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직… 지지직…
——!!!
음, 거의 맞을 뻔했네?
네티아가 상체를 살짝 틀자, 달아오른 거대한 칼날이 그녀의 앞을 스치며 떨어져 지면에 깊은 구덩이를 남겼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실력은 전혀 늘지 않았군.
그녀는 가볍게 몸을 돌리며 손에 든 거대한 낫을 휘둘렀고, 날은 정확히 침식체의 어깨를 갈랐다.
후후, 이번엔 내 차례야.
네티아는 오른발을 들어 적의 가슴을 밟고, 낫 날이 향한 쪽으로 천천히 힘을 실었다.
머리와 몸통이 갈라지며, 불꽃이 사방으로 튀었다.
행동 일지를 갱신합니다. 카헤티 교외에 진입했고 주변 위협 요소는 전부 제거했습니다. 퍼니싱 농도는...
지지직… 지지직…
조금 전부터 네티아의 통신 채널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잡음이 계속 섞여 들어오고 있었다.
그녀는 팔에 착용한 장비를 힐끗 보았다. 발광 튜브 속 수치가 잡음의 파형에 맞춰 급격히 치솟고 있었다.
뭔가 이상하다.
관측 결과, 붉은 안개가 통신 링크에 침식성 간섭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행동 로그를 제출합니다. 임무 종료 전까지 과학 제1 개발부의 대응 방안을 보고받고 싶습니다.
그녀는 익숙한 방향, 도시가 있는 쪽을 향해 다시 걸음을 옮겼다. 안개가 짙어질수록, 귀를 파고드는 잡음도 점점 또렷해졌다.
방사능 구역… 확산 중…
피해… 감당 불가… 즉시 철수…
…승격자!!
삐—날카로운 수신음이 잡음을 가르며 울렸다. 과학 이사회에서 발신한 최우선 등급 통신이 강제로 연결되었다.
이윽고 차가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네티아. 이번 작전이 과학 이사회 단독 집행이라 해도, 원칙적으로 군부는 여전히 너를 지휘하고 조정할 권한이 있다.
이번 임무가 네게 중요하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군부 통신을 차단한 건 정당화되기 어려워.
제 행동 일지를 보셨을 겁니다. 카헤티 방사능 구역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군부 역시 사후에 제 재량을 이해해 줄 거라 판단했습니다.
상관없어. 난 네가 그런 잔꾀를 부리는 건 신경 쓰지 않지만, 니콜라로부터 상황이 상당히 안 좋다는 보고를 받았다.
저도 이 지역의 퍼니싱 농도가 급격히 상승 중인 걸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집중해 최대한 빨리 임무를 끝낼 생각입니다.
바로 그것 때문에 연락했다. 목표 우선순위를 조정한다. 실험 데이터 회수는 일시 중단하고 다른 지원 임무를 우선 수행해.
네티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손가락으로 지팡이를 툭툭 두드렸다.
수석 기술관님, 현장 임무의 우선순위는 안전 총감인 제가 현장에서 판단하는 게 원칙입니다.
그리고 제 판단은 카헤티의 퍼니싱 농도가 계속 상승 중인 지금이야말로 방사능 구역 깊숙이 들어가 실험 자료를 회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겁니다. 다른 임무에 쓸 여유도, 의지도 없습니다.
……
지구 밖 아득히 먼 곳에서 아시모프는 커피를 한 모금 머금은 채 붉은 X 표시로 가득한 파일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파일 상단에는 과학 이사회 안전 총감 네티아라고 소유자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2162년, 네티아가 공중 정원에 온 이후, 20여 년 동안 그녀가 세계 정부에 제출한 카헤티 방사능 구역 조사 신청은 총 79건이었다.
…민사 신청 51건, 과학 이사회 공식 심사 28건.
그 모든 문서에는 예외 없이 선혈 같은 붉은 글씨로 "불허"가 찍혀 있었다.
네가 이 귀환의 순간을 얼마나 오래 기다려 왔는지, 나도 잘 안다. 어쩌면 자료 수집 따위엔 애초에 관심도 없었겠지.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달라. 방사능 구역이 확장되면서 공중 정원은 승격자 추적 병력을 철수시켰고, 인간 한 명이 그 안에 남겨졌다. 그리고 현재 그와는 연락 두절 상태다.
그를 돕는 일은 결과적으로 네 임무에도 도움이 될 거다.
또 그 논리군요… 수석 기술관님, 저는 1부, 2부의 과학자들을 위해 더 이상 힘을 쓰고 싶지 않습니다.
그 사람의 이름은 [player name](이)다.
...?
상대방의 발소리가 뚝 멈췄다.
영상 속 그녀는 아시모프를 똑바로 바라보며 이 정보의 진위를 확인하듯 침묵했다.
군부는 아직 [player name]의 실종과 방사능 구역 확장이 승격자와 관련이 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 경계를 늦추지 말고, 이사회 "장비"에 손상이 가는 일도 없도록 해.
수석 기술관님. 니콜라 사령관님께 전해 주세요. 이 "돌발 상황"을 처리하고 나면, 이번 작전을 지연시키는 어떤 명령도 더는 따르지 않겠다고요.
그렇게 해 주지. 나는 단지 [player name]의 안전과 카헤티의 실험 데이터만 확보되길 바랄 뿐이다.
네티아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고, 되돌아가야 할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정확한 좌표를 보내 주세요. 지금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제가 있는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