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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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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7 폭풍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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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헤티 실험 중학교

2162년

면역 시대

1:10 PM

이... 이럴 수는 없어! 내가 먼저 왔고 어제 코트 예약도 했다고!

언제 예약했는지 알 게 뭐야? 우린 농구부야. 다음 주가 시합이니까 당장 비켜!

무더운 점심시간, 몇몇 남학생이 제이를 운동장 구석으로 몰아넣고 있었다.

여기 코트가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잖아. 왜 굳이…

다음 주 경기가 이 코트에서 열리거든, 미리 적응해야 한다고, 알겠어?

남학생이 한 발 더 다가오자 제이가 조심스럽게 물러났지만, 뒤는 이미 펜스로 막혀 있었다.

우리가 20분 동안 지켜봤는데, 슛 하나 제대로 못 넣더구먼? 동물원 원숭이도 너보단 낫겠다!

그런데 말이야. 네게서 특별한 점을 하나 발견했어.

그는 비웃듯 제이를 가리키며, 뒤쪽에 있는 팀원들에게 말했다.

무능력한 것만큼은 진짜 천부적인 재능이야. 차라리 서커스 동아리나 만들지 그래?

학생들 사이에서 폭소가 터져 나왔다.

너희 진짜…

앗!!

무리 속에서 날아온 돌멩이 하나가 제이를 강타했다.

제이는 반사적으로 팔을 들어 올렸지만, 무거운 충격음과 함께 팔이 찢어져 피가 흘러내렸다.

잡소리 말고 꺼져, 이 계집애 같은 놈아!

학생들이 몰려들어 제이를 가운데에 두고 이리저리 밀쳐댔다.

이제 주제 파악 좀 되냐? 서커스 단장아? 얼른 사과하고 꺼져!

난... 난 잘못한 거 없어! 체육 활동이 소수만의 특권은 아니잖아!

입만 열면 샌님 같은 소리네. 그래서 친구 하나 없는 거야.

흐물흐물한 게 힘도 없어서는, 이러니 남 꽁무니나 쫓아다니지!

학생들이 다시 폭소를 터뜨렸다.

서커스단! 서커스단! 서커스단!

이번에 제대로 가르쳐 줄게. 다음번엔…

아!!

주먹이 날아와 웃고 있던 얼굴을 그대로 강타했다.

다음엔 뭐? 계속 지껄여 봐. 왜 멈춰?

금빛 머리의 소녀가 군중 속으로 걸어 들어왔다. 야킨카는 냉소를 지으며 손가락 관절을 꺾었다.

너!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야킨카의 발차기가 상대방의 얼굴을 가격했고, 학생은 그대로 바닥에 나뒹굴었다.

힘은 이 정도면 충분해? 아니면 이빨 두 개쯤 더 털어줄까?

주위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사람들은 팔짱을 낀 채, 눈썹을 치켜세운 소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누님!

너 뭐야? 이 자식 보모라도 돼?

쿨럭… 대장, 쟤가 야킨카야…

아, 부모가 둘 다 공군 열사라던, 스카이다이빙 클럽의 걔?

야킨카는 미간을 찌푸리며 한 발짝 다가가, 키 큰 남학생의 코앞에서 그를 무섭게 노려보았다.

한 번만 더 그 입을 놀리면, 네 턱주가리와 몸뚱이를 통째로 날려버려 줄게.

제이를 놓고 당장 꺼져버려.

야킨카는 학생들 사이에서 상처 입은 팔을 부여잡고 있는 제이를 바라봤다.

싸움 잘한다는 소문은 들었는데, 아무리 날고 기어도 주먹은 두 개뿐이잖아?

남학생이 손짓하자, 다른 학생들이 더 몰려들었고, 거대한 그림자가 야킨카의 위로 드리워졌다.

장거리 달리기 학점은 원래 우리 거였어. 너 때문에 이제 "도미니카팀" 타이틀도 놓치게 생겼어.

그래서? 실력 없는 걸 왜 남 탓을 해?

야킨카는 눈앞의 학생들을 경멸하듯 노려보면서 천천히 옷깃을 풀고 소매를 걷어 올렸다.

다 모인 거지? 시간 좀 줄까? 맞고 나서 부모님께 뭐라고 변명할지도 미리 생각해 둬.

다 같이 덤벼! 밟아버려!

그만해!!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양쪽의 움직임이 모두 허공에서 멈췄다.

야킨카! 또 다른 애들이랑 싸우고 있었어?

마르가리타? 너희가 어떻게…?

농구부, 다음 주 시합 나간다며? 이 시기에 다치는 인원이라도 나오면, 코치님이랑 학교에 뭐라고 설명할 건데?

네티아는 곧장 야킨카에게로 다가가, 뒤로 물러나라는 눈짓을 보냈다.

쳇, 네가 그 전학생이야?

스카우트끼리의 집단 싸움은 심각한 규율 위반이야. 일이 커질 경우, 내일 최종 평가 자격도 박탈될 수 있어.

오늘 오후엔 평가 전 동원 집회도 있는데, 전교생의 웃음거리가 되고 싶어?

네티아의 빠르고 단호한 말투는 상대에게 반박할 틈을 주지 않았다.

지금 당장 여길 떠난다면, 아무 일도 없었던 걸로 해줄게.

싫다면, 시합 참가 따윈 꿈도 꾸지 마. 그럼, "도미니카팀" 경쟁 기회도 날아가 버리는 거야.

그리고, 이 소령님이 너희들을 가만둘 것 같아?

………

네티아의 경고에, 남학생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선두에 선 키 큰 남학생을 바라봤다.

거기 스카이다이빙이랑 서커스단… 오늘은 운 좋은 줄 알아!

키 큰 남학생이 야킨카를 노려보려 했지만, 네티아의 서늘한 표정에 기가 꺾여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가자!

그는 입을 삐죽이며 돌아섰고, 다른 남자애들도 하나둘 뒤따라 자리를 떴다.

누님, 네티아… 다들 고마워.

야킨카

다음에 또 시비 걸면, 내가 아주 그냥…

마르가리타

(찌릿...)

등 뒤에서 느껴지는 시선에 야킨카는 하려던 말을 멈추고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말아 올렸다.

야킨카

아하하… 내, 내가 아주 그냥 이 교관님한테 이를 거야!

다른 데 다친 곳은 없어? 양호실에 같이 가줄까?

괜찮아요. 팔에 좀 긁힌 것뿐이라서 혼자서도 갈 수 있어요.

그럼, 전 먼저 갈게요… 정말 고마웠어요!

마르가리타는 제이의 뒷모습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크흠, 저기.

사실 나 혼자서도 해결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고…

됐어.

네티아가 몸을 홱 돌렸다.

우리 셋은 한 팀이야. 누구 한 명 때문에 팀 전체 평가가 망가지는 건 나도 원하지 않아.

남들한테 뒤처질 생각은 없어.

말을 마친 네티아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떠났고, 야킨카와 마르가리타 둘만 멍하니 그 자리에 남았다.

네티아…

마르가리타는 멀어지는 네티아를 바라보다가 다시 야킨카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오후의 부드러운 햇살 아래, 야킨카의 연노란 팔찌가 반짝이고 있었다.

야킨카, 아직도 네티아랑 화해하지 않았어? 설마… 아직 사과도 안 한 거야?

………

에잇.

야킨카가 고개를 숙이자, 마르가리타가 갑자기 그녀의 귀에 대고 손뼉을 쳤다.

깜짝이야, 뭐야…

네티아 말이야, 겉보기엔 좀 차가워 보여도 속은 정말 넓고 착한 애거든. 조금만 먼저 다가가 주면, 분명 마음을 열 거야.

지난 일에만 매달려 있으면, 내일의 태양을 볼 수 없잖아~

야킨카는 하늘을 지키는 파일럿인데, 좀 더 적극적이어야 하지 않겠어?

아, 알겠어…

야킨카는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약속하는 거다? 나중에 또 이런 일이 생기면, 야킨카가 먼저 네티아를 찾아가는 거야. 아니면... 나를 먼저 찾거나, 알았지?

푸른 하늘 아래, 마르가리타가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

알았어. 약속.

카헤티

3:00 PM

기울어가는 햇살이 카헤티 연구소의 탑 꼭대기를 비추며, 광대한 그림자를 단결 광장 위로 길게 드리웠다.

거대한 탑의 그늘 아래, 천 명에 가까운 청소년들이 모여 있었다. 연구소는 평소 외부인의 출입이 엄격히 제한된 곳이라, 대부분은 이곳이 처음이었다. 학생들은 들뜬 얼굴로 고개를 들어, 사방의 장대한 풍경을 둘러보고 있었다.

와아, 진짜 크다! 완전… 초대형 초콜릿바 같아!

헤헤, 영감이 떠올랐어. 오늘 밤에 한 번 만들어 봐야지~

저건 연맹 문화 기념탑이야. 어제 문화 수업에서 배웠잖아, 마르가리타.

큰일이다… 수업 시간에 케이크에 어떤 과일을 쓸까만 생각하고 있었어.

야킨카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저건 만년필 모양인데, 아딜레 연맹의 모든 과학 기술자를 상징하는 거야. 폐허였던 카헤티를 세계적인 과학 도시로 재건한 그들을 기리기 위한 거지.

옆면에 새겨진 글귀 보여, 마르가리타?

야킨카가 탑의 측면을 가리키자, 마르가리타는 손을 이마에 얹고 고개를 들어 올렸다.

아름… 다운…

더 아름다운 내일을 위해.

아! 기억났어. 스카우트 수첩 첫 장에 적혀 있던 문구잖아.

응. 카헤티의 도시 표어이기도 해.

야킨카는 미소를 지으며, 주변에 모인 사람들을 한 번 둘러봤다.

네티아는 어딜 갔어?

스태프로 뽑혔대. 아마 무대 뒤에서 이것저것 돕고 있을걸?

뽑혔다라…

야킨카는 어렵게 확보한 빈자리 세 칸을 힐끗 보며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참 혼자 튀는 거 좋아한다니까.

현장 요원의 안내에 따라 학생들이 하나둘 자리에 앉았다. 잠시 뒤, 무대 뒤편에서 키 큰 인물이 모습을 드러내며 넓은 단상 위로 걸어 나왔다.

큼, 큼…! 스카우트 여러분, 곧 동원 집회가 시작됩니다. 모두 정숙해 주십시오.

익숙한 목소리가 광장에 울려 퍼지자, 객석이 서서히 조용해졌다.

힘찬 박수로 모시겠습니다. 이번 결의 대회의 연사, 카헤티 노동 일선에서 30년간 분투해 오신 영광스러운 노동자, 그레고리입니다!

우레 같은 박수 속에서, 마르고 키 큰, 피부가 검게 그을린 노동자가 천천히 단상에 올랐다.

친애하는 스카우트 여러분, 그리고 사회 각계의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낮고 힘 있는 목소리였지만, 어딘가 긴장이 묻어 있었다. 그는 연단의 참나무 판을 손가락으로 연신 문질렀다. 어디서나 볼 법한, 평범한 중년 남자가 떠오르게 하는 모습이었다.

...사실, 오늘 이 자리에 서야 할 사람은 제가 아닙니다. 이틀 전, 제 오래된 간 지병이 다시 재발했거든요.

눈을 떴을 때, 의사 선생님께서 제게 남은 시간이 두 달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하시더군요.

저는 노동자입니다. 그래서 한 사업이 위대한지를 가늠하는 기준은, 겉으로 얼마나 화려한지가 아니라, 얼마나 세월의 비바람을 견뎌낼 수 있느냐 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남은 시간 동안, 제가 사랑해 온 이 일에 마지막 힘을 바치고 싶습니다.

그는 고개를 들고 아이들을 둘러보았다. 그의 목소리엔 더 이상 망설임이 없었다.

30년 전, 제 간은 전쟁 중에 파편에 맞았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이 상처는 언젠가 다시 터질 것이고, 그땐 담즙 중독으로 죽게 될 거라고 하셨습니다.

그날이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몰랐습니다. 한 시간 뒤일 수도, 일주일 뒤일 수도, 혹은 십 년 뒤일 수도 있었지요. 그 불확실함은, 머리 위에 매달린 칼처럼 제 하루하루를 악몽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런 삶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저는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아딜레 연맹이 카헤티 재건 계획을 발표했고, 저는 그 폐허의 땅을 밟은 첫 번째 개척자 중 한 명이 되었습니다.

저와 함께한 그들 역시, 전쟁으로 삶이 부서진 젊은이들이었죠. 연맹은 우리에게 "카헤티 스카우트"라는 정식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저는 그해 겨울을 평생 잊지 못합니다. 영하 삼십 도의 혹한 속에서, 400명이 넘는 스카우트들이 강철과 목재를 짊어지고 눈보라를 헤치며 강변 다리에 협궤 철로를 놓고 있었습니다.

카헤티 시민들에게 석탄과 목재를 쓸 수 있게 하겠다는 이념 하나로, 저흰 잠도 제대로 자지 않고 작업했습니다. 자신의 게으름으로 인해 누군가가 추위에 떨지는 않을까 걱정돼서요.

시간이 흘러 철로는 완성됐고, 저는 탈진한 채 눈밭에 쓰러졌습니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하늘에 거대한 불덩이가 떠오르는 걸 봤습니다. 눈보라를 가르며 치솟는 불꽃이 태양보다도 눈 부셨죠.

그것이 바로 연맹 10호, 카헤티 사람들이 스스로 만들어 낸 로켓이었습니다. 제가 닦아 놓은 길 위로, 셀 수 없이 많은 강철과 연료가 지나가 황금시대의 꿈을 실은 기적을 우주로 쏘아 올렸습니다.

그 순간, 저는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살아 있음과 노동이야말로 삶의 의미라는 걸, 노동은 당신과 저를, 사람과 사람을, 우리 모두를 이어 줍니다. 같은 숭고한 이상을 향해 함께 싸우게 만듭니다.

함께 나아가는 과정 속에서는, 아무리 초라한 성과라도 고귀하고 아무리 작은 개인이라도 위대해질 수 있습니다.

십 년 전, 카헤티의 젊은이들과 노동자들은 조롱과 의심 속에서도 의식의 바다 에너지 전환이라는 난제를 극복해 카헤티 4호 원자로를 완성했습니다.

그는 팔을 크게 휘두르며, 뒤편의 거대한 탑을 가리켰다.

지금도 그 원자로는 이 탑 아래에서 힘차게 울리고 있습니다. 카헤티 시민 35,000명의 삶을 지탱하며 말이죠. 여러분, 이보다 더 위대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는 그렇게,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황금처럼 빛나는 이상 속에서 살았었습니다.

그러다 퍼니싱이 이 세계에 내려왔고, 그것은 우리의 현대적인 삶을 무너뜨리고, 전례 없는 전쟁과 죽음을 남겼습니다. 인류——우리의 문명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맞서 싸워야 할 적은 분명 강합니다. 하지만 일부 허무주의자들이 말하듯, 결코 이길 수 없는 존재는 아닙니다. 지난 몇 달간, 대서양이든 구룡이든, 우리는 퍼니싱의 공세를 여러 차례 저지해 왔습니다.

현대 기술을 잃으면 어쩌냐고요? 우리가 만들어 낸 것이라면, 스스로 멈출 수도 있습니다. 연대와 헌신의 정신이 남아 있는 한, 황금시대는 끝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반드시 이 시련을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의 가치를 결정하는 건 무엇을 할 수 있느냐가 아닙니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일을 위해 무엇을 기꺼이 포기할 수 있느냐입니다.

스카우트 여러분, 저의 부모 세대, 그리고 여러분의 부모 세대는 피를 흘리며 싸워 오늘의 이 세상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리고 지금, 같은 사명이 여러분의 어깨 위에 놓여 있습니다. 우리는 퍼니싱을 단 한 걸음도 더 나아가게 두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찬란하게 살아갈 것이고, 열정적으로 일할 것입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지키기 위해서 말입니다!

더 아름다운 내일을 위해!

그레고리가 팔을 치켜들자, 광장은 한순간에 환호로 뒤덮였다.

모든 사람들의 얼굴에 열정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학생들은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 눈시울이 붉어진 노동자에게 경의를 표했다.

그의 말 하나하나를 온전히 이해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학생들 모두가 한 노인의 목소리를 통해 시대가 바뀌고 있다는 감각과, 어떤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들은 더 이상 각자 흩어진 개인이 아닌, "살아 있음과 노동"으로 이어진 하나의 공동체였다. 누구의, 어떤 작은 노력이든 역사의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물론, 그 열기에 모두가 공감한 것은 아니었다.

...쯧, 또 이런 뻔한 소리네.

정신 승리로 퍼니싱을 이길 수 있어? 난 파블로프 연대장이나 나올 줄 알았지. 실전 얘기를 좀 듣고 싶었는데 말이야…

야! 너 말조심해!

...뭐야, 너 왜 내 뒤에 앉아 있어?

이런 구호를 백날 외쳐 봤자 쓸데없고 지루하기만 하잖아. 사람이 고생하려고 살아? 뭐, 다른 고견이라도 있어?

이건 우리의 역사야! 카헤티 사람이라면 무엇을 위해 싸워야 하는진 알아야 한다고!

신념과 규율이 있어야 총도 들고, 전투도 이기는 거야! 군대가 죄다 너 같은 놈들뿐이면 퍼니싱을 이기긴커녕 아무것도 해내지 못해!

너랑 싸우기 귀찮아… 야, 넌 어떻게 생각해?

남학생의 시선이 마르가리타에게로 향했다.

마르가리타, 상대하지 마.

응? 나 말이야?

마르가리타는 검지를 볼에 대고, 잠시 생각에 잠긴 표정을 지었다.

나는 이렇게 다 같이 모여서 이 자리에 있는 게 좋아!

...?

그레고리 아저씨도 정말 파란만장한 삶을 사셨잖아.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전하고 싶었던 건, 분명 아저씨가 생각하시기에 아주 중요한 것이었을 거야.

그걸로 싸우는 건, 좀 주객이 전도된 게 아닐까?

마르가리타는 미소 지으며 무대를 바라보았다. 점점 잦아드는 박수 속에서, 웅장한 현악 선율이 울려 퍼지며 동원 집회의 공연이 시작됐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무대를 바라봤다. 그 위에는 이 시대의 좌우명과 함께 붉은 깃발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뒷산

카헤티 실험 중학교

6:34 PM

동원 집회가 끝난 뒤에도, 네티아는 곧바로 숙소로 돌아가지 않고 훈련용 총기를 멘 채, 학교 뒷산으로 향했다.

그레고리의 연설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흔들었지만, 대다수에게는 가슴을 울리는 연설까지는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네티아에게는 달랐다.

네티아는 그레고리의 말에서 솟구치는 생명력을 느꼈다. 노동을 통해 살아남으려는 한 "환자"의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였다.

그것은 곧, 그들처럼 소외되고 방황하는 무리도 노력을 통해 타인과 연결될 수 있으며, 이 세계에 발붙일 곳을 마련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

네티아는 둔덕 위의 훈련장에 올라, 총을 내려놓고 사격 창 하나를 골랐다.

그곳에는 유독 눈에 띄는 이름과 함께, 나무로 된 작은 팻말이 하나 붙어 있었다.

손 떨지 마, 과녁은 널 봐주지 않아. —사격장 최고 기록, 야킨카.

후…

네티아는 총을 든 채, 한동안 그 글귀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눈을 감고 숨을 골랐다.

과녁을 보며 야킨카의 얼굴을 떠올린 뒤…

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