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사회
공중 정원
단테는 버질이 이런 곳을 싫어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사실 단테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넓은 실험실 안은 얽히고설킨 케이블로 가득했다. 그 케이블을 따라가다 보면 일정한 간격으로 놓인 긴 테이블이 나타났고, 그 위에는 반짝이는 모니터들과 여기저기 놓인 커피잔들이 시야를 어지럽혔다.
각 테이블은 일종의 분기점처럼 케이블로 이어져, 실험실 전체가 거대한 신경망처럼 얽혀 있었다.
새 가운과 낡은 가운을 입은 연구원들이 뒤섞여 케이블 사이를 분주히 오갔다. 때로는 서너 명이 모여 조용히 의견을 주고받았고, 그 모습은 마치 바삐 움직이는 일벌 같았다.
단테는 그들 사이로 느껴지는 힐끔거리는 시선들, 그리고 날카로운 청각 덕분에 연구원들 사이에서 오가는 작은 속삭임들까지도 전부 들렸다.
그러던 중, 단테는 멀리서부터 대화가 하나둘 멈춰가는 걸 느꼈다. 그리고 그 침묵의 근원은 천천히 다가와 단테의 시야에 들어왔다.
연구원들 틈에서 두 명의 수석 연구원이 나타났다.
안녕, [player name]. 어떻게 됐어?
긴 테이블 앞으로 인간 두 명과 반인반마 둘이 나란히 앉았다. 둘은 앞선 전투로 많이 지친 모습이었고, 테이블 위 피자와 음료는 그들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이었다.
훈련장 한곳이 단테와 버질의 전투로 인해 완전히 파괴되었다.
맞은편 인간이 이마를 짚으며 난처한 표정을 짓자, 단테는 겸연쩍은 듯 어깨를 으쓱였다.
미안해, 일부러 그런 건 아니야.
그래서 보너스는...
바벨탑에서 회수한 자료 말인데…
아시모프가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자, 단테와 지휘관은 잡담을 멈췄고, 버질도 시선을 그에게로 옮겼다.
토마스의 실험 데이터에 따르면, 초기 연구 방향은 완전히 막다른 길이었어.
이후 두 번의 큰 전환점이 있었는데, 하나는 이중합 탑의 파편, 그리고 다른 하나는 추가로 확보한 의문의 데이터였어. 출처는 불분명하지만, 도미니카와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아.
물론 아직은 가능성일 뿐이야.
토마스가 진행한 실험 이론 자체가, 사실 도미니카의 초기 연구에서 파생된 거야. 그녀가 황금시대에 완성하지 못한 연구 과제라고도 볼 수 있지.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 정신력에는 한계가 있으니, 도미니카처럼 다재다능한 천재라도 우선순위에 따라 어떤 이론을 집중적으로 연구할지 정해야 했을 거야.
아마 시간이 생겼을 때 예전 자료를 다시 살펴본 거거나, 그저 흥미 삼아 시작한 것일 수도 있어. 어쨌든 토마스가 후속 데이터와 이중합 탑의 파편을 얻으면서, 우연히 시공간 통로를 열게 된 거지.
바벨탑이 이미 무너진 지금, 더 이상의 데이터는 얻을 수 없어.
이해가 안 되네… 그래서 결국 돌아갈 수 없다는 건가?
방법이 없다면, 내가 직접 야마토로 시도해 보지.
과학 이사회만으로는 어렵겠지만, 야마토가 있다면 가능해.
과학이사회
1주일 후
1주일 후, 과학 이사회.
지휘관 일행은 과학 이사회의 실험실에 모였다. 그곳 중앙엔 토마스의 실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든 거대한 원형 플랫폼이 자리 잡고 있었고, 그 주변에는 다각형 프리즘과 로봇 팔들이 무수히 배치되어 있었다.
원형 플랫폼 중앙에 서면, 야마토로 포털을 열 수 있을 거야.
단테와 버질은 플랫폼 위로 올라가, 고개를 돌려 주변을 둘러보았다.
[player name], 다크서클이 깊게 내려온 아시모프, 그레이 레이븐 소대, 그리고 의장 하산과 니콜라가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제 헤어질 시간이네.
버질이 야마토를 뽑아 허공을 가르자, 십자 형태의 포털이 천천히 열렸다. 그는 지휘관을 바라보며 말했다.
[player name], 알파에게 떠난다고 전해줘.
지휘관은 니콜라의 시선을 애써 무시하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버질은 대답도 듣지 않고 포털 안으로 들어갔다.
흠... 제법 괜찮은 녀석들이었어. 언젠가 또 만날 날이 오겠지.
그럼... 아디오스!
단테가 안으로 들어서자, 십자 모양의 포털이 천천히 닫혔다.
순간 조용해진 실험실.
잠시 후, 리브가 입을 열었다.
정말 특별한 분들이시네요.
공중 정원에서 지내는 게 제법 익숙해진 것 같았어요.
이후에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이론상으로는 불가능에 가깝지만... 그래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