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헤티 실험 중학교
2162년
면역 시대
자, 애송이들! 내 장교 시험 때의 무용담을 듣고 가슴이 좀 뜨거워졌나? 그럼 이 기세를 이어서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전장에서 개방성 상처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는 방금 다 얘기했다.
그걸 잘해 두면 미친개처럼 달려드는 적 앞에서, 너나 네 전우의 다리 하나쯤은 건질 수 있을 거다. 내가 병상에서 눈을 떴을 때, 너희 얼굴을 보는 일만은 없길 바란다.
단정한 제복 차림의 남자가 강단 위에서 쉬지 않고 말을 쏟아내고 있었다. 그는 이번 기수 스카우트 훈련의 총 교관이자, 카헤티 일대에서 악명 높은 구두쇠, 그리고 아딜레 전투 구역에서 가장 빠르게 진급한 수재—이 소령이었다.
지금은 다들 자기가 나이팅게일이라도 된 것 같겠지. 하지만 분명히 말해 두마. 진짜 시련은 피와 살의 상처만 있는 게 아니다. 전쟁이라는 괴물은 여길 더 잘 부숴.
그는 자신의 관자놀이를 톡톡 두드렸다.
자, 그럼 이제 좀 더… 세부적인 상황으로 넘어가 보자.
첫 번째 문제다. 네 전우가 침식체의 포격에 충격을 받아 기절했다. 겉으로 드러난 외상 말고도, 호흡은 가쁘고 피부는 차갑고 축축해. 맥박은 공장에서 분사되는 로켓처럼 덜덜 떨고 있다. 이건 무슨 상태지?
쇼크입니다, 교관님!
야킨카가 손을 들고 벌떡 일어섰다.
극심한 통증과 공포로 인해 발생한 신경성 쇼크입니다. 환자를 평평하게 눕히고, 다리를 올린 뒤 체온을 유지하면서 가능한 한 빨리 상처를 처치해야 합니다!
좋아. 방금 대답했던 학생이군. 이름이 뭐지?
야킨카입니다, 교관님! 조금 전에 "부상자 분류 원칙"을 맞혔었습니다.
유일하게요!
그녀는 고개를 번쩍 들고, 들뜬 목소리로 자랑스럽게 말했다.
야킨카… 스카이다이빙 클럽 명단에서 네 이름을 본 적 있다. 성적이 꽤 좋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시합에 여덟 번 출전해서 여섯 번 우승했습니다. 교관님!
좋다. 네가 살려낸 이 병사는 살아남았다. 그런데, 그 이후로 이 병사는 천둥 같은 큰 소리만 들으면, 예를 들어 식당에서 접시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 같은 것만 들어도 갑자기 비명을 지른다. 이건 무슨 증상이지?
어… 그건…
웃고 있던 야킨카의 얼굴이 굳어 버렸다. 예습 자료 어디에도 없던 문제였다.
...너무 놀라서 트라우마가 생긴 거 아닐까요? 심리적으로 충격을 받아 약해진 상태니, 전우들의 도움과 동행이 필요합니다.
이 소령의 표정이 서서히 굳어졌다.
트라우마? 내가 원하는 건 감상평이 아니다. 의료 매뉴얼에 실려 있고, 바로 대처법을 찾아볼 수 있는 의학 용어다.
어…
이건 병리학적 문제다, 야킨카. 너의 그 따뜻한 "감성팔이"로는, 사람을 다시 전장에 세워서 퍼니싱과 싸우게 만들 수 없다.
야킨카는 풀이 죽은 채 고개를 숙이고, 손가락으로 뒤통수 머리카락을 꼼지락거렸다.
하지만! 전문 용어 얘기가 나왔으니, 너희 애송이들에게 또 해줄 얘기가 있다. 본 교관이 에레이 섬에서 장교 시험을 볼 때…
1분 28초. 내가 이겼어! 봐, 내가 말했잖아. 3분을 못 참고 꼭 자기 무용담을 시작한다니까!
아, 젠장… 야킨카가 조금만 더 맞혔으면, 복도 청소는 네 몫이었는데…
강단 위에서는 여전히 열변이 이어지고 있었고, 강단 아래의 아이들은 다시 조용히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헤헤~ 케이크{226|153|170}~케이크를 만들어 볼까{226|153|170}~
제빵사님{226|153|170}~얼른 큰 케이크를 구워주세요{226|153|170}~
마르가리타는 맨 뒷줄에 엎드려 있었다. 책상 위에는 달콤한 향이 가득한 케이크가 올려져 있었고, 투명하게 빛나는 과일 글레이즈 위로 환한 미소가 비쳤다.
마르가리타.
네티아는 조용히 의자를 끌어당겨 마르가리타 옆에 앉았다.
어젯밤에는 왜 기숙사에 안 들어왔어? 어디 갔었던 거야?
음?
마르가리타는 다가온 사람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너는…?
...?
나야, 네티아. 어제 오후에 네가 도와줬던 네 룸메이트.
우리 친구 하기로 했었는데, 기억 안 나?
네티아는 손을 들어 연보랏빛 팔찌를 보여 주었다.
!
아! 네티아구나!
마르가리타는 갑자기 환하게 웃으며, 의자를 더 가까이 끌어당겼다.
헤헤, 이거 좀 먹어봐! 급식실 이모랑 같이 만든 미러 케이크야. 진짜 맛있어~!
슈우웅~조심조심… 마르가리타, 지금이야말로 파티시에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순간이야.
그녀는 작은 정교한 스푼을 꺼내, 반짝이는 "미러" 부분을 조심스럽게 떠냈다.
그… 나는 괜찮아. 단 건 별로 안 좋아해.
자, 아~ 해봐, 아~
잠깐—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마르가리타는 그대로 케이크를 네티아의 입에 넣어버렸다.
혀끝에서 녹아내리는 만족스러운 맛과 향기에 네티아의 눈이 저절로 커졌다.
점심을 먹고 온 게 살짝 후회될 정도였다.
어때, 맛있지?
…응.
네티아가 스푼을 문 채 고개를 끄덕이자, 마르가리타는 신이 나서 손뼉을 쳤다.
에헤헤, 세계 최고 파티시에까지 한 발 더 가까워졌다~! 이따 수업이 끝나면 야킨카한테도 먹여봐야지!
마르가리타의 목소리는 점점 커졌고, 둘은 교실 안 모든 시선이 자신들에게 쏠린 걸 눈치채지 못했다.
맨 뒷줄, 너희 둘! 일어나!
!
방금 내가 한 질문에 답해 봐. 환자가 천둥 같은 굉음을 들었을 때…
…"전쟁 신경증"입니다, 교관님.
소령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네티아가 바로 대답했다.
이는 부상자의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게 아닙니다. 비기질적 손상에 해당하는 정신적 외상으로, 명확히 기록된 질병이며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정답이다.
너, 너 어떻게 알았어? 이건 오늘 수업 내용이 아니잖아.
교과서를 한 번 훑어볼 때 봤던 게 기억났어.
…??
하하! 좋아, 아주 모범생다운 대답이군! 내가 사관학교 다닐 때 딱 저랬지!
소령은 네티아를 칭찬하는 건지, 자기 자랑인지 알 수 없는 말과 함께 큰소리로 웃었다.
그럼, 이 질문에도 한 번 답해 봐. 자원이 제한된 상황에서, 다수의 부상자에게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진통을 시행하는 방법은?
극한 전장 의료 실습…! 저건 제일 마지막 수업이잖아, 절대 못 맞혀!
현장에서 구할 수 있는 국소 마취제를 활용합니다. 예를 들어 코카인 용액은 표재성 상처나 점막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는 간단한 신경 차단 마취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손가락이나 늑간 신경 등 특정 신경 줄기 주변에 소량을 주사하면, 해당 부위의 완전한 진통이 가능합니다.
논리 정연한 답변에, 소령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름이 뭐지?
네티아입니다, 교관님.
...전학생이군. 기억해 두겠다. 평가 점수 3점 추가다.
가산점 이야기가 나오자, 교실 안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와아, 네티아, 너 진짜 똑똑하구나~
불공평해요! 지금까지 제가 맞춘 문제가 훨씬 더 많았다고요!
마르가리타가 칭찬하자, 야킨카는 결국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났다.
수업 중이다, 질서 지켜! 야킨카!
교관님 질문에 대답한 것뿐이야, 너와 싸울 생각은 없어.
교과서를 외운 게 뭐가 그리 대단해? 파일럿이 되려면 진짜로 머리 쓰는 지식이 필요하다고. 다른 과목도 한번 겨뤄볼래? 예를 들면, 수학. 자신 있어?
야킨카는 뒤에서 들려오는 경고도 무시한 채, 곧장 네티아 앞으로 다가갔다.
교실은 순식간에 술렁였고, 아이들은 이런 상황을 은근히 즐기는 눈치였다.
그래, 문제 내 봐.
등비수열이야. 초항이 3이고, 처음 세 항의 합이 21일 때… 다섯 번째 항은?
공비를 q라고 두면, 3+3q+3q{194|178 }=21, 정리하면 q{194|178 }+q-6=0, 해는 q=2 혹은 -3이야.
네티아는 거의 망설임도 없이,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풀이를 이어갔다.
따라서 다섯 번째 항은 3에 2의 네제곱을 곱한 값으로 48, 혹은 3에 -3의 네제곱을 곱한 243이겠지.
정답은 48 혹은 243이야.
교실 안의 웅성거림은 더 커졌다. 야킨카는 주먹을 꽉 쥐었고, 손등의 관절이 하얗게 변해갔다.
너… 너도 문제 내!
직각삼각형이 있어. 빗변에 내린 높이가 6cm이고, 그 높이가 빗변을 나눈 두 선분의 길이 차가 4cm일 때, 이 삼각형의 넓이는 얼마지?
두 선분을 x, y라고 두면, x-y=4, 높이 h=6… 넓이는… 넓이는…
야킨카는 손을 허공에서 흔들며, 머릿속으로 도형을 그려 보려 했다.
화이팅~ 야킨카! 힘내~!
파일럿님께 칠판이라도 가져다줘야 하나?
필요 없어! 사영 정리에 따르면, 높이의 제곱은…
그때, 교실 안의 소리가 서서히 잦아들며, 야킨카의 등 뒤로 커다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야킨카, 네티아, 그리고 너—
x*y=36! x-y=4랑 연립해서… 시끄러워!
다급해진 야킨카는 소리를 지르며, 책상 위에 있던 케이크를 뒤로 던졌다.
퍽——
교실 안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고, 곧바로 싸한 정적이 내려앉았다.
와, 네티아! 저것 좀 봐~
교관님이 산타 할아버지가 됐어~!
야외 트랙
카헤티
10분 후
하아… 하아…
하아… 콜록…
야킨카~ 같이 가~!
수업을 방해한 벌로, 네티아, 야킨카, 마르가리타는 스카우트 3인조로 묶여 야외 완전군장 구보 5바퀴 벌칙을 받게 되었다.
야외 트랙은 캠퍼스 외곽에 자리 잡고 있었다. 황금빛 석양 아래, 세 소녀는 무거운 짐가방을 멘 채 카헤티 로켓 공장을 달리기 시작했다.
높게 솟은 굴뚝 하나를 지나칠 때마다, 지평선 너머로 앞선 것과 똑같이 생긴 굴뚝이 고개를 내밀었다.
카헤티의 산업 풍경은, 지금의 그녀들에겐 끝이 보이지 않는 미로에 가까웠다.
네티아는 땀에 흠뻑 젖은 채, 뜨거운 오후의 공기를 힘겹게 들이마셨다. 마치 신기루를 보는 것처럼, 발 아래의 길은 끝없이 이어졌고 워밍업 때 충분히 몸을 풀지 않은 걸 살짝 후회하고 있었다.
왼쪽이야!
바람이 귀를 스치고 지나가며, 익숙한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어… 야킨카? 하아… 너… 헉… 앞에 있던 거 아니었어?
……
한 바퀴 앞서 달리던 파일럿이 둘 사이로 비집고 들어왔다. 이미 지칠 대로 지친 네티아는 그저 형식적으로 그녀를 한 번 노려며 도발에 응했다.
마르가리타, 무게 주머니 좀 줘 봐.
야킨카는 마르가리타의 가방을 열어 모래가 가득 찬 주머니 두 개를 꺼내 들었다.
...우와, 갑자기 엄청 가벼워졌어!
괜찮겠어, 야킨카? 너무 무리하지 마.
괜찮아. 클럽 훈련에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
야킨카는 이마의 땀을 훔치고, 옆에서 숨을 헐떡이는 네티아를 힐끗 바라봤다.
어제만 해도 눈앞에서 힘없이 쓰러지던 애다. 과연, 저 몸으로 끝까지 버틸 수 있을까?
야킨카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마음속에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 고개를 들었다.
지금까지 네티아가 겪은 두 번의 안 좋은 사건, 전부 자신과 연관이 있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네티아, 너도—
건드리지 마.
네티아는 야킨카의 팔을 쳐냈다.
너…?
야킨카는 멍하니 굳어 버렸다. 네티아가 자신의 호의를 이렇게 받아칠 거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해.
네티아는 가방끈을 다시 고쳐 메고, 앞으로 달려 나갔다.
네티아…
…쳇!
그럼 뒤에서 먼지나 마시든가, 전학생!
이따가 쓰러져서 무릎 꿇고 울고 불어도! 절대 도와주지 않을 거니까!
야킨카는 갑자기 속도를 올려 큰 보폭으로 내달리며, 네티아가 간신히 벌려 놓은 거리마저 가볍게 넘겨 버렸다.
둘의 시선이 스친 그 짧은 찰나, 그들 사이의 공기는 발밑의 트랙보다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왼쪽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