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40 더 아름다운 내일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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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13 주인 없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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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헤티 위성 도시

현재

크헝——!

20미터 남았습니다! 놈들이 올라옵니다!

포성과 총성이 뒤섞여 울려 퍼졌다. 수천 마리의 침식체가 탄막을 뚫고 몰려들어, 개미 떼처럼 서로 얽히며 오래된 성벽을 기어오르고 있었다.

포탄이 한 무리를 날려버리면, 곧바로 다른 무리가 빈자리를 메웠다. 수백 개의 강철 팔다리와 정강이가 서로 긁히고 부딪히며, 난폭한 리듬을 만들어 붕괴 직전의 방어선을 들이받았다.

5... 5미터 남았습니다!

놈들이... 으아아악!!

으아아악!!

말이 끝나기도 전에, 침식체 하나가 성벽 위로 뛰어올라 병사를 향해 덮쳤다. 날붙이에 묻은 피가 섬뜩하게 번뜩였다.

키에엑!!

공중에서 날아든 두 발의 철갑탄이 침식체의 오른팔을 직격했고, 무기가 산산조각 나며 튕겨 나갔다.

꺼져!!

야킨카가 단숨에 뛰어올라 몸을 틀며 회전 발차기를 날렸다. 금속 턱이 부서지며, 침식체가 뒤집힌 채 성벽 아래로 떨어졌다.

멈추지 말고, 계속 사격해!

야킨카는 얼굴에 튄 피를 닦아내며 기관총 진지를 향해 소리쳤다.

알, 알겠습니다!!

그때, 폭음 사이로 발밑에서 둔중한 울림이 전해졌다. 야킨카는 순간 균형을 잃고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

곧이어 또 한 번의 둔탁한 소리가 성벽을 뒤흔들었다. 마치 거인이 쇠붙이 관절로 성벽을 두드리는 듯한 진동이 전장의 긴장을 더욱 날카롭게 만들었다.

야킨카는 성벽 가장자리의 침식체를 처리하고 아래를 내려다봤다. 강철의 대군이 빽빽이 몰려 있고, 그 선두에 망토를 두른 한 그림자가 서 있었다. 그는 비웃듯 웃으며 천천히 팔을 들어 올렸다.

카헤티의 잔재, 황금시대의 찌꺼기들… 새로운 세계를 위한 거름으로는 딱이군.

핏빛 입자가 그의 손바닥 위에서 소용돌이쳤다. 주변의 침식체들이 일그러지며 분해되고, 강철의 척추가 튀어나와 섬뜩한 마찰음을 내며 자동차만 한 철구로 응집됐다.

발버둥 쳐 봐라. 죽음의 안개 속에선, 너희 비명 따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그가 팔을 휘두르자, 야킨카의 동공이 급격히 수축했다.

아래쪽이다!! 성벽에서 떨어져!!

순간, 붉은 번개가 번쩍이는 철 덩어리가 돌풍과 함께 거대한 충격파를 머금고 날아가, 무너져가던 돌벽을 단숨에 관통하며 큰 먼지 폭풍을 일으켰다.

죽여라!!

명령과 함께, 침식체들이 터진 그물처럼 쏟아져 성벽의 균열로 밀려들었다.

검은 강철의 물결이 도시 안으로 들이닥쳤다. 바리케이드를 부수고, 싸늘하게 비어 있는 시가지를 짓밟았다.

……

선두의 침식체가 텅 빈 거리를 둘러봤다. 인간의 흔적은 없고, 바람에 흔들리는 간판 소리만이 삐걱거릴 뿐이었다.

그때, 머리 위에서 천이 걷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

수십 장의 천막이 동시에 젖혀지고, 모든 지붕, 창문, 문 뒤에서 번뜩이는 총구가 조용히 모습을 드러냈다.

발포!!

수백 명의 카헤티 사람들이 동시에 포효했다. 수많은 화염이 뿜어져 나오고, 굉음 속에서 선두의 침식체 수십 마리가 나가떨어졌다.

끼익!!

매복을 눈치챈 침식체들은 즉시 흩어져 소규모 단위로 갈라졌다. 그리고 인근 건물 안으로 파고들며 집집마다 인간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마샤! 탄약!

지, 지금…

소년은 무언가에 부딪힌 느낌에 고개를 들었고, 눈앞엔 거대한 철갑의 그림자가 가로막고 있었다.

하하…

너, 너는…!

본능적인 공포에 입이 벌어지고, 어깨에 멘 탄띠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쉿.

승격자는 손가락을 들어 입술에 대고, 다른 손을 천천히 소년의 얼굴로 뻗었다.

그 아이한테서 떨어져!

제이는 계단 위에서 몸을 던져, 승격자의 목을 있는 힘껏 끌어안았다.

호오? 거기 있었…

둘은 바닥으로 굴러떨어졌지만, 승격자는 인간의 공격 따윈 전혀 개의치 않는 듯 흥미롭다는 눈빛으로 제이의 얼굴을 바라봤다.

깨진 가면 사이로 새어 나오는 음산한 웃음소리가 혼란스러운 계단실에 울려 퍼졌다.

괴물 자식! 죽어버려!

제이는 이를 악물고 승격자의 머리를 움켜쥔 채, 분노를 실어 계단에 거세게 내리쳤다.

이것도 괜찮군. 그럼 네가 "촉매"를 위한 보험이 되어라.

퍽——

피가 튀고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울렸다.

컥!!

제이는 발길질 한 번에 걷어차여 마른 지푸라기처럼 나뒹굴었다. 그리고 가로등에 부딪힌 자리에는 끔찍한 핏자국이 길게 남았다.

승격자는 묵직한 발걸음으로 폐허를 밟고 지나가 제이의 바로 앞까지 다가갔다. 그리고 손바닥을 들어 올리자, 녹색 화염이 일렁이는 포구가 드러났다.

갑자기 옆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

승격자는 급히 고개를 돌려 포구를 소리가 난 방향으로 겨눴다.

불꽃이 마치 굴에서 튀어나온 독사처럼 뿜어져 나와, 순식간에 길 전체를 집어삼켰다.

잠시 후, 연기가 걷히고 갈라진 땅 위에는 소총 한 자루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뭐야?

!

상대가 한순간 방심한 틈을 타, 야킨카가 반대편에서 튀어나와 손에 쥐고 있던 서늘한 빛을 내뿜는 특제 비수를 승격자의 갈비뼈 사이로 곧장 찔러 넣었다.

쯧!

강철 견갑 사이에서 푸른 화염이 뿜어져 나왔고, 뜨거운 증기가 전기 장벽처럼 허공에서 야킨카를 가로막더니 멀리 쳐냈다.

야킨카는 충격을 흘려 넘기며 몸을 틀어 몇 미터 뒤로 미끄러지듯 착지했다.

네놈이 그 붉은 안개 속에 숨어 있던 승격자냐?

그녀는 코를 문지르며 입에 고인 피를 뱉었다.

하하… 이 폐허 속에서 들려오는 비명을 들어 봐라. 안개 속에서 사냥당하는 게 누군지 아직도 모르겠나?

반갑군, 레인저 야킨카. 내 뒤를 쫓으며 실험실을 부수고, 쓸모없는 인간들을 풀어준 게 너란 걸 알고 있다.

통솔자님의 명에 따랐을 뿐이다. 오늘로 네놈의 역겹고 피비린내 나는 악취미도 끝내주마.

고작 너 따위가? 그 약해 빠진 피와 살덩어리로?

비웃으며 고개를 든 존·도가 야킨카의 총을 발로 짓밟았다. 그러고는 손을 들자, 안개 속에서 붉은 입자가 천천히 피어오르더니 기체의 푸른 화염 주위를 감쌌다.

공중합체 적응성도 없는 주제에, 넌 그저 철조각 몇 점을 두른 가짜일 뿐이다. 그와 반대로 난, 강철과 규소의 집합체인 승격자지.

솔직해지자고, 넌 뭐가 있고, 나한테 뭘 할 수 있지?

인간의 용기와 각오, 그걸로 네 목을 따기엔 충분해!

야킨카가 팔을 들어 올리자, 금속 관절에서 마찰음이 났다. 수많은 은빛 선이 햇빛에 드러나며, 거미줄처럼 한꺼번에 덮쳐 왔다.

어디 한번 증명해 봐라, 하하하하!

존·도는 우뚝 서서 양팔을 벌렸다. 그러자 굉음과 함께 솟구친 화염이 몸을 휘감아오던 은색 실들을 순식간에 녹여버렸다.

광풍 속에서 야킨카가 연기를 가르며 튀어나왔고, 손에 든 비수가 눈부신 궤적을 그리며 철갑을 녹이고, 승격자의 몸 안으로 깊숙이 파고들었다.

!

동시에, 야킨카는 왼 주먹을 끌어당겨 깨진 가면을 향해 전력으로 내리꽂았다.

쾅!

둔탁한 금속음이 울리고, 승격자는 간발의 차로 팔을 올려 공격을 막아 냈다.

괴물 새끼… 죽어!

미친 것이!

붉은빛이 숨 쉬듯 맥동하며 튀어 올라 야킨카의 미간으로 몰려왔지만, 그녀는 물러서지 않았다. 오른손에 힘을 더해, 타오르는 비수를 승격자의 가슴안으로 더 깊이 밀어 넣었다.

퍼니싱 에너지가 응축되고, 주변 공기는 순식간에 뜨거워져, 야킨카의 피부를 태우며 파고들었다.

으아아악!!

손을 놓지 않는 건가? 목숨을 건 도박이라니, 네게 승산 따윈 없다.

닥…쳐!!

퍼니싱이 피부 위에서 들끓고, 살이 타들어 가는 고통이 몰아쳤지만, 그럴수록 그녀의 손은 더 깊이 파고들었다.

승부욕이 뼛속까지 끓어오른 야킨카는 한 발 앞으로 내디디며 적을 끝까지 밀어붙였다.

너만… 죽일 수 있다면!

그럼 이 도시와 함께—

탕——!

말이 끝나기도 전에, 총알이 날아들어 승격자의 복부를 관통했고, 공중에 모여 있던 붉은 칼날이 산산이 부서졌다.

!

야킨카는 고개를 들어 총알이 날아온 쪽을 바라봤다. 핏빛으로 흐려진 시야 너머로, 연기 속에서 회색의 낯선 실루엣 하나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너는... 그때…

승격자는 떨리는 몸으로 뒤를 돌아보았고, 가면 아래서 나는 목소리에 경악이 묻어났다.

전장에서 한눈파는 건 좋은 습관이 아닐 텐데?

존·도의 시야 밖에서 또 하나의 그림자가 조용히 다가와, 귀신처럼 그의 옆으로 파고들었다.

쾅, 거대한 낫이 내리 찍혔다. 보랏빛 번개를 두른 칼날이 버터를 자르듯, 승격자의 상반신을 단숨에 베어냈다.

존·도의 거대한 철제 몸체가 어깨와 목이 갈라진 채, 잘린 볏짚처럼 힘없이 쓰러졌다.

하… 하하하… 제물은 이미…

닥쳐!!

땅에 쓰러진 존·도가 의미심장한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야킨카의 발이 그의 머리를 짓밟아 산산조각 냈다.

…제이!

중상을 입은 야킨카는 뒤늦게 도착한 지원병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비틀거리며 쓰러진 부상자 쪽으로 달려갔다.

누님… 쿨럭!

움직이지 마. 지혈부터 해야 해.

저기! 여기 좀 도와…

야킨카는 고개를 들었고, 어딘가 낯익어 보이는 얼굴과 마주쳤다.

………

………

시선이 얽히며, 전장 위에 잠깐의 정적이 내려앉았다.

...?

야킨카는 자신의 이름을 아는 인간을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알겠어.

F중대 부상자 45명, 사망자 27명입니다. 중대장 탈리아는 교차로에서 목에 파편을 맞아 즉사했습니다.

코를 찌르는 소독약 냄새가 쇠 녹 같은 피비린내와 뒤섞여, 신음으로 가득 찬 창백한 공간을 메웠다.

계속해.

이 장관은 응급실 밖에 앉아 있었고, 병사는 그의 왼팔에 붕대를 감아주며 방금 전의 전투 결과를 보고하고 있었다.

지휘부 중상자 5명, 전원 응급 처치 중입니다. 경상자는 장관님 포함 6명, 이후 작전 수행엔 지장이 없습니다.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 덕분에… 민간인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지원해 줘서 감사하네.

이 장관은 옆에 앉아 있는 인간을 바라봤다.

네가 그 [player name](이)야?

그녀는 맞은편 벽에 기대 있다가, 상대의 정체를 듣고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통솔자에게 들은 적이 있어서.

그때 응급실 문이 열리고, 네티아가 안에서 나오더니 문 앞에 멈춰 서서 길게 숨을 내쉬었다.

어떻게 됐어?!

야킨카가 다가가 안을 보려 했지만, 네티아가 막아서며 천천히 문을 닫았다.

약품이 부족한 상황이라 위태로워. 일단 지혈은 완료했고, 후속 치료는 다른 의사에게 맡겼어.

약이 없으면 얼마나 버틸 수 있는데?

사흘, 아니면 하루.

네티아는 피곤한 듯 미간을 눌렀다.

그리고 생명 유지 장비도 너무 낡았어. 핵심 수치가 계속 흔들려. 고작 이런 환경으로는 이만큼의 부상자를 감당하기 힘들어.

"고작 이런 환경"…?

그 단어가 바늘처럼 야킨카의 가슴을 파고들었고,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주먹을 꽉 쥐었다.

…네티아!

야킨카는 갑자기 손을 뻗어 네티아의 어깨를 붙잡고 응급실 문으로 밀어붙였다.

…!!

분노가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야킨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콧김을 거칠게 내쉬며, 날 선 시선으로 네티아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

화나게 하려던 건 아니야, 야킨카.

또 그러네. 너 지금 말하는 말투가, 편지에 적혀 있던 그 차가운 말투랑 똑같아.

…편지?

네티아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그녀는 야킨카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듯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네티아를 노려보던 야킨카는 손을 떼고 허리춤의 가방에서 편지 한 통을 꺼냈다.

여기 네 이름이 떡하니 적혀 있잖아. 네티아, 공중 정원 과학 이사회!

난 너한테 편지를 쓴 적이 없어. 뭐라고 적혀 있었는데?

야킨카는 인상을 쓰며 편지를 네티아의 손에 쑤셔 넣었다.

네티아는 경계하는 표정으로, 기억에도 없는 그 편지를 빠르게 훑었다.

"…그러니 틀림없어. 네가 쫓는 승격자 존·도는 카헤티 위성 도시에 있어.”

"이곳에는 복잡하고 깊은 비밀이 숨겨져 있고, 모든 단서는 그녀를 가리키고 있어… 아직은 진실의 전부를 말할 수 없는 점을 용서해 줘."

"아딜레 대폭발의 시작이자 카헤티 멸망의 도화선인 마르가리타는 아직 살아 있어. 그리고 지금도 카헤티의 폐허 안에 있어."

네티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천천히 편지를 내리고 야킨카를 바라봤다.

이건 위조된 편지야. 너 이거, 어디서 받았어?

오아시스 공식 채널을 통해 왔고, 자세한 건 알 필요 없어. 미리 확인도 했고, 발신지는 분명 공중 정원이었어.

편지가 가짜라면서, 하필 이 시기에 여기에 나타난 이유는 뭘까? 이렇게까지 우연일 수 있나?

난 임무 중이었고, 여기 지휘관이 나와 동행하고 있었어.

네티아의 시선을 따라, 야킨카도 그쪽을 바라봤다.

그럼, 편지에 적힌 이 디테일들은 뭔데? 우리 말고 이걸 아는 사람이 또 있다고?

나도 몰라. 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이 편지로 내가 얻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거야… 야킨카.

네티아는 잠깐 망설이다가, 어색하게 그 이름을 불렀다.

거짓말은 아니군.

지금까지 침묵하고 있던 이 장관이 입을 열었다.

그걸 어떻게 알죠?

눈.

농담하시는 거라면, 침식체를 만나기 전에 제가 먼저 보내드릴 수도 있어요, 교관님.

…내가 전에 가르치지 않았나? 군인의 눈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

네티아가 거짓말할 때 눈이 어떤지, 그건 네가 나보다 더 잘 알 거다. 야킨카.

………

야킨카는 눈이 흔들리며 잠시 망설이더니, 결국 손에 힘을 풀었다.

이 편지를 위조한 범인은 날 카헤티로 유인하려고 했어. 게다가 그 범인은 마르가리타를 알고 있고, 아딜레 대폭발에 대해서도 꽤 자세히 알고 있어.

...?

셋의 시선이 동시에 지휘관 쪽으로 쏠렸다.

그것도 놈의 기계 분신 중 하나였겠군. 그럼, 놈은 카헤티 폐허와 위성 도시 두 곳에서 동시에 움직이고 있었다는 건가?

…마르가리타였어. 내 눈으로 똑똑히 봤어.

야킨카의 눈이 커졌다.

마르가리타가 정말 살아 있다고? 카헤티에?

아직 단정할 수는 없어. 환영 같았거든. 게다가 대화도 전혀 통하지 않았고, 전투가 끝나자, 몸이 흩어져 사라져 버렸어.

그렇다는 건, 이 편지는 승격자가 보낸 것이고,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야킨카를 카헤티로 끌어드린 거네…

그 미친놈... 대체 뭘 하려는 거지?

네티아는 창밖을 내다보았다. 북쪽 자욱한 안개 너머로, 연기가 피어오르는 폐허 속에서 금빛 광채가 반짝이고 있었다.

아딜레 대폭발, 황금 참나무, 승격자, 마르가리타…

우린 진실에 아주 가까이 와 있는 걸지도 몰라.

하, 가까이라고?

야킨카는 발밑에 굴러다니던 빈 병을 걷어차며 비웃었다.

난 또 그 긴 세월이 지났으니, 너한테도 양심이란 게 생겨서, 지상에 남겨진 우리가 생각난 줄 알았지.

그런데 아쉽게 됐네, 가짜 편지라서.

야킨카는 네티아를 노려보며, 손에 쥔 편지를 잘게 찢었다.

야킨카, 지난 5년 동안 넌 23개 도시에 망각자의 깃발을 꽂았고, 외교 특사 12명을 납치해서 오아시스로 끌고 갔어.

유령처럼 종적을 감추는 레인저, 거기다 수시로 거처를 옮기는 너를 내가 무슨 수로 찾아?

네티아, 내가 진짜 화난 이유는 네가 더 잘 알 텐데.

야킨카는 손바닥을 펼쳤다. 찢긴 종잇조각들이 눈처럼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건 분명히 해둘게. "그날" 이후로, 네 이름은 쭉 공중 정원 수배 명단에 있었어.

그럼에도, 지난 몇 년간 아무도 널 건드리지 않았지. 설마 게슈탈트가 스스로 수배를 철회했다고 생각한 건 아니지?

…쯧, 뻔뻔하게 "그날" 얘기를 꺼내다니.

그날…

미간을 찌르는 통증에 이 장관은 저도 모르게 낮은 신음과 함께 중얼거렸다.

………

부상 때문인지 이 장관은 갑자기 현기증을 느꼈고, 두 여자아이가 다투는 소리가 점점 멀어져 갔다.

이마를 짚은 이 장관은 어디선가 이 장면을 본 것 같다는 기시감을 느꼈다. 그러자 몽롱한 의식 속에서 사방의 벽이 허물어지고, 흐릿한 그림자들이 눈앞에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