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39 겨울 왕관의 몰락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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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12 양인 대 사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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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먄체프가 전장을 혼란스럽게 만든 것 같은데, 나도 슬슬 등장해 볼까?)

생체공학 고래여, 부상하라!

쿵!!!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생체공학 고래야! 고래들이 얼음층을 뚫고 올라왔어!

수문을 열어 군대를 모두 내보내라.

목표는, 적의 본거지다!

차가운 얼음 조각을 품은 빙야의 바람이 본거지의 금속 텐트를 할퀴며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냈다. 임시로, 후방으로 지정된 이 빙야는 얼음층 깊은 곳에서 검은 그림자가 솟아오르기 전까지 최전선 연합군의 가장 안전한 휴식처였다.

본거지의 병사들이 황급히 텐트에서 뛰쳐나와 목격한 건, 생체공학 고래의 배에 난 수많은 틈새였다. 그 속에서 더러운 눈을 뒤집어쓴 침식체들이 물결처럼 쏟아져 나왔고, 합금이 빙판을 긁는 소름 끼치는 소리가 울렸다.

사격을 멈추지 마! 그리고 어서 최전선과 연락해!

누군가가 고함을 지르며 무기를 들었지만, 공포는 이미 전염병처럼 퍼져나갔다. 주력군이 아닌 그들에게 이 정도 규모의 침식체는 감당할 수 없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하, 계획대로군. 최전선이 아무리 용맹해도, 후방은 눈꽃처럼 취약하지.)

(이곳을 파괴하고 루먄체프와 합류하면, 이번 전쟁은 끝나겠군.)

이런!!! 동료들의 후방을 지키야 해! 침식체들한테 잡히지 않도록 해!

침식체들은 금세 본거지를 포위했고, 빙야에는 비명과 금속이 뒤틀리는 소리가 뒤섞였다.

생체공학 고래의 등 꼭대기에 선 표도르는 아래의 혼란을 내려다보며 허리의 단검을 가볍게 두드렸다.

작전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지만, 표도르는 왠지 수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의 기습이 매우 날카롭고 신속한 건 사실이지만, 상대방이 "황급한 대응" 외엔 아무런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 게 수상했다.

그러고 보니... 본거지에서 도망치는 자가 단 한 명도 없었던 것 같다.

뭔가 잘못된 모양인데, 설마...

???

지금이다! 폭파시켜!

텐트에서 차가운 여성의 목소리가 울리자, 다음 순간 본거지 곳곳에서 불꽃이 치솟으며 폭발음이 연이은 천둥처럼 터져 나왔다.

날카로운 소리가 공기를 먼저 가르자, 곧이어 도미노처럼 폭발음이 연달아 울렸다. 불꽃이 연기와 먼지를 휘감으며 주둔지의 건물들을 차례로 삼켜버렸고, 폭발이 지속됨에 따라 눈밭에도 움푹 팬 자국들이 남았다.

침식체들은 대응할 틈도 없이 삼켜져 버렸고

폭발로 인한 지반 붕괴가 깊어지면서 마치 처음 나타났던 것처럼 다시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지휘관님은 어째서 물러설 곳이 없는 싸움만 시키는 걸까요,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러시는 거죠?

파르마는 분노를 금치 못했다. 그녀의 맨티스 소드는 햇빛 아래서 차가운 광채를 발했고, 찰나의 순간, 표도르 역시 그녀의 존재를 눈치챘다.

함정에 걸린 건가? 이건 미처 예상하지 못했네.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아주 많을걸요!

파르마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얼음 기둥을 발판 삼아 도약했고, 표도르의 얼굴을 향해 칼을 들이밀었다.

난 서리의 삼공 중 하나이자, 전략가 표도르다! 고작 이 정도 실력으로 날 암살하겠다고?

하지만 표도르는 그녀의 공격을 미리 예상했고, 검을 뽑아 막아냈다. 금속이 부딪치는 날카로운 소리가 빙야 위로 퍼져나갔다.

곧 죽을 놈과 자기소개할 생각은 없거든요!

전투는 계속되었고, 표도르는 틈틈이 아래를 살폈다. 텐트에 숨어 있던 병사들이 뛰쳐나와 남은 침식체들과 싸우고 있었다. 아무래도 누군가가 그의 의도를 간파하고 미리 본거지를 옮긴 모양이었다.

이렇게 큰 고래를 옮기는 건 너무 비현실적이죠! 그게 어디로 갔을지 바로 짐작할 수 있는걸요!

지금 네가 여기서 날 막고 있다는 건, 내 전술이 옳다는 증거지. 너희가 날 두려워했기에,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거니까.

파르마의 예상과 달리, 표도르의 전투 기술과 이동 속도는 그녀와 막상막하였다. 처음엔 표도르도 배후에서 전략만 세우는 참모라고 예상했는데, 실제론 근접전에 특화된 민첩한 전사였다.

이런! 양뿔 달린 녀석!

둘은 생체공학 고래의 등 위에서 오가며 교전을 펼쳤고, 파르마의 맨티스 소드는 날카롭고 치명적이었으며, 베기를 날릴 때마다 급소를 노렸다. 반면 표도르의 단검은 힘을 빼는 데 더 능했고, 언제나 아슬아슬하게 치명타를 피하며 그녀의 공격을 허공으로 이끌었다.

전탄 발사!

파르마가 다시 칼을 휘두르려 할 때, 아래에서 기계의 낮은 진동음이 들렸고, 발사구의 문이 열리면서 연한 파란빛의 에너지 무늬가 가장자리에서 빛을 발했다.

이쯤에서 틈을 보이다니!

파르마가 뒤로 물러나려 했지만, 표도르가 날렵하게 몸을 돌려 단검을 곧바로 찔러왔다. 파르마는 어쩔 수 없이 양손에 들고 있던 맨티스 소드를 교차해 머리를 보호했지만, 반동으로 인해 두어 발짝 비틀거렸다.

생체공학 고래가 낮게 울부짖자, 미사일들이 연이어 발사구에서 휘파람 소리를 내며 쏟아져 나왔고, 입구에서 치솟는 열기가 둘의 옷자락을 휘날렸다.

지금 아주 힘들겠지? 보통 사람이라면 이렇게 격한 진동 속에서 근접전을 펼칠 수 없으니까.

물론, 난 다르지!

컥!!!

표도르의 공격이 마침내 파르마에게 명중했다. 끊임없이 흔들리는 고래의 등은 표도르의 주무대가 되었고, 그는 자신의 기체 우위와 경험을 바탕으로 파르마를 계속해서 공격하며, 발사구 쪽으로 몰아갔다.

도망칠 생각하지 마라!

젠장!

파르마가 발사구 가장자리로 도망치려 할 때, 표도르도 공격해 들어왔다. 단검과 맨티스 소드가 서로를 강하게 밀어붙였고, 팔의 기계 관절이 힘을 주느라 붉은빛을 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네요!

도망칠 수 없다고 판단한 파르마는 오른손을 급히 빼내어 표도르를 힘으로 밀어내려 했다.

또 약점이 보이는군.

뭐라고요!

타이밍을 노린 듯, 미사일이 뒤쪽 발사구에서 급격히 발사되었고, 엄청난 진동에 파르마의 발목이 미끄러져 순간 균형을 잃고 발사구 쪽으로 쓰러졌다.

이젠 끝이다. 공중 정원의 구조체여!

표도르의 눈에 차가운 빛이 스치면서, 단검을 거두었다가 그녀의 가슴을 향해 찔렀다. 이 일격으로 전투는 끝날 것이었다.

하지만 칼날이 파르마의 몸체에 닿으려는 순간, 관절이 움직이는 소리가 갑자기 울렸다.

음?

표도르의 공격이 허공을 가르며, 겨냥했던 곳이 지금은 텅 비어 있었다.

그리고 시야 가장자리에서 파르마가 몸을 뒤로 접어 공격을 피하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오른손도 믿을 수 없는 각도로 비틀어졌고, 맨티스 소드도 순식간에 길이가 늘어나 있었다.

맨티스 소드의 끝이 겨누고 있는 곳은 바로 표도르의 가슴이었다. 이내 맨티스 소드의 끝이 순식간에 그의 갑옷을 뚫고 가슴을 관통했다.

이미 구조체가 된 마당에, 몸체를 좀 비틀어보는 건 식은 죽 먹기랍니다.

순환액이 순식간에 분출되더니 차가운 허공에서 작은 얼음 결정이 되었다. 그리고 표도르의 단검이 손에서 미끄러지면서, 그는 힘없이 뒤로 쓰러졌다.

하... 하하, 네 개조는 우리 돌연변이보다... 쿨럭!

파르마는 맨티스 소드를 표도르의 가슴에서 거칠게 뽑아내며 그가 유언을 마치도록 두지 않았다. 그러면서 표도르의 형체가 생체공학 고래의 등에서 떨어져 차가운 바다로 추락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순간 물살이 갈라졌다가 다시 잠잠해졌다.

생체공학 고래

!!

으...

발아래서 생체공학 고래의 소리가 울렸다. 그것은 어떤 고통이 섞인 낮은 신음이었고, 마치 속박에서 풀려남과 동시에 마지막 명령을 전달하는 듯했다. 곧이어 발사 프로그램이 하나씩 중단되었고, 침식체들의 행동도 둔해졌다.

후...

진정한 본거지에 접근하지 못하게 침식체 소탕을 서둘러요.

!!

이게 무슨 소리죠?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생각한 파르마가 동료들에게 승전보를 전하려는 순간, 강한 진동이 빙야의 깊은 곳에서 갑작스럽게 전해져 왔다.

이어서 수많은 침식체의 울부짖음이 들렸다. 지옥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이전의 평범한 침식체들의 포효가 아닌, 더 거칠고 더 압도적인 소리였다.

이합 생물

크으!

파르마가 급히 고개를 들자, 멀리 빙야에 여러 개의 틈이 생겼고 그 틈에서 이합 생물들이 기어 나오고 있었다. 그러면서 붉은 점액이 얼음 표면에 긴 자국을 남겼다.

이합 생물이... 잠깐, 왜 이런 게 나타나는 거야? 적은 침식체뿐이라고 하지 않았어?

멍하니 있지만 마세요!

아!

통제되었던 혼란이 다시 폭발하면서, 병사들의 비명이 이전보다 더 처절했다. 그리고 피가 금세 하얀 얼음을 붉게 물들였다.

아래의 상황을 보며 주먹을 꽉 쥔 파르마는 마음을 점점 가라앉혔다. 삼공은 죽었고, 생체공학 고래는 멈췄지만, 이 전투는 이제 막 진정한 지옥으로 떨어지기 시작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