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콜라보 / 거울 미로 속의 불꽃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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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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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

"비숍"의 주사위 하나를 소모하고, 판정을 진행한다.

포인트는 5이니, C2에서 C6의 이벤트를 확인하고...

그다음 "나이트"를 C4로 이동시키고, 이벤트를 발동한 뒤, "나이트"가 추가로 주사위 두 개를 획득하도록 할게.

좋아, 이제 네 차례야.

"킹"이 지휘관에게 "청"하는 제스처를 취하자, 스코어보드의 턴 수가 11에서 12로 바뀌었다.

이것은 게임의 12번째 턴이었고, 쌍방이 각각 6번째로 둔 수였다.

입체 체스판 위에 불빛들이 얽히면서, 흑백 진영의 상황이 한눈에 들어왔다.

출발점에 멈춰 있던 "비숍"을 제외하고, 가장 앞서 있는 것은 백색 진영의 "퀸"이었고, 흑색 진영의 "퀸"과는 몇 칸의 차이가 있었다.

그 뒤를 따르는 것은 백색 진영의 "나이트"였고, 그다음으로는 흑색 진영의 "나이트"와 백색 진영의 "폰"이 있었다. 흑색 진영의 "폰"은 가장 뒤쪽에 자리 잡고 있었다.

백색 진영의 "퀸", "나이트" 그리고 "폰"이 앞뒤로 치밀하게 자리 잡았다. 그래서 선두를 유지하면서도 흑색 진영의 공격을 막아 백색 진영의 주사위를 빼앗기는 것을 막았다.

주사위의 총수에서도 백색 진영이 우세를 차지했다. 어떤 각도에서 보더라도,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패배까지 몇 턴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KING"

하하. 이렇게 오래 생각할 필요가 있어?

"킹"의 조롱에 가볍게 응대하며, 손가락은 체스판 위에서 목적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이는 상대의 인내심을 소모하기 위한 지휘관만의 전술인 듯했다.

"KING"

이렇게 시간을 낭비하느니, 차라리 항복하는 게 어때?

"KING"

그냥 너에게 퇴로를 열어주려는 거야. 인간들은 모두 체면을 중시하잖아?

무미건조하게 대답한 후, 지휘관은 "퀸"을 선택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주사위에 나온 숫자는 "4"였고, 이는 이 수를 다 둬도 상대의 "퀸"이 여전히 앞서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

네가 지게 될 거야.

그 와중에 포커페이스는 꽤 철저히 유지하네.

하지만 네 왼손이 계속 떨리고 있다는 건 미처 인식하지 못한 건가?

지휘관은 무의식적으로 테이블 아래에 숨겨둔 왼손을 꽉 눌렀다. 손바닥은 이미 땀으로 가득한 상태였다.

고개를 들자, "킹"의 표정은 변함이 없었고, 그녀의 붉은 눈동자 안에는 지휘관의 얼굴이 비치고 있었다.

그녀는 그저 미소 지을 뿐, 게임의 승패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지휘관이 난처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듯했다.

진정해.

이건 비꼼도 아니고 허세도 아니었다. 지휘관은 정말로 진정한 생태였다.

몸은 긴장감 때문에 여러 불편함을 겪고 있었지만, 머리는 여전히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 게임은 결국 두 어린아이가 만든 단순한 게임에 불과했기 때문에, 전혀 치밀하지 않았다.

체스판은 체스 크기를 참조하여 배치되었고, 총 64개의 칸이 있었다.

"킹"과 특수 역할을 하는 "비숍"을 제외하고, 각 플레이어는 4개의 체스 말을 가지고 있었다. 각 체스 말은 7개의 주사위를 가지고 있으며, 최대 42칸을 이동할 수 있었다. "퀸"의 이동은 2배이기 때문에 최대 84칸을 이동할 수 있었다.

격자 위의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었으며, 전투를 통해 상대 체스 말의 주사위를 빼앗을 수도 있었다.

이벤트의 격자수는 고정되어 있었다. 그래서 조금만 계산해도 최적의 경로를 도출할 수 있었고, 이렇게 하면 운이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틱택토 게임에서 선수를 놓친 것처럼, 지휘관이 이 점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5턴이나 진행된 상황이었다.

진짜 중요한 게 뭔지 알잖아.

"어떻게 해야 하지."를 생각하기보다는 "왜 그렇지?"를 고민하는 것이 더 나았다.

"게임" 자체는 사실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왜 이런 형식이어야 하는가였다.

"체스 플레이어"가 진짜 주목해야 할 것은 체스판이 아니라 체스판 밖의 것들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종종 승패를 좌우하는 열쇠가 될지도 모른다.

어떤 체스 친구와 여러 번 대국하면서 지휘관은 조금씩 이런 이치를 깨닫게 되었다.

불필요한 생각을 정리하고, 빠르게 마음을 가라앉힌 후, 다시 "킹"의 눈을 바라보았다.

지휘관의 말을 들은 "킹"은 체스 말 앞에 있던 손가락을 천천히 내렸다.

왜, 나랑 화기애애하게 대화하고 싶은 거야?

재밌군. 예전에 그 대행자한테도 이런 말장난을 했었나?

...

전제는 그것이 선의에서 비롯되어야 한다는 것 아닌가?

네가 원하는 게 설마 이런 거야?

그게 진짜 존재한다면?

세상이 그녀에게 조금이라도 선의를 보여줬다면, 너희는 지금 여기 있지 않았겠지.

너는 루나를 전혀 몰라.

그래? 그럼, 너는 네 여동생을 정말로 이해하고 있나? 알파.

루나가 한 점의 빛도 없는 허공 속에서 필사적으로 발버둥 칠 때, 그녀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너는 알고 있나?

그녀의 진짜 소원이 무엇인지 정말로 이해하고 있나?

너... 뭐라고 말했어!?

...

내 이런 표정을 보고 싶어서 그렇게 말하는 건가?

진정한 승격 네트워크는 이렇게 감성적이지 않아.

이제 와서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

아니. 하지만 너도 특별할 건 없어.

너는 그저 자신이 만든 장난감 방에 숨어서, 다른 이들과 소꿉놀이나 하려는 겁쟁이에 불과해.

넌 "킹"이 아니야, 여기 있는 다른 이들과 다를 바 없어.

하.

그러니까 내가 여기 있는 모든 것을 물리적인 방식으로 없애는 게 너희 기대에 부합한다는 건가?

대체 누가 선의를 왜곡하는 거지? 누가 약자에게 아무런 자비도 베풀지 않는 거야? "투쟁"을 갈망하는 너희인가, 아니면 "평화"를 추구하는 나인가?

난 너희를 적이라고 한 적은 없는데?

너희는 나를 적으로 인식하지만, 정말 내가 그런가?

왜 우린 동료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지? 그리고 어째서 이 게임을 친구들끼리 하는 단순한 놀이로 여길 수 없는 걸까?

그럼, 왜 너는 지금 이 알파와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는 거지? 너희는 서로 적이 아닌가?

자신의 입장을 지키려면, 보는 순간 바로 칼을 뽑아야 하는 거 아닌가?

너의 이간질은 너무 유치해.

아니. 오히려 반대야. 나는 너희가 더 잘 지내길 바라.

아직도 모르겠어?

나는 이 세계의 "악의"를 걸러내 완전히 제거하려고 하는 거야.

이런 무의미한 투쟁을 없애고, 타협을 아는 지성들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 그것이 더 고차원적인 문명의 형태가 아닐까?

너는 단지 선택의 권리를 빼앗고 있는 거야.

선택은 싸움을 의미하고, 싸움은 무질서를 의미하며, 무질서는 상처를 남기게 되지. 이걸 정리하기 위해선 강력한 방법이 필요해.

이 게임은 자신의 분수를 넘어서려는 자들에게 주는 두 번째 기회야. 나도 그들이 스스로 깨닫기를 바라고 있어. 투쟁이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지를 말이야.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말해보지 그래?

물론 있어.

작은 전류가 튀면서 알파의 앞머리가 휘날렸고, 청백색 에너지가 그녀의 왼쪽 눈으로 천천히 흘러나왔다.

난 가장 직접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상관없어.

알파. 지금 날 향해 검을 겨누는 건가?

너는 약육강식의 우리에 갇히고 싶지 않아서 대행자가 되기를 거부했지.

내가 선별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했는데도 이 길의 반대편에 서 있겠다는 건가?

아니면 애초에 답을 찾는 것 따위는 관심 없고, 누구와도 함께하고 싶지 않을 만큼 오만한 건가?

설령, 너의...

"킹"은 반쯤 말을 하다 미소를 지으며 침묵했다.

이제 네 턴이야. [player name].

턴 수가 13에서 14로 바뀌면서 "킹"이 또 한 수를 두었다.

...

많진 않아.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해.

"킹"은 루나도 아니고, 승격 네트워크도 아니야.

내 스타일도 아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