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한 기체임에도 로제타는 밀리지 않았다. 두로바가 쏜 총알을 검으로 베어낸 뒤, 기체의 고속 비행 능력으로 순식간에 두로바의 곁으로 접근했다.
다른 곳에서 싸우는 병사들을 위해서라도 여기서 쓰러져라! 두로바!
제길!
마침내 로제타의 검날이 두로바의 기체를 관통했고, 중심을 잃은 두로바는 뒤편의 폐허 건물로 크게 처박혔다.
쿨럭, 생체공학 고래들만이라도 여기로 돌아올 수 있다면...
역시 그런 거였군. 이 고래들은 전부 네가 "불러" 온 거였어!
두로바가 다시 일어나 로제타를 향해 집중 사격을 퍼부었다.
조금 전에 그 장치들을 전부 봤잖아! 뻔히 알면서도 묻는 거냐?
미사일을 발사하자마자 두로바가 로제타를 향해 돌진했다.
알았어. 관절을 노릴게!
빛의 검이 정확히 두로바의 거대한 발톱을 내리쳤고, 금속이 끊어지는 소리가 귀를 찔렀다. 하지만 두로바는 쓰러지기는커녕 몸체 아래에서 갑자기 가시 형태의 구조물을 뻗어내 반작용력으로 자세를 잡았다.
쿨럭... 실험 품에게 당할 줄이야!
그들은 실험 품이 맞아. 왜 내 기체가 엠베리아와 비슷한지 알고 싶다고 했지?
그건 엠베리아 계획이 실패한 후, 우리는 수많은 실험을 진행했고 결국 안정적인 개조 방법을 찾아냈기 때문이야!
그렇다. 청산 과정에서 잡힌 사람들은 모두 성공을 위한 실험 데이터가 됐고, 그 데이터들이 결국 우리 서리의 삼공을 개조하는 기술 기반이 되었지.
아쉽군. 데이터가 좀 더 있었더라면... 연합을 위해 기꺼이 희생할 사람들이 실험에 더 많이 참여했더라면, 우리의 개조는 틀림없이 더 강력해졌을 텐데.
공방은 계속 이어졌다. 로제타는 점차 기체의 특성을 파악했고, 기동 회피와 레이저 카운터를 더욱 자연스럽게 구사했다. 반면 두로바는 오로지 힘으로만 버텼고, 기체를 한계까지 밀어붙이다 보니 표면에 과부하의 붉은빛이 번지기 시작했다.
너는 생명이 대체 뭐라고 생각하는 거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실험실을 벗어나지 못했는지 알기나 해?!
항로 연합의 이익 앞에서는 그저 숫자일 뿐이다. 통합기와 돌연변이의 연구 개발이 성공하게 된다면, 모든 희생은 명예가 될 것이다!
지금이 바로 최고의 기회였다. 로제타는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모든 분사기를 가동해 두로바의 방어용 가시에 돌격했고, 상황은 순식간에 힘과 힘의 대결로 변했다.
그건 우리가 원하는 명예가 아니야. 그리고 누구도 그런 걸 요구한 적 없어!
항로 연합 아래서 살아가는 자로서, 해야 할 일은 오직 자신이 어떻게 연합의 발전에 더 많은 공헌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뿐이다.
그런 오만한 생각 때문에, 극지의 모두가 지금 이렇게...
그건 잠시의 진통일 뿐이다. 숲을 지키는 자여. 역사는 승리자가 쓰는 법. 항로 연합이 세계를 통합하는 그날, 이전의 실패는 모두 "숭고한 희생"이 될 것이다.
떠나간 수많은 동료를 위해서라도, 네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나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본래의 사명을 완수하는 것이다!
내 사명...
바로 너희의 계획을 박살 내는 거다. 두로바!
뭐?
대치의 균형이 깨지려는 순간, 로제타는 위로 가속하며 두로바의 공격을 피했다. 이어서 빛의 검 하나를 던져 두로바의 거대 발톱을 고정했고, 다른 하나의 빛의 검은..
두로바의 인간형 부분을 관통시켰다.
결국... 시간을 이기지 못하는 건가?
지휘관은 로제타와의 의식 연결을 통해 두로바의 몸에서 무언가가 흘러 나가는 것을 느꼈고, 그녀의 생명이 끝에 다다른 것을 알 수 있었다.
푸브, 또 내가 틀렸다고 할 텐가?
...
로제타도 눈을 크게 떴지만, 중추가 파괴된 두로바는 더 이상 대답을 하지 못했다. 기체 내부의 붉은 빛이 서서히 약해지더니, 두로바의 기운과 함께 기체의 모든 동작이 멈춰버렸다.
하...
전투가 끝난 후에도 승리의 기쁨은 크게 없었고, 오히려 새로운 의문만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하지만 지금은 망설일 때가 아니었다.
정찰병, 상황 보고하면서 회선 연결해!
여러 소대가 적을 성공적으로 제거했고, 이제 이곳에 임시 주둔지를 설치할 예정이야. 그리고 회선도 준비됐어!
숲을 지키는 자의 대부대는 지원을 위해 각지로 파견됐지만, 정보 전달과 비상 상황에 대비하여 한 개 소대를 남겨두었다.
통신이 연결된 것을 확인한 로제타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서리의 삼공 중 하나인 두로바를 제압했고, 그녀가 통제하던 연안 지역도 아군 부대가 장악했다.
이번 공방전은 우리 연합군이 승리를 거뒀다!
전쟁에서 승전보는 언제나 사람들을 고무시켰고, 그 노력이 보답받는 순간 눈보라 속에서도 병사들은 따스함과 열정을 느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도시 구역 곳곳에서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파르마 리더, 저쪽에 성과가 있나 보네.
그럼, 이제 우리만 남았네요!
환호성은 블랙 램 소대의 전장에도 전해졌다. 이때 루먄체프는 블랙 램 소대와 여전히 교전 중이었고, 표도르는 기습 실패로 항로 연합 부대에 포위당한 상태였다.
표도르, 두로바가 실패한 모양이군.
그런 것 같아.
전황은 여전히 치열했지만, 전략적으로 볼 때 첫 번째 대결은 결과가 이미 나온 상태였다.
그럼, 이제 우리가 형세를 뒤집어주지!
뭐라고요?
루먄체프는 전장의 흐름에 영향받지 않고, 다시 노안에게 공격을 가했다.
하지만 노안은 이미 루먄체프의 그 즉흥적인 전술에 익숙해진 상태였다. 그래서 에너지 방출 검을 들어 올려 정면에서 루먄체프의 공격을 막아냈다.
흥!
역시 북극 항로 연합의 전사답구나. 대전차포로 건물을 날려버리다니, 정말 눈이 번쩍 띄는걸.
마침, 근처에 있길래 쓴 거뿐이다. 난 절대로 네가 공중 정원의 지휘관을 해치게 두지 않을 거다. 전부 사격 개시!
네!
표도르가 충분히 가까운 거리까지 접근했지만, 결국 근처에 있던 안토노프에게 기습이 발각되었다. 위급한 순간, 안토노프는 표도르의 발판을 폭파해 균형을 무너뜨렸다.
그 바람에 표도르의 총에서 발사된 총알은 자연스럽게 궤도를 벗어나게 됐다.
너희가 재빨리 대응했다고는 해도, "삼공"을 이 정도로 막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는 마라. 루먄체프, 목표는 저 공중 정원의 지휘관이다!
마침 준비 운동도 마쳤어!
지휘 체계를 타격하는 것은 언제나 전쟁에서 가장 빠른 방법이었고, 그건 연합군, 삼공 할 것 없이 똑같이 생각하던 원칙이었다.
루먄체프는 지시받자마자 돌격 자세를 취했고, 기체 표면이 에너지 충전으로 인해 초록색에서 점차 붉은색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이제 됐어요. 철수하세요!
뭐라고요?
돌격 준비를 하기 전에, 시몬이 목청을 높여 외친 소리가 기계를 통해 퍼져나갔다. 그러자 연합군 병사들은 즉시 각자 받은 군용 수류탄을 꺼내 들었다.
이건...
수류탄이 지면에 닿자 폭발했다. 하지만 그 안에서 터져 나온 것은 폭약의 불꽃이 아닌, 여러 물질이 혼합된 연기였다.
우리가 도망가게 둘 것 같으냐? 돌격!
루먄체프는 에너지 충전을 중단하고 연기 속으로 돌격했다. 하지만 빈 건물에 돌진해 허탕을 치고 말았고, 예상했던 충돌음 속에서 비명은 전혀 들리지 않았으며, 시멘트와 합성 강이 부서지는 소리만 들렸다.
표도르는 공중에 떠다니는 연기 입자를 살피며 눈을 찌푸렸지만, 입가에는 교활한 미소가 맺혔다.
제대로 당했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