관통되고, 찢겨져 나갔다.

흐릿한 시간은 그녀를 부른 횟수를 기억할 수 없게 했다.

탁한 흐름 속의 노력은 모두 헛수고일 뿐이었다.

그렇게 시간은 오랫동안 흐르고 또 흘렀다.

혼탁한 데이터의 물결을 타고 세상의 끝까지 떠내려갔고…… 휘몰아치는 바람은 부드러운 노랫소리를 가져왔다.

이것은 자장가여야 하지만 잠든 사람을 깨웠다.

이것도 우리 속의 노래여야 하지만 죄수에게 열쇠를 건네주었다.

노랫소리의 근원을 찾으려 하자 허무의 세상은 점점 입체적으로 변했고, 혼돈 속을 떠돌던 영혼은 마침내 머물 수 있는 항구를 찾을 수 있게 됐다.

여름 밤의 바람은 창가의 커튼을 스치며 떠났던 그날과 같은 온도를 지니고 있었다.

리브에게 구조된 새는 그녀의 불안을 진정시키려는 듯 조용히 새장 안에 머물렀다.

저녁 바람이 세차게 불어도, 그것은 더 이상 바람을 거슬러 날개를 펴지 않고 몸부림치며 날았다.

동료들과 함께 살던 집은 익숙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빗물에 쓸려 떨어진 외벽과 창턱에 가득 핀 갖가지 꽃들이 소녀가 얼마나 많은 세월을 창턱에서 지켜봤는지 소리 없이 말해주었다.

그녀가 꿈꾸던 나날은 외로운 새장으로 변한 지 오래지만, 그녀는 여전히 옛집에 잊혀진 등불처럼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마치, 그 새장의 새처럼.

세상의 악몽은 깨어나지 않았다. 그녀가 자신의 꿈으로 악몽을 끌어안고 있었다.

깨어난 기억과 허무 속에서 울리던 메아리가 날 재촉했다.

그녀의 꿈을 깨뜨려야 새장 속의 새도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정말 좋은 일일까?

그녀는 꿈속에서 10년간 생활하며 매일을 평화롭고 안전하게 지내왔다.

그건 그녀가 바라는 세상이자 모든 사람이 바라던 미래, 언젠가는 맞이하게 될 미래이다.

그러나 그 미래는 너무 멀어서 도착하기 전에 수많은 생명이 추운 겨울 속에 묻힐 것이다.

열매를 맺지 못한 꽃들이니 꿈속에 남아 있으면 곳곳이 갈라진 현실보다 더 행복할 것이다.

내 선택이 오기 전에 수많은 사람들이 생사를 선택했다.

꿈속의 평화가 일찍 현실이 될 수 있도록 그들은 미래를 어둠을 밝히는 등불로 만들었다.

이것이 리브의 꿈이기 때문에 그녀가 이 꿈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어야 한다.

……지휘관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자 소녀는 달밤을 누비는 고양이처럼 날쌔게 위층에서 내려왔다. 그녀는 문을 열고 오랫동안 기다리던 품으로 뛰어들었다.

괜찮아요…… 지휘관님이 돌아왔으니까 상관없어요.

그녀는 세게 안으면 앞에 있는 환영이 없어질까 봐 품속에서 가볍게 떨고 있었다.

네…… 지휘관님……

아쉬운 일이지만, 헤어져야 한다는 걸 알리지 않을 수 없었다.

네……

알겠어요.

눈물에 젖은 소녀가 먼저 이별을 말했다.

……이곳은 제 의식의 바다에 남아 있는 하나의 꿈일 뿐이에요.

그리고 지휘관님은 제 의식 조각을 찾기 위해 이곳에 오셨고요.

우…… 우리 지휘관님.

다시 만났을 때 그녀는 이미 호칭을 바꿨지만 여전히 감정을 통제하지는 못했다.

……통제할 필요는 없었다.

지휘관님과 모두를 찾기 위해 전 이 세상을 계속 탐색했어요.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마침내…… 제 자신을 찾았어요.

리브의 시선을 따라 바라보니 새장 속의 흰 새는 여전히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맞아요…… 그게 제 의식 조각이에요.

그녀의 꿈에 떨어지기 전, 난 조각을 찾기 위해 이와 비슷한 수많은 환상을 거쳤는데——그건 아시모프가 파오스의 창으로 데이터를 가시화한 결과였다.

리브의 의식 조각은 보통 그녀 자신의 모습과 어떤 기억이 겹치는 곳에서 배회하는 경우가 많았다.

……전 단지 의식의 바다에 남아있는 꿈이자, 저 흰 새의 환상일 뿐이에요.

지휘관님은 이곳에 오기 전의 일을 기억하시나요?

그건 여섯 번째를 찾고서…… 난 그것이 마지막 의식 조각 때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했다.

수많은 이합 생물과 침식체에 파묻힌 인간의 짧은 손은 아무리 발버둥 쳐도 하늘에 떠 있는 빛에 닿지 않았다.

고함소리는 군중 속에 파묻혔고, 이미 빛 속에 사라진 소녀는 잡을 수 없었다.

그녀는 새장 속에 남아 있길 원하는 새처럼, 백야 기체가 그녀에게 변화와 구원의 힘을 주는 동안에는 그 새장이 어떠한 고통을 주더라도 리브는 도망치지 않을 것이다.

혹시 여기서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 그녀 앞에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그러나 뒤에 있는 적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걸 알아차렸을 때 머리의 다쳤던 자리에서 다시 피가 흐르고, 극심한 고통은 마인드 표식을 끌어당기며 혼란과 오염된 물바다로 추락했다.

하지만 그 새는 점점 자취를 감추었고, 그로 인해 인간은 영원히 멈추지 않는 눈보라 속에서 길을 잃었다.

그런데 지휘관님이 깨어났어요.

평화에 대한 환상에 싸여 죽어가던 불길은 난류 속에서 계속 꺼지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네, 저도 마찬가지예요.

이건 꿈일 뿐이지만 지휘관님과 모두가 이곳에서 함께 보낸 10년은 절대 허황된 거품이 아니에요.

고마워요……

닦으려는 손끝에 그녀의 눈물이 뚝뚝 떨어지면서 그렇게 손바닥으로 흘러들어갔다.

전 만족해요. 이제…… 꿈에서 깨야 할 때예요.

창 밖에서 흰 새가 날개를 퍼덕이는 소리가 들려왔고, 그 흔들리는 새장처럼 공간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분열되기 전에, 리브는 자신의 눈물을 쥐고 있던 두 손을 들어 올려 내 가슴에 갖다 댔다.

지휘관님도 떠나셔야 해요.

전 이 꿈의 일부예요. 여기에 남아 있어야 꿈이 완전히 깨질 거예요.

마지막 조각을 찾기 위해서는 ‘죽음’을 겪어야 할 거예요.

그게 제 기억의 순서니까요…… 하지만 이곳에 먼저 오셨으니, 저 새를 데리고 가세요.

작은 흰 새는 마침내 새장을 열었다. 그리고 금색 열쇠를 리브의 손에 놓고는 멀리 떠나려는 사람의 어깨에 앉았다.

안녕히 가세요, 지휘관님. 우리는 분명 다시 만날 거예요.

현실 세상에 가시와 상처가 가득하다 해도, 모두와 함께 싸워 나가면 이 꿈은 미래에서 지휘관님을 기다릴 거예요.

제 <//꿈>이 미래에서 지휘관님을 기다릴 거예요.

소녀는 눈물 속에서 미소를 지으며 사랑하는 빛을 향해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했다.

그러니 부디 설원 끝자락에서…… 외롭게 남겨진 저를 찾아주세요.

마지막 의식 조각은 그곳에 있어요.

네……!

——그녀의 웃음 속에 세상은 하얀 빛으로 삼켜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