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품! 불량품!
실패자! 실패자!
루시아는 가로베기로 달려드는 로봇을 베어냈다.
그리고 이때, 리가 드디어 녹이 쓴 우리의 문을 열었다.
…………
왜 서로를 공격하던 적색, 청색 로봇들이 일제히 새로 나타난 이 로봇을 공격하는 걸까?
그리고 이 로봇은 우리를 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조사해 볼 의미가 있겠어.
해킹을 하겠다는 건가요?
그걸 알다니... 이건 쿠로노의 전통 달력이야. 지금 그 정도까진 필요 없어.
?
리가 손가락을 튕기자 파손된 로봇은 마치 소리를 식별한 듯 부들부들 떨며 고개를 돌렸다.
...?...? 으음...?
언어 모듈과 청각 모듈은 아직 남아있는 것 같네.
그렇다면...
리는 식별할 수 없는 음성을 내뱉었다.
리는 내 방향으로 손가락을 뻗었다. 일단 가만히 있으라는 의미인 것 같았다.
리가 말을 마치자 로봇은 치켜든 머리를 떨며 리를 바라보았다.
로봇의 외각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머릿속 어딘가에 장착된 발성 단원에서 띄엄띄엄 이상한 구절이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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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량품" 인가?
로봇의 구조로 보나 디자인을 보나 딱히 결함은 없는 것 같은데.
그러게요. 기능에 이상을 보이는 건 전부 방금 전투에서 다친 부분들뿐이에요.
"색깔"을 부여받지 못한 불량품이라 "전쟁"에 참여할 수 없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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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을 부여받지 못한 개체는 공공의 적으로 인식되어 생존할 수 없는 것 같아.
이건 너무 이상하잖아. 왜 이런 규칙을 설정한 거지.
")*……YJK9p-[y08[(&*%T.mk,l/ayu8 u-];_(^&'o bk;''b n"
……?
"한쪽이 승리를 거두면 아버지가 다시 깨어날 것이다. 하지만 승자가 없다면 모든 건 "진실의 통로"로 돌아가 다시 시작될 것이다?"
이상한 단어가 너무 많아. 이해가 안 돼.
정보가 부족하니 일단 기록부터 해두자. 더 들어가 보면 이 정보들을 입증할 수 있는 다른 정보들을 찾을 수도 있으니까.
로봇은 고개를 돌려 루시아를 바라보았다. 뭔가를 말하고 싶은 눈치였지만 곧 머리에서 불꽃이 일더니 몸을 격렬하게 떨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로봇의 머리가 천천히 기울더니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 부상이 너무 심각해요.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어요.
조각과 행동 궤적으로부터 판단해 볼 때 방금 전 로봇들과 같은 곳에서 생산된 게 분명해.
그리고 내내 기습을 받아내며 여기까지 온 거지.
왜...
이 문제의 답을 알아내려면 조각이 남긴 흔적을 따라가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아. 적색, 청색 로봇들이 왔던 곳으로 말이야.
그럼 계속 임무를 수행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