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39 겨울 왕관의 몰락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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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13 창의적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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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 박사, 본거지 쪽에서 전투가 시작됐어.

바닷가의 바람이 짭짤한 한기를 몰고 임시로 세운 금속 텐트 지붕을 휘감으며 휘청거리게 했고, 텐트 밖에는 온갖 장비들이 쌓여 있었다. 곰 박사가 들고 달려온 태블릿 스크린에는 본거지 교전 상황을 나타내는 붉은 점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니까, 공중 정원 대원들이 맞혔다는 거네. 본거지를 미리 바닷가로 옮겨서 다행이야.

공중 정원에 져서는 안 되니까 우리도 진행을 서둘러야 해. 급하게 만든 반통합 모듈은 준비됐어?

80% 완성됐고, 일부는 이미 생체공학 고래에 설치하라고 보냈어.

그럼, 고래 무리의 유도는?

원활하게 진행 중이야. 우회하면 이동 속도가 늦춰질 테니, 생체공학 고래와 함께 빙산을 뚫고 가는 방법을 찾아보라고 했어. 늦어지긴 하겠지만, 오차를 20분 이내로 줄일 수 있을 거야.

훌륭해. 역시 내 우수한 조수답군!

지금 날 칭찬하는 건가?

미나 박사, 반통합 모듈 하나를 공중 정원으로도 보내 줄 수 있나?

그레이 레이븐의 지휘관이나 누군가한테 부탁해서 보낼게. 그보다 "설계도"는 다 확인했나? 무슨 방법이라도 찾은 거야?

삼공의 습격을 피해 본거지를 미리 바닷가로 옮긴 미나는 원격으로 생체공학 고래 무리의 유도 작업을 지휘하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아시모프의 통신이 들어왔다.

문제가 하나 있어.

뭐라고요?

실제로 만들어진 말쿠트는 설계도보다 변형 기능이 하나 더 있던데...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변형이라... 아, 혹시 뒤쪽 치마 갑옷을 말하는 건가? 미나 박사, 당시 테스트 비용이 늘어난다고 불필요한 장비를 달면 안 된다고 했잖아!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 숲을 지키는 자나, 이 새로운 세대에 있어 켄타우로스는 큰 의미가 있는 형태라고! 게다가 빙하가 갈라지는 상황을 예측할 순 없었잖아. 난 2차 테스트 전에 떼어낼 예정이었다고!

아... 이러다가 나중에 혼나는 건 내가 될 거야. 아시모프, 혹시 로제타의 의식의 바다 문제가 변형 구조 때문인 건가?

일부 영향이 있겠지, 애당초 인간은 변형 같은 건 안 하니까.

그래서 어떡하라고? 그걸 떼어내기만 하면 된다는 건가?

미나는 입을 삐죽거리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말투에는 따르지 않겠다는 기색은 없었다. 오히려 아시모프의 말이라면 즉시 눈앞에서 문제를 해결할 태세였다.

지금은 필요 없어. 너희가 복원한 말쿠트는 변형 구조를 제외하면 다른 부분은 모두 설계도와 완벽히 일치하거든, "결함이 있는 블랙박스"까지도 말이야.

결함이 있는 블랙박스... 그게 무슨 말이지? 설마 우리가 속았다는 건가?

그... 그럴 리가! 푸브 박사는 로제타의 할아버지라고!

계산은 모두 정확했기 때문에 설계도에는 거짓이 없었어. 내가 계산식을 통해 확인해 보니, 기체는 한계를 돌파할 성능을 가지고 있어. 단, "결함이 있는 블랙박스"를 채워 넣을 방법이 있다는 전제하에서 말이지.

채워 넣는다라... 설마 전에 언급했던 "1만 퍼센트에 근접한" 수치를 만족시키라는 건가?

맞아.

그건 애당초 실현 불가능한 걸로 결론 내지 않았나? 1만 퍼센트라니, 듣기만 해도 버그 같은 소리인데... 설마 말쿠트가 버그로 돌아가는 기체라도 되는 줄 아는 건가?

bug가 아니라 가능성이야. 그리고 내 계산 결과도 이를 증명했어. 이 설계도와 이 기체는 가능성에 모든 걸 걸었던 거야.

통신음

삐삐!

논의 중에 미나 옆의 구식 통신 전화가 울렸다. 극지처럼 열악한 곳에서는 다들 여러 가지 연락 수단을 마련해 두곤 했다.

미나 박사님, 좋은 소식입니다. 고래 무리 중에서 선두 고래 "드레이크"를 발견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쁜 소식이라니, 좋아! 즉시 인력을 모아서 드레이크부터 개조하자. 선두 고래니까 나중에 동기화로 다른 고래들도 유도할 수 있을 거야!

드레이크는 기억나는데 "선두 고래"라는 게 무슨 뜻이지? 생체공학 고래들 사이에도 서열이 있다는 건가?

아시모프도 미나처럼 이전 논의에서 화제를 순식간에 전환해 대화에서 주목할 만한 단어를 포착해 냈다.

생체공학 고래뿐만 아니라 극지의 모든 기계가 그래. 통합기가 나오기 전에는 "군집 전술"로 운영했거든.

드레이크는 모든 생체공학 고래의 우두머리고, 생체공학 고래는 또 우리 같은 작은 기계들의 우두머리와 같아. 그러고 보니 생체공학 고래는 "통합기가 아닌 통합기"라고 볼 수 있겠네.

엠베리아처럼 너희 의식을 통제할 수 있는 거야?

드레이크는 "이동식 사령부"와 같아. 안에는 수많은 연산 모듈과 신호 수신기가 들어 있어서 만 개가 넘는 기계 신호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고, 단체 행동을 진행할 수 있어. 하지만 개체의 의지는 지우지 않지. 쉽게 말해 "통합"만 하되, "융합"을 하는 건 아니라는 말이야.

과거, 사람들이 드레이크로 엠베리아를 진정시키려 했던 것도 이런 정보 흐름을 처리하는 특성 때문이었어.

...

왜 갑자기 말이 없는 거야?

미나 박사, 한 가지 질문이 있어서 그러는데, 혹시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의식의 바다를 한 기체에 넣을 수 있을까?

또 무슨 이상한 소리를 하는 거야? 여러 의식의 바다를 한 기체에 밀어 넣는다고? 의식 충돌은 둘째 치고, 의식 배척만으로도 기체가 망가질 거야. 그건 합성 괴물을 만드는 거나 마찬가지잖아?

조롱하는 듯한 말투였지만 순간 멈칫한 미나는 지금까지의 논의를 떠올렸다. 말쿠트의 버그, 생체공학 고래의 특성... 미나는 외투 자락을 꽉 쥐며 눈빛을 가라앉히고 아시모프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내가 뭘 하면 되는지 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