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39 겨울 왕관의 몰락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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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10 전쟁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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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문 일대를 제외한 나머지 도시 구역은 여전히 우리가 장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중 정원의 힘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구룡에서 수학 생활을 하던 시절이 떠오를 정도였습니다.

보고드릴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폐하.

두로바... 참 쓸만한 인재였는데, 정말 아쉽군.

폐허가 된 어두운 궁전 안, 부러진 기둥의 균열에서 한기가 스며 나왔고, 잭은 중앙에 서서 궁전의 어둠과 하나가 된 듯, 침울함에 잠겨 있었다. 홀로그램 투영 속 루먄체프의 기계 꼬리 끝이 무심히 바닥을 쓸고 있었고, 눈을 내리깐 표도르는 감정 없는 석상처럼 서 있었다.

전장은 언제나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는 법입니다. 삼공의 자리까지 올랐으면 그 정도 각오는 해야 했습니다.

두로바의 자리는 아인형 구조체를 개조할 때 임시로 올린 것이었으니, 나중에 적절한 자로 대체하면 됩니다. 어찌 보면 그녀도 소피아 시를 위해 자신의 의무를 다한 것입니다.

루먄체프와 표도르는 동료의 패배를 그저 "채워야 할 빈자리"로 생각할 뿐, 슬픔의 기색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한 생각을 품은 루먄체프는 아무렇지 않게 말을 내뱉었고, 표도르도 침묵으로 동조했다.

패배했으면서 즐겁게 얘기를 나누고 있다니, 참 놀랍네. 이미 죽은 그 여인은 그렇다 치고, 그 고래들은 분명 훌륭한 무기였을 텐데, 이렇게 넘겨주어도 괜찮은 건가?

일부 생체공학 고래가 적의 손에 들어갈 테지만, 그렇다고 우리의 힘이 약해지는 건 아니야. 더군다나 생체공학 고래는 그들에게 아무 쓸모가 없어.

허세는 누구나 부릴 수 있는 거지만, 인간들이 나대면서 반항하는 모습을 보니, 참 흥미진진해. 특히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지휘관 말이야.

[player name]을(를)... 아나?

내 지인이 그자와 아는 사이거든. 오늘 실제로 보니 나도 흥미가 생겼어. 네 부하들한테 잘 말해둬. 저 녀석은 죽이지 말라고.

...

루먄체프, 표도르, 전쟁의 발걸음을 멈추지 말거라, 다음 보고 때는 승전보를 듣고 싶군.

네, 알겠습니다.

폐하의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그럼, 저는 적의 통솔자를 만나러 가겠습니다.

투영이 갑자기 꺼졌고, 궁전 안에는 천장에서 새어 들어오는 한 줄기 빛만이 남게 됐다. 하지만 그마저도 짙은 어둠에 금세 삼켜져 버렸다.

어차피 이 전장은 너희의 것이니, 마음대로 해. 하지만 난 너무 오래 기다렸어. 블랙박스 데이터는? 아직도 준비를 마치지 못한 건가?

시간이 좀 더 필요해. 최종 통합기는 정교한 물건이라, 그 정도 시간은 기다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난 그렇게 여유롭지 않거든. 시간은 어린 사자를 수사자로 만들기도 하지만, 수사자를 앙상한 뼈로 만들기도 하지. 아무리 강한 자라도 시간을 이길 수 없잖아.

승격자의 입에서 목숨을 아낀다는 소리를 듣게 될 줄이야.

내가 목숨을 아끼지 않았다면 승격자가 되지도 못했겠지. 쳇... 그런데 너는 어떻게 된 거지? 보아하니 욕망에 눈이 먼 것 같지는 않은데, 어떻게 세계를 정복하겠다고 꿈꾸게 된 걸까?

궁전 안이 조용해지면서, 바람만이 깨진 창문 틈으로 들어와 바닥의 먼지를 휘감았다.

그는 낡은 벽돌을 통해 수년 전의 별하늘을 보듯, 천천히 고개를 들어 칠흑 같은 천장을 바라보았다.

과거의 난... 우주인이었다. 대기권을 벗어나 우주를 탐험하러 가는 것이 내 천명이라고 생각했었지.

그렇게 모든 훈련을 통과한 뒤 로켓을 타고 구름층을 뚫었지. 무중력과 금속의 차가움이 몸을 감쌀 때, 난 창가로 다가갔어. 하지만 별하늘은 보이지 않았어.

내가 본 건, 온전한 지구였어.

잭의 손가락이 그때의 창문 온도를 여전히 느끼는 것처럼 미세하게 떨렸다.

그 순간이 너무 충격이어서, 난 자기도 모르게 유리에 달라붙어 눈물을 흘렸어. 동료들은 행성이 얼마나 아름답냐고 이야기했지만, 내 머릿속엔 온통 "온전한 지구"였어.

그래서 지구로 돌아온 후, 우주인을 그만두었고, 나의 미약한 "혈통"을 이용해 장교가 됐지.

나중에는 자발적으로 고위층의 개조 실험에 참여했는데, 수없이 많은 약물이 혈관에 주입될 때의 고통도, 신경 접합의 찢어지는 듯한 고통도 견뎌냈고, 결국은... "최종 통합기"가 됐지.

잭은 잠시 눈을 감았고, 어둠 속에서 "세계 통합"이라는 신념을 품고 함께 싸웠던 전우들의 수많은 그림자가 떠올랐다.

그들은 잭과 함께 "통합"된 세계를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싸웠다.

그런 사소한 일 때문에 세계를 정복하겠다고? 뭐야, 설마 아직도 사춘기를 벗어나지 못한 거야?

애들이나 별을 따려고 하지. 하지만 난... 모든 해안선이 하나로 이어져 있는 걸 봤어. 우리의 분쟁 때문에 그 위에 생긴 균열도 봤지. 지구는 너무나 온전해서, 지상의 모든 경계가 우스꽝스러워 보일 정도였어.

태초부터 하나였던 것인데, 인간들 때문에 균열이 생겼어. 난 그걸 내 손으로 지워버리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