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Affection / 리브·백야·그중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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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백야·그중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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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평화로운 세상을 받아들이면 사계절은 시계에서 황급히 지나가는 눈금으로 변한다.

기계 톱니바퀴의 일부가 되어 다양한 도시 거리를 돌아다니며 작업자와 기계가 재건 작업을 완료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 재건 구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했다.

전투의 기술은 점차 마음속에 내버려지고, 그 대신 더 작은 일들이 채워졌다.

예를 들어 곡물과 채소의 가격이나 각종 식물에 적절한 관수량이나 알맞은 비료를 줘야 했다.

동료들의 대화가 조금씩 ‘올봄에 비가 충분하지 않았다.’라는 화제로 바뀌었다.

소녀도 땡볕 아래 노랗게 시든 꽃송이에 슬퍼하면서도 한편으론 꽃잎에 남은 햇살에 기뻐했다.

그녀는 생명과의 감정 교류를 평화때문에 버리지 않고 더욱 섬세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골목의 갈라진 틈을 메우고, 다시 돌아서서 도시를 바라보았다.

나날이 평온해지는 가운데, 눈 깜짝할 사이에 또 풍년의 계절이 됐다.

기계와 일렬로 늘어선 황금빛의 보리밭을 걷다 보니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리면서 나무 열매를 따가길 기다리는 것만 같았다.

모든 것이 그녀와 많은 이들의 바램처럼 사계절의 흐름 속에서 옛 생기를 되찾았다.

꽃이 만발한 정원, 초원 위에 떨어진 나무 열매, 신나게 웃고 떠드는 사람들, 무리 지어 여행하는 양, 이것들보다 더 보기 좋은 게 있을까?

가을이 되어 익은 열매를 수확하면 바람의 속삭임이 오솔길을 통과하여 파수꾼들에게 눈의 위로를 전한다.

눈을 모아 짠 양탄자를 들어 올리니 또 한 해의 봄이 찾아왔다.

이곳은 평온한 삶과 일이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맞아. 원래 이렇게 해야 맞는 거지.

어느 평범한 밤. 뒤늦은 악몽이 또다시 잠든 이들을 덮쳤다.

????

이대로 가다간 늦을 거야.

?????

강제적인 수단을 취해야 해.

????

하지만 그러면 [player name]의 뇌에 영구적인 손상을 줄 수 있어.

?????

내가 직접 조작해서 그 둘의 데이터 일부를 일시적으로 차단할 수만 있다면, [player name]이(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챌 거야.

????

그래서 뭘 차단하려는 거지?

?????

가장 쉽게 눈치챌 수 있는 사람부터 시작할 거야.

????

루시아와 리?

?????

맞아.

????

하지만 그렇게 해도 [player name]을(를) 되돌아오게 할 수는 없어.

?????

[player name]이(가) 눈치만 챈다면, 그게 전환점이 될 거야.

????

이 방법은 너무 위험한데다 효과는 또 제한적이야.

?????

다른 방법이 있어?

????

……

시작해 보자.

악몽에서 깨어났을 때, 시간은 이미 정오에 가까웠고 방은 끔찍할 정도로 조용했다.

방 문 옆에서 동료의 이름을 불렀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다시 소리를 높여서 불렀는데도,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방금 그 더없이 진짜 같은 악몽을 생각하니 불길한 예감이 밀려와 동료를 큰소리로 부르며 온 집안을 뒤졌다.

하지만 아무도 없었다.

뿐만 아니라, 리와 루시아의 생활용품도 함께 사라졌다. 마치 두 사람이 동시에 작별인사도 없이 떠나간 것 같았다.

단말기를 열어보니 둘의 통신 번호가 기록된 위치도 사라져 있었다.

기억만으로 번호를 눌렀지만, 없는 번호라는 알림뿐이었다.

평화 시대의 방법대로라면, 이런 상황에서는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다시 단말기를 들고서 마을 동료들에게 이곳의 상황을 알렸으나, 그들은 헛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잠이 덜 깬 거 아니십니까? 지휘관님이 말한 그 두 명은 원래부터 없었습니다.

데이터베이스에도 없을 뿐만 아니라, 저도 지휘관님이 말씀하신 루시아와 리가 누군지 아예 기억나지 않습니다.

루시아와 리가 지휘관님의 말씀대로 같은 소대의 동료라면, 지난번에 제가 지휘관님의 집에 방문했을 때 봤어야 하지 않습니까?

네? 그때 지휘관님과 다른 어린 소녀 밖에 없었습니다만?

어, 지금 여기에 다른 바쁜 일이 생겼습니다. 나중에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상대방이 황급히 통신을 끊었다.

넓고 환한 방이 지금 이 순간은 너무 허전해 보였다.

작은 새

짹짹~

그 리브에 의해 구조된 새는 방금 산책을 마치고 창문으로 날아들어와 고개를 갸웃거리며 나를 바라보았다.

적어도 리브의 방은 변한 게 없으니 그녀에게는 연락할 수 있을 거야.

단말기에서 그녀의 통신 번호를 누르자 곧 소녀의 따뜻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player name]님, 좋은 아침이에요. 아침 식사는 냉장고에 넣어뒀는데, 찾으셨나요?

……그러니까…… 그들이 사라졌다고요?

어떻게 데이터베이스에서도 조회되지 않는 거죠? 루시아와 리는 분명 어젯밤 저희와 함께 있었잖아요. 경비병이 실수로 잘못 본 게 아닐까요?

극심한 두통이 갑자기 엄습해 오더니 눈앞이 캄캄해졌다.

——지휘관님! 어서 정신 좀 차려보세요!

——안 되겠어. 다른 방법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

——절대 여기서 포기하면 안 돼요. 거의 다 왔어요.

——지금 상황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두 명을 성공적으로 보호했어.

——리브가 아니었다면, [player name]은(는) 지금 이미.

[player name]의 마인드 표식이 오염되고 있어. 이대로 가다간 큰일 날 거야.

……[player name]도 버티지 못한단 말인가?

——강제로 차단해!

……의식은 다시 끝없는 어둠의 바다로 가라앉았다.

[player name]님…… [player name]님……!

밝은 불빛이 어둠을 날려버리더니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소녀의 표정이 시야에 들어왔다.

시험 삼아 상대에게 묻자 상대는 곧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저예요…… [player name]님……

……그게…… 식암 기체로 어떻게 해도 문제점이 확인되지 않아서 다른 방법을 시도해 봤어요.

백야 기체도 많은 것이 확인되지는 않지만 검사가 끝난 후에 지휘관님이 깨어났어요.

짧은 반가움 뒤에 리브의 표정은 다시 침울해졌다.

저도 루시아와 리를 찾지 못했어요. 대체 무슨 일이 발생한 걸까요?

데이터 차단…… 그리고 그들의 목소리가 지휘관님 꿈에서 들렸다고요?

……그 말씀은……?

——우리가 꿈속에 있는 게 아닐까?

…………

아무도 이 추측을 입 밖으로 꺼내려 하지 않았다.

평온한 일상은 10년간 계속됐다. 하루하루가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처럼 너무나 소중했다.

그런 아름답고 진실한 날들을 세면서 어떻게 잠시 동안 꾼 악몽 때문에 그걸 쉽게 부정할 수 있을까?

네.

그들은 분명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소녀는 망설임 없이 바로 그 제안에 응했다.

지상 수송의 검색 속도는 너무 느려요. 우리 하늘에서 이동하는 게 좋겠어요.

네, 갈까요?

리브는 빠르게 창 턱으로 다가가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다음 순간, 인간의 몸은 이미 그녀의 품에 안겨 있었다. 소녀는 창 턱에서 뛰어 날개를 펼치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player name]님, 지시를 내려주세요.

호칭이 변하더라도 동료 간의 믿음은 변하지 않는다.

단말기에서 지도를 꺼내 대략적으로 나아갈 경로를 계획한 뒤 둘은 여름 밤의 따뜻한 바람이 불기 전에 길을 떠났다.

고개를 들어 리브의 얼굴을 보니 그녀는 계속 눈을 감고 있었고, 전력으로 골목길과 주택가의 군중을 수색하며 네비게이션과 계획을 내게 맡겼다.

기억 속에서 늘 온화하고 따뜻한 모습의 리브가 이렇게 진지하고 냉정한 표정을 짓는 것은 보기 드물었다.

그렇다고 이것이 그녀가 따뜻한 성격만 가지고 있다는 걸 뜻하진 않는다. 그녀는 자신의 소원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리브는 분명……

자신도 녹일 수 있을 것이다.

깊은 곳에서 잠들어 있던 기억이 점차 깨어났다.

공중 정원으로 돌아온 후, 아시모프와 히포크라테스 교수……

그녀의 의식 조각이 오염도가 높은 데이터 난류 속에 섞여 있어. 이건 너만 할 수 있는 일이야.

……

조각화된 기억이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밀려왔다.

그 부드러운 포옹을 하기 전, 이해할 수 없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오염 데이터에서 찾은 날이야.

……지휘관님……

끊임없이 뒤바뀌는 풍경이 산산조각 났다.

저는 이제…… 그레이 레이븐 소대에 남아 있을 수 없겠죠……

모든 것이 산산조각 난 뒤 어둠 속에서 난잡한 소리만 메아리쳤다.

???

연결 영향이 너무 강해. 반드시…… [player name]의 감지를 차단해야 해.

만약 [——치직——] 어떡하지?

다른 선택지가 없어. [player name]의 기억만 되찾을 수 있다면 전환점이 될 텐데……

메아리가 점차 멀어지며 그곳에 머물러 있던 난 다시 한번 타인에게 이끌려 심연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