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콜라보 / 슬픈 환상의 노래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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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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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난 보았다<i>

<i>대지가 잠에서 깨어나는<i>

<i>그 미래를<i>

수송차가 황야를 가로지르며 흙먼지를 일으켰다.

수년간 방치된 도로에는 군데군데 웅덩이가 패여 있었고, 차체는 그 위를 지날 때마다 심하게 요동쳤다.

15분이면 도착할 거예요.

벌써 이런 보육 구역만 열두 곳째예요.

보름 전부터, 지상 곳곳의 보육 구역이 정체불명의 이합 생물에게 연이어 습격당했다.

습격당한 구역의 인원 대부분은 행방불명 상태였다.

초기엔 소규모였던 이합 생물의 습격은 점차 확장되었고, 그로 인해 대응할 수 있는 시간도 갈수록 줄어들었다.

게다가, 이렇게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공격해 오는 건 이합 생물답지 않았다. 어쩌면 콜레도르 같은 존재가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통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실종자는 1,600명을 넘었고, 사망자도 187명으로…

대부분은 습격이 시작된 직후 실종되거나 사망한 경우입니다.

첫 사흘 동안 무려 다섯 개 보육 구역이 동시에 공격을 받아, 실종자만 해도 700명이 넘고, 사망자도 60여 명에 달했어요...

공중 정원은 곧바로 작전 방식을 바꾸고, 기동성이 뛰어난 엘리트 구조체 소대를 선발대로 투입했다. 선발대가 정보를 수집하면 지원 부대가 즉각 투입되는 식이었다.

그 이후로 지상 보육 구역의 주민 실종 및 사망자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역부족이었다. 이합 생물의 움직임은 항상 그들보다 한발 빨랐고, 공중 정원은 뒤쫓기에 급급했다.

이번에 지원 요청한 보육 구역은 약 4백 명이 상주하고 있어요.

만약 이번에도...

리는 잠시 말을 멈췄다.

구조 신호를 받은 지 벌써 4시간이 지났다.

루시아는 리의 말에 덧붙이지 않고 핸들을 꽉 잡은 채, 진흙투성이 도로 위를 안정적으로 운전하는 데 집중했다.

기체 상태는 별다른 이상 없이 양호해요.

목표 지점에 도착했어요!

수송차가 보육 구역 안으로 들어섰고, 그곳은 기이할 정도로 조용했다.

피가 땅을 뒤덮었고, 벽엔 총알 자국이 선명했으며, 공기 중에는 여전히 화약 냄새가 감돌았다.

한때 깔끔했던 건물들은 완전히 파괴되었고, 불길만이 이 땅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 너무 늦게 온 걸까요?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네.

주변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고, 구조체의 잔해가 이곳저곳 흩어져 있었다.

저기...

리브의 시선을 따라가자, 모래사장과 운동 기구가 놓인 넓은 공터가 보였다. 아마 이 지역의 공공 활동 구역이었을 것이다.

공터에는 야구공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보육 구역 아이들이 가지고 놀았을 그 야구공 표면에는 핏자국이 선명했다.

잠시 후, 지휘관은 보육 구역의 지하 피난처 입구를 발견했다.

하지만 격리문은 완전히 파손되어 있었고, 그 파편의 절단면은 너무나도 정교했다.

참격이면... 설마 승격자일까요?

여기예요!

지휘관과 리브가 루시아 쪽으로 달려가자, 한 구조체가 쓰러진 채 겨우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리브는 단 한 번 스캔만으로도 이 구조체를 살릴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조금만 더 버텨주세요…

괜찮아요...

제 몸은 제가 잘 알아요...

그 구조체는 체념한 듯, 피로 젖은 단말기를 꺼내며 말을 이었다.

저는 이 보육 구역에 주둔했던 구조체 대니입니다.

대니가 순환액 범벅이 된 단말기를 품속에서 꺼내, 신분증과 함께 건넸다.

혹시 도움이 될까 싶어… 영상 기록을 남겼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대니의 눈에 미세하게 남아있던 생기가 사라졌다.

…………

지휘관은 보육 구역 인원들을 위한 작은 묘비를 세우고, 대니의 단말기를 열었다.

여기는 보육 구역 주둔 구조체, 대니입니다. 지금 이합 생물의 습격을 받고 있습니다!

대니가 카메라를 보며, 빠르게 말을 이어갔다.

이합 생물 수가 너무 많...

지지직—

그 순간, 이합 생물이 영상 속으로 날아와 덮쳐들었고, 대니는 몸을 피하려다가 단말기를 떨어뜨렸다.

단말기 영상 속에는 박쥐 형태를 띤, 날아다니는 이합 생물이 찍혀 있었다.

이합 생물의 모습이 전에 수집한 정보와 일치해요.

곧이어 영상 속 대니는 재빠르게 몸을 일으켜, 총기로 이합 생물에게 공격을 퍼부었다.

이합 생물의 습격만으로는, 보육 구역이 이렇게 빨리 무너질 리 없어요.

루시아의 말 대로, 영상 속 대니의 저항은 오래가지 못했다.

영상 구석에서 어렴풋한 그림자가 나타나더니 순식간에 강력한 참격을 날렸다.

대니는 간신히 반응했지만, 너무 빠른 공격에 제식도의 파편이 살갗을 파고들면서 순환액이 뿜어져 나왔다.

참격을 날린 그 그림자가 칼을 칼집에 넣는 모습은, 촬영 각도 탓에 하반신만이 화면에 잡혔다.

그자는 어두운 남색 코트를 입고 있었다.

이후 영상에는 박쥐 형태의 이합 생물이 생존자들을 낚아채 하늘 너머로 데려가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습격당한 보육 구역 사람들이 어떻게 실종되었는지 명확히 보여주는 영상이었다.

남동쪽 방향 산에서 비행 이합 생물이 포착됐습니다!

속도가 엄청 빨라요!

확인된 것만 40-50마리 정도예요.

30초도 안 됩니다!

곧이어 박쥐 형태의 이합 생물들이 하늘을 뒤덮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사십여 마리가 바글바글 모여 햇빛을 삼키듯 하늘을 덮었고, 뼛속까지 서늘해지는 암흑이 내려앉았다.

이합 생물

지지직—

이합 생물들은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하늘을 선회했다. 그 울음소리는 마치 지옥에서 울려 퍼지는 비명 같았고, 지상을 향해 비웃기라도 하듯 공포를 흩뿌렸다.

그들이 나타난 곳엔 언제나 피비린내와 죽음이 뒤따랐다.

바로 그때, 그중 한 마리가 급강하하자, 다른 놈들도 신호를 받은 듯 일제히 지휘관을 향해 돌진했다.

펑—

리와 리브가 일제히 사격을 개시하자, 빗발치는 탄환이 하늘을 찢고 쏟아져 나갔다.

수많은 이합 생물들이 공중에서 격추되어 추락했고, 그중 몇 마리가 돌파를 시도해 봤지만 루시아의 칼날에 막혀 버렸다.

그레이 레이븐의 호흡은 완벽했다. 이대로라면 곧 전부 정리될 상황—

하지만 지휘관 일행의 시야 너머 그림자 속엔 한 이합 생물이 잠복해 있었다.

하늘에서 강하한 것이 아닌, 지면 위로 날아온 그것.

지휘관은 그것이 공격해 오는 찰나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포착했다.

순간, 수십 가지 대응책이 뇌리를 스쳤다가 사라졌다. 직접 처리할 수도 있었지만, 진형 붕괴라는 리스크가 존재했다.

루시아

네!

이미 칼날을 빼든 루시아는 타이밍만 기다리고 있었다. 이합 생물이 사정거리로 진입하는 순간, 그녀의 칼이 놈을 베어낼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빠른 무언가—

그것은 시야 바깥에서 순식간에 날아들었고, 지휘관이 반응하기도 전에 이미 목표에 도달해 있었다.

지지직—

이합 생물은 땅에 꽂힌 채, 찢어지는 비명을 내질렀고…

지휘관은 그제서야 날아온 물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건 바로 대검이었다.

비닐을 연상케 하는 손잡이의 장식, 그리고 날카로운 발톱 네 개가 그려져 있는 크로스 가드의 대검이 땅에 박혀 있었다. 그 독특한 외형은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진정한 마검”. 그 검을 본 자라면 누구든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자세히 살피려는 순간, 땅에 박혀 있던 마검이 붉은 입자로 흩어졌다.

??

와우.

대검이 날아온 방향에서 누군가의 감탄이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 백발의 남자가 붉은 코트를 휘날리며 호기롭게 웃고 있었다.

??

도움이 필요해 보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