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 됐어! 이반!
으윽, 으윽!
야, 이반!
아!
와...
무언가가 손에서 미끄러지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이어서 이반의 비명과 남자의 탄식이 들렸다.
이반, 괜찮아?
팔이 올라가지 않아...
그나저나, 신호는 어떻게 됐어?
이반은 팔이 뻣뻣하게 저린 것을 먼저 느꼈고, 곧이어 조금 전의 혼란스러웠던 상황이 떠올랐다.
신소피아시의 성문을 미끼로 무사히 배에 오른 이반 일행은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던 구조체들을 무사히 구출해 냈다.
모두가 지시대로 장비를 안고 기어서 지정된 장소에 도착했을 때, 일행은 몇몇 장비가 앞선 전투 중에 파손된 것을 발견했다.
이제 어떡하지?
저기, 공중 정원에서 온 이들 중에 이것을 고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우린 전투 병과라... 근데 대충 보니까 지지대만 망가진 것 같은데?
그럼, 그냥 이대로 써도 되는 건가?
안 돼. 이 통신 시설들은 워낙 귀한 거라... 여기 2미터 정도 되는 이가 없나?
모두 서로를 쳐다볼 뿐이었다.
그럼, 한 명씩 올라서면 되잖아요! 제가 올라갈 테니 누가 받쳐주세요!
이반이 힘차게 손을 들었고, 다른 아이들도 따라서 손을 들었다.
문제없어. 전선에서 작전이 성공했다는 보고가 들어왔어. 꼬마야, 네가 이렇게 오래 버틸 줄은 몰랐다.
꼬마가 아니라, 이반이에요!
이봐. 공중 정원 구조체,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옆에 있던 남자가 끼어들며 하늘을 가리켰다.
구조체와 함께 고개를 든 이반은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밝은 하늘을 보았는데, 녹색 빛 오로라가 으깨진 보석처럼 구름 사이로 펼쳐져 있었다.
로제타 누나?
이반은 로제타의 이름을 언급한 이유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오로라를 보는 순간 전장에서 싸우고 있을 모두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졌다.
이반은 자연스럽게 앞으로 나아가 지금이 어떤 상황인지 보고 싶어졌다.
꼬맹아, 함부로 뛰어다니지 마!
곰 인간이세요?
어, 그쪽은 어느 곳에서 오신 곰 인간이죠?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요?
난 지원 함대를 따라 이곳에 온 다른 항구 소속의 생체공학 로봇이야.
우리 대장이 상황을 알고 있어서 나에게 보호 임무를 맡겼어. 그리고 전달할 메시지도 있는데...
수고 많았다! 너희들이 가장 용감한 전사들이야!
흑.
어라, 지금 우는 거야?
그게...
곰 인간은 난처한 표정으로 우는 이들의 등을 두드렸다. 그리고 동행한 인원들에게 부상자들을 수용선으로 데려가도록 지시했고, 그때 몇몇은 소총을 들고 수용선과 반대 방향으로 향했다.
이봐, 어디 가는 거야?
우리 소피아시가 애들 때문에 폭파됐잖아요.
경비 대원들이 이반을 한 번 쳐다보며 말했다.
그러니까 우리도 하나 되찾아와야죠.
경비 대원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옛 소피아시 방향으로 떠났다. 이를 본 곰 인간은 한숨을 쉬며 이반의 머리를 세게 눌렀다.
아, 뭐 하시는 거예요! 아파요!
이봐, 배 두 척으로 저 대원들 뒤를 따라가. 그리고 죽지 않게 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