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40 더 아름다운 내일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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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20 마지막 총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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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음과 함께 수정으로 된 거대한 가지가 무너져 내렸다. 마치 거인의 잘린 팔다리처럼, 공기를 가르며 추락해 대지를 뒤흔들고 하늘을 덮을 만큼의 짙은 연기를 피워 올렸다.

마지막 폭약이 점화되어 폭렬하는 순간, 하늘과 땅을 관통하던 "황금 참나무"가 완전히 붕괴되어 내려앉았다. 부서진 돔의 틈새로 햇살이 한 줄기씩 쏟아져 들어왔다.

끊임없는 진동이 온몸의 뼈마디를 강타했다. 연이은 전투로 지휘관의 몸은 이미 한계에 가까워져 있었고, 입과 콧구멍, 귓바퀴에서까지 피가 끊임없이 배어 나오고 있었다.

쏟아지는 햇살이 어두운 공간을 환하게 밝히자, 붉은 입자들이 흩날리는 버들개지처럼 허공을 가득 메우며 춤을 추었다.

자욱한 연기가 서서히 걷혔다. 금이 가고 부서지긴 했지만, "황금 참나무"의 줄기는 여전히 우뚝 서서 붉은 안개를 토해내고 있었다.

크아아악!!

처절한 비명과 함께 강철 괴수가 안개 속에서 튀어나왔다. 지휘관은 본능적으로 몸을 피했지만, 놈의 강철 발톱은 결국 흉곽을 찢어발겼고, 그 충격에 지휘관의 몸은 벽 쪽으로 내던져졌다.

쾅! 발밑에 수 미터나 되는 궤적을 그리며 몸이 암벽에 처박혔다. 뼈가 으스러지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끔찍한 고통이 전신을 강타했다.

!!!

피안개가 시야를 가렸다. 포효하는 침식체는 햇빛을 받아 서늘한 광채를 뿜어내며, 마치 피와 불길 속에서 목욕하는 흉포한 야수 같았다.

갑자기 침식체가 날카로운 발톱을 머리 위로 치켜들고는 허공으로 솟구쳐 올라, 차가운 빛줄기를 꼬리처럼 끌며 하늘에서 덮쳐왔다.

방아쇠를 당기자, 뜨거운 탄환이 굉음을 내며 뿜어져 나갔다.

부서진 안면에서 뜨거운 오일이 콸콸 쏟아져 나와 핏빛 비처럼 지휘관의 얼굴 위로 뚝뚝 떨어졌다.

머리 위의 벽에 박혀 있던 강철 발톱이 흔들리며 떨어졌고, 벽에 수 미터의 흉터를 남기며 지휘관의 어깨를 정확히 파고들어, 살점을 찢고 견갑골에까지 닿았다.

손바닥의 철제 장갑이 부서져 자잘한 통증이 전해져 왔다. 조금만 힘을 줘도 녹슨 칼로 어깨의 상처를 후벼 파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고, 구멍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솟구쳐 나왔다.

거대한 고통이 의식을 거의 집어삼켰고, 시간은 끝없이 늘어진 것처럼 느껴졌다. 심지어 근육이 철날과 마찰하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였다.

마침내 강철 발톱이 쿵 하고 바닥에 떨어졌고, 지휘관의 두 무릎도 그와 함께 땅에 무겁게 내려앉았다.

침식체

쉬익——!

먼지가 서서히 가라앉자, 그 속에서 사냥감을 노리는 독수리 떼처럼 서늘한 시선들이 떠올랐다.

피거품이 입과 코를 막았다. 그리고 수천만 개의 철사가 살갗을 조여오는 것처럼, 조금만 힘을 줘도 내장이 갈기갈기 찢겨나갈 것만 같았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자신의 안위를 돌아볼 여유 따위는 없었다.

위장에서 뜨거운 액체가 역류하더니 선홍빛 피와 함께 터져 나왔다.

이를 악물고 주먹을 꽉 쥐자, 부러진 뼈들이 소름 끼치는 마찰음을 냈다.

크아악!!

피 냄새가 적들을 자극했는지, 침식체들은 사냥 본능을 억누르지 못하고 앞발을 구르며 덮쳐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썩어 문드러진 폐허 속에서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인간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한 걸음을 떼자마자 끊어진 힘줄 때문에 다리가 휘청였고, 온몸이 바닥으로 기울어졌다.

조심해.

바로 그때, 따스한 힘이 지휘관의 몸을 붙잡았다.

발밑 조심해, [player name].

고개를 들자, 낯익은 여자아이가 미소를 머금은 채 지휘관의 손을 잡고 있었다.

몽롱한 의식 속에서 안개 너머로 흐릿한 형체들이 하나둘 나타나 지휘관의 곁에 섰다.

무기를 멘 사람도 있었고 안전모를 쓴 사람도 있었다.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어딘가 낯익은 기분이 들었다.

그들은 이곳에 잠든 노동자와 군인들이었다.

침식체

키에엑!!

환영들이 점점 더 많이 나타나 거대한 안개 장벽을 이루고, 떼 지어 달려드는 침식체들의 공격을 막아냈다.

사람들은 안개 속에서 자신이 갈망하는 것을 볼 수 있어. 그건 이 땅도 마찬가지야.

지휘관을 부축하고 선 마르가리타의 은빛 머리카락이 햇살 아래 바람결에 흩날렸다.

카헤티가 우리를 불렀어. 그래서 온 거야.

정확히 말하면... 너와 네티아 그리고 내가 알지 못하는 용감하고 선량한 사람들이 부른 거야.

마르가리타는 고개를 갸웃하며 지휘관의 시선을 침식체들과 맞서 싸우는 환영들에게로 돌렸다.

붉은 안개는 마음속의 공포를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동시에 빛과 희망이 될 수도 있어. 지금처럼 말이야.

왜인지 모르게 지금의 마르가리타는 기억 속 모습보다 훨씬 더 성숙해 보였다.

마르가리타는 다른 한 손을 들어 중앙에서 무너져가는 금색 나무줄기를 가리켰다.

저곳에 내 육체가 잠들어 있어. "황금 참나무"의 심장이지.

저것을 파괴하고 "싹"을 꺼내야만 붉은 안개의 확산을 멈출 수 있어.

아무리 밝은 빛이라도 혼자선 이 짙은 먹구름을 뚫기 힘들어.

마르가리타가 지휘관의 손을 꽉 쥐자 몽롱한 의식 속에서 손바닥의 통증이 서서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봐, 저들이 왔잖아.

마르가리타는 침식체와 맞서 싸우는 흐릿한 그림자들을 바라보며 당연한 듯 나지막이 말했다.

불빛은 불빛을 부르고 용기는 용기를 깨워. 우리는 그렇게 대를 이으며 앞으로 걸어왔어.

네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서였잖아?

마르가리타는 옅은 미소를 띤 채 고개를 들어 푸르고 아득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널 믿고 따르는 이들의 빛이... 지금 이곳을 비추고 있어.

들려? 바람이 불어오고 있어.

기류가 보이지 않는 거대한 손처럼 비행기를 들어 올려 붉은 안개를 안쪽으로 밀어냈다. 순간 기체가 굉음을 울리며 급강하했다.

계기판 옆의 차단기가 투명한 장벽을 형성해 기체를 감쌌고, 날카로운 칼날처럼 짙은 안개를 가르며 비행기의 길을 열었다.

차단기 옆에는 오래된 메모지가 몇 장 붙어 있었다. "날아라. 네가 바로 조국의 마지막 총알이다.", "힘내. 다 쓸어버려."와 같은 문구들이 적혀 있었는데, 과거 지상 지원 인원들이 남긴 응원 메시지인 듯했다.

야킨카

더 빨리...

야킨카는 상처의 고통을 참아내며 조종간을 밀었고, 급강하하는 중력을 버티며 정면에 있는 "황금 참나무"를 향해 전속력으로 돌진했다.

야킨카

덤벼! 이 괴물들아!

나무줄기가 사정거리에 들어오자, 야킨카는 엄지손가락으로 발사 버튼을 있는 힘껏 눌렀다.

날개 양쪽에 달린 대구경 기관포가 동시에 불을 뿜었고, 화염 탄이 빗발치듯 쏟아져 거목의 외피를 불태워 버렸다.

그때 날카로운 폭음과 함께 붉은 신호탄이 지상에서 솟아오르더니, 나무뿌리 부분의 부서진 틈새에 정확히 꽂혔다.

야킨카

!

야킨카는 그것이 네티아와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의 신호임을 직감하고, 곧바로 조종간을 밀어 급강하하여 신호탄이 꽂힌 지점에 집중 사격을 퍼부었다.

화염 탄의 궤적이 번쩍이는 채찍처럼 "황금 참나무"의 약점을 반복해서 후려쳤다. 그러자 탄피와 부서진 나무 조각들이 폭우처럼 대지로 흩뿌려졌다.

외피가 연달아 터져 나가자 파괴된 지점에서 금색 빛이 비정상적으로 밝아지더니, 끓어오르는 용암처럼 찬란한 결정체들이 솟구쳐 오르기 시작했다.

쿵——

거대한 금색의 "나무껍질"이 뜯겨나가고, 그 아래로 뜨겁게 타오르는 주황색 내부 구조가 모습을 드러냈다.

야킨카

무너지고 있어! 한 번만 더 쏟아부으면 뚫릴 거야!

야킨카는 조종간을 당겼다 다시 밀어 기체를 반 바퀴 선회시켰다. 마지막 급강하로 신호탄이 표시한 지점을 완전히 파괴할 작정이었다.

야킨카

죽어!

웅——

다음 순간, 엉켜있던 참나무 가지가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 마치 촉수처럼 미친 듯이 뻗어 나오더니 공기를 찢으며 비행기를 향해 내리꽂혔다.

야킨카

윽!!

회피 기동을 하자마자 기체에서 소름 끼치는 금속 파열음이 들렸다. 야킨카의 머리는 조종석 캐노피에 세게 부딪혔고, 기체는 거대한 해머에 맞은 듯 왼쪽 아래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왼쪽 엔진 과열 경고등이 켜지고 유압계 바늘이 위험 수치까지 떨어졌다. 마치 다리 힘줄이 끊어진 말처럼 기체의 반응이 더디고 무력해졌다.

비행기가 뒤집히는 순간, 야킨카는 파편이 날개 뿌리를 관통하는 걸 목격했다. 하필 그곳은 탄약 장전 슬롯이 있는 위치였다.

야킨카

제발... 올라가라고!!

피가 왼쪽 눈을 덮었다. 격렬한 진동 속에서 야킨카는 이를 악물고 조종간을 힘껏 당겨 간신히 기체의 균형을 잡았다.

갑자기 폭음이 울리더니 거대한 뿌리가 짙은 연기를 가르며 다시 한번 비행기를 향해 덮쳐왔다.

동공이 수축하면서 얼음장 같은 한기가 심장을 조여왔다. 이번에는 피할 수 없었다.

쉬익——

그때, 전장의 소음과는 전혀 다른, 묵직하고 위압적인 굉음이 대기를 가르며 멀리서 날아왔다.

떨어지는 거대한 가지와 비행기 사이에서 화염구가 폭발해 짙은 연기와 파괴적인 충격파를 뿜어냈다.

야킨카

!!!

하늘에서 떨어진 포탄이 나무줄기 한가운데에 꽂혔다. 포탄이 터지고, 금색 가지들이 순식간에 산산조각 나 흩어졌다. 귀를 찢는 듯한 충격파가 야킨카의 비행기를 멀리 밀어냈다.

야킨카

이건?

야킨카는 멍한 얼굴로 뒤를 돌아보았다. 포탄의 궤적은 전장의 하늘과 안개 낀 폐허를 지나, 카헤티 사람들을 길러낸 강변에서 끝이나 있었다.

그 거칠고 넓은 강 위에서 "스파르타쿠스호"가 족쇄를 끊어내고, 이 땅을 향해 전속력으로 질주하며 마지막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녹슨 갑판 위로 고함과 노동요가 뒤섞여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1번 보일러! 출력이 70까지 올랐다! 버틸 수 있겠나?!

이 정도 열기로는 죽지 않습니다! 전진하십시오. 아래쪽은 저희가 책임지겠습니다!

확성기를 통해 울린 목소리는 열기에 일그러졌고, 끓는 기름에 던져진 불씨처럼 억눌려 있던 함성을 순식간에 점화시켰다.

기관부! 주축 상태 보고해!

회전 가능합니다! 숨이 넘어갈 것처럼 시끄럽지만, 전력으로 냉각 중이고 축계는 아직 살아 있습니다! 저희처럼요!

함미 쪽에 가까운 증기관 하나에서 파이프가 찢어지는 비명과 함께 고압 증기가 뿜어져 나왔고, 주변은 순식간에 하얀 안개 속에 파묻혔다.

몇몇 그림자가 고함을 지르며 치명적인 하얀 안개 속으로 망설임 없이 뛰어들었다. 그들은 물에 적신 담요와 두꺼운 방수포, 심지어 자신의 등으로 포효하는 파열구를 필사적으로 막아섰다.

살이 고온의 금속에 닿아 지글거리는 소리가 사람들의 함성에 묻혔고, 살이 타는 냄새가 공기를 채웠다. 증기의 비명은 마침내 그 혈육의 방패 앞에서 잦아들었다.

주 증기 밸브가... 움직입니다! 풀렸습니다!

금속이 끊어지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휠이 마침내 노동자들의 힘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통로가 열렸다! 동력이 주포로 가고 있다!

주포조! 전투 위치로! 목표 위치는 동일하다. 방위 2... 7... 0!

이 장관의 명령은 전쟁의 북소리처럼 모두의 가슴을 울렸다.

알겠습니다! 고폭탄 장전 대기! 탄약 이송 준비 완료!

약실! 장전 성공! 수동 폐쇄 완료!

주수기 준비 완료! 일제 사격 반동은 저희가 맡겠습니다!

굉음과 함께 거대한 주포가 방향을 틀었다. 이 장관은 손마디가 하얗게 질리도록 난간을 움켜쥐면서 발밑에서 울려 퍼지는, 인간의 몸으로 깨워 낸 강철의 포효를 듣고 있었다.

쿵! 중후한 금속 충돌음이 울려 퍼지며 주포가 사격 위치에 들어갔음을 알렸다.

마지막 순간, 이 장관은 단호히 팔을 들어 올렸다. 수많은 분노 어린 시선을 이끌고 하늘 아래 우뚝 솟은 거목을 겨냥했다.

스파르타쿠스호—

발사!!!

함포가 굉음과 함께 불을 뿜자, 하늘 전체가 진동하며 처절한 비명을 질렀다.

땅이 흔들리고 산이 요동치는 가운데, 불타는 거대 가지가 눈사태처럼 무너져 내렸다. 엉겨 붙어 있던 수많은 껍질이 굉음을 내며 허공을 가르며 추락했다.

하앗!!

프로펠러가 안개를 걷어내고, 쏟아지는 포탄이 표적 위치를 맹렬히 강타했다.

찢어진 기체가 삐걱거렸고, 야킨카는 고함을 내지르며 버튼을 짓누른 채 기수를 아래로 내리꽂았다.

폭우처럼 쏟아지는 총알에 겹겹이 쌓여있던 나무껍질이 부서졌고, 갈라진 틈새로 수많은 빛줄기가 쏟아져 나와 눈부시게 타올랐다.

조금만, 조금만 더...

뚝—

다음 순간, 총성이 뚝 그치면서 불빛이 꺼졌다.

야킨카는 순간 멍해졌다. 무의식적으로 계기판을 확인하자 탄약 카운터는 "29"에 멈춰 있었고, 방아쇠는 마치 용접된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야킨카는 창밖을 날카롭게 바라보며 자신의 추측이 맞는지 확인했다. 앞선 공격으로 날개가 손상되어 탄약 장전 슬롯에 걸린 것이었다.

*!

엔진이 절망적인 신음을 내뱉었고, 틈새로 찬바람이 거세게 밀려 들어왔다. 야킨카는 고함을 지르며 온통 붉게 물든 계기판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꺼져가는 동력으로는 다시 상승하는 건 불가능했다. 비행기는 날개 꺾인 새마냥 통제 불능 상태로 지면을 향해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야킨카는 자신의 주먹 밑에 깔린 메모지를 발견했다.

……

난 왜 이렇게... 항상 재수가 없는 걸까?

야킨카는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쓴웃음을 지었다.

중력이 온몸의 신경을 잡아 뜯는 순간에도, 야킨카의 시선은 구름 너머의 단 한 번도 떠난 적 없는 그 땅을 향했다.

몽롱한 의식 속에서 야킨카는 그날 밤으로 돌아갔다. 친구들이 부르는 소리에 문을 열고 나가 처음으로 아득한 하늘을 올려다보았던 그날 밤으로…

반딧불 같은 작은 별빛들이 눈앞에서 눈부신 꼬리를 그으며, 불나방처럼 추락하는 별들을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그 순간, 어느 먼 여름밤에 자신이 이 광활한 은하수에 손을 뻗었던 순간이 떠올랐다.

아버지! 더 높이요!

아이고... 까치발까지 들었는데도 아직 닿지 못했어?

음... 별이 너무 멀어서 잡히지 않아요!

네 아버지 키로는 안 되는가 보구나. 그럼, 우리 꼬마 야킨카가 나중에 커서 직접 별을 따러 가는 건 어때?

네! 저도 아버지 어머니처럼 파일럿이 돼서 별을 한 바구니 가득 딸 거예요! 어머니 머리에 예쁘게 꽂아드리고, 친구들과도 나눠 가질래요!

음, 근데 제가 다 클 때쯤이면, 별들이 이미 도망가지 않았을까요?

그럴 리가, 야킨카.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미 본 적이 있단다. 비바람이 불든, 계절이 바뀌든...

네가 고개를 들기만 하면 별은 항상 그 자리에 있을 거야. 우리도 그 별들 사이에 있을 거고.

와아! 그럼 얼른 어른이 될래요. 그러면...

아버지 어머니와 같이... 별을 딸 수 있잖아요.

야킨카가 낮게 중얼거렸다. 고통스러운 성장 과정 속에서 그녀는 자신이 하늘을 향해 그런 약속을 했었다는 사실조차 잊고 있었다.

야킨카는 언제나 그랬다. 간절히 원하는 것을 스스로 밀어내며 살았다. 과거에는 따뜻한 포옹이었고, 지금은 애증 어린 그 "집"이었다.

상처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

그 긴 고행 끝에, 야킨카는 마침내 거울 앞에 섰다. 그리고 모든 위장을 벗어던지고 마음속 깊은 상처를 똑바로 응시했다.

당신들은 정말 최악의 부모네요.

하지만 전, 당신들이 별을 따던 그 모습을 정말 좋아했어요.

네티아, 넌 예전부터 혼자 영웅 놀이 하는 걸 좋아했지...

야킨카는 손목의 팔찌를 어루만졌다.

이번엔, 내 차례야.

야킨카는 마지막 힘을 다해, 비틀거리는 기체를 제어하며 부서진 나무줄기를 향해 기수를 맞췄다.

똑똑히 보세요. 당신들이 해낸 일이라면 저도 똑같이 할 수 있어요!

아니요! 훨씬 더 잘할 수 있어요!

야킨카가 조종간을 거칠게 밀자, 비행기는 연기를 뚫고 무너져 내리는 불바다 속으로 뛰어들었다.

귀를 열고 잘 들어! 이 퍼니싱, 괴물아!

야킨카는 조종간을 부러뜨릴 기세로 밀어붙이며, 두 눈을 부릅뜨고 신호탄의 불꽃을 노려보며 목청껏 외쳤다.

이것이 바로 너희가 짓밟은 행성이다! 이것이 바로 너희가 멸종시키려 해도 절대 죽지 않는 인간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마지막 총알이다!!

쾅———

귓가의 바람 소리가 잦아들었다. 짙은 연기와 비릿한 피 냄새가 시야를 가려 눈앞은 캄캄하고 몽롱했다.

중력이 사라졌다. 통제를 벗어난 시간은 무겁고 느리게 흐르며, 영원 같기도 하고 찰나 같기도 한 감각 불러일으켰다.

야킨카는 고개를 젖힌 채 추락했다. 눈앞의 하늘은 깊고 어두워서 고요한 밤하늘 같았다.

여기가... 끝이구나.

마지막 순간, 설명할 수 없는 그리움이 가슴을 채웠다. 수많은 얼굴들이 눈앞을 스쳐 지나갔지만…

이상하게도 슬프진 않았다. 오히려 마음 한구석에, 따뜻한 온기가 잔잔히 번져나갔다.

…잘 있어.

야킨카는 가슴 가득한 행복감에 미소 지으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탕——!

!

등 뒤로 둔탁한 충격이 전해졌다. 하지만 생각보다 훨씬 가벼웠고, 예상했던 뼈가 으스러지는 고통과는 거리가 멀었다.

사방에서 단단한 힘이 모여들어 부서졌어야 할 그녀의 몸을 아래에서부터 떠받치기 시작했다.

이건…

야킨카는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야킨카의 추락을 막아준 투명하게 빛나는 수많은 손이 겹겹이 쌓여 나선형 계단을 이루고 있었다.

굵고 상처투성이인 손도 있었고, 흙먼지를 뒤집어쓴 가늘지만 단단한 손도 있었다. 수많은 남녀, 노동자, 농부, 군인들의 손이었다.

한때 이 땅에서 숨 쉬었던 사람들이자, 구원의 길에서 쓰러져간 모든 이들의 손이었다.

마지막 순간, 붉은 안개가 걷히고 수많은 금빛 팔들이 모여들었다.

그것들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이며, 추락하는 야킨카의 몸을 떠받쳐 죽음에서 억지로 밀어냈다.

이곳에 잠든 숭고한 영혼들이 시공간을 넘어 마지막으로 두 손을 들어, 아이들의 하늘을 떠받쳤다.

부서지고 사라질 걸 알면서도, 그들은 끝까지 이 자리에 남아,

세상에 남긴 마지막 온기로 죽음의 손아귀에서 생명의 불씨를 되찾았다.

역사가 몇 번이고 반복된다 해도, 그들은 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 이 시대의 고난 속으로, 수천만 번 다시 뛰어들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찬란한 노래와 같던 그 황금시대를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기 때문이다.

오늘이 만신창이일지라도, 숨이 붙어 있는 한,

그 이상적이고 기적 같은 세계를 반드시 다시 세울 수 있다고 굳게 믿었다.

생명을 사랑하고 그 위대함을 이해했기에,

더 많은 사람의 희망과 행복을 위해 자신의 소중한 모든 것을 기꺼이 바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 역사 속의 셀 수 없이 많은 "그들"은 바로 이렇게 순수하고 평범하며, 생명을 사랑했던 보통 사람들이었다.

오랜 세월의 은하수 아래, 아무리 밤이 고통스럽고 길지라도 어둠 속에서 희망을 밝히는 불꽃은 여전히 살아있었다.

<size=40>이제, 불씨는 전해졌다.</size>

<size=40>다음은, 아이들이 새로운 불을 붙일 차례다.</size>

마르가리타

야킨카!

귓가에 익숙한 외침이 들렸다. 야킨카는 순식간에 정신을 차리고 그 소리를 향해 무의식적으로 팔을 뻗었다.

추락하는 야킨카의 몸을 누군가 낚아챘다.

야킨카가 고개를 들자, 구덩이 가장자리에서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이 그녀의 팔을 단단히 붙잡고 있었다.

[player name]? 네가 어떻게 여기에...?

…누구?

지휘관의 곁에서 익숙한 미소가 스쳐 지나가더니, 자욱한 안개 속으로 스며들어 서서히 사라졌다.

마르가리타

[player name], 야킨카.

여기는 우리한테 맡기고 계속 나아가.

네티아… 가서 네티아를 도와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