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가 떠나기 전에 물자를 전부 화물칸에 실어! 다들 움직여!
신소피아시의 성문 앞에서 열 대가 넘는 소형 운송 장비가 비뚤비뚤하게 눈 위에 서 있었다. 운송 장비의 적재함에는 물자가 반쯤 실려 있었지만, 누구도 작업을 멈출 수 없었다. 후방 지원 대장이 운송 장비 옆에서 목청이 터지라 외치고 있었다.
대장님. 이 운송 장비는 계속 채워지지를 않습니다. 제가 먼저 출발하고 나머지는 다음 운송 장비에 실으면 어떻습니까?
그래서 내가 재촉하고 있잖아! 싸울 수 있는 병력은 다 전장에 나갔어. 여기 남은 게 어떤 이들인지는 너도 알잖아!
으악!
인파 속에서 혼란이 일어났다. 한쪽에선 압축 비스킷 상자를 들고 비틀거리는 사람이, 다른 쪽에선 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의료 상자를 운반하다 넘어져 비명을 지르는 사람이 있었다.
야, 괜찮아?
괜찮아. 벽돌에 걸려 넘어진 것뿐이야.
남자는 무릎을 문지르며 고개를 들었고, 화가 난 듯 벽돌을 발로 걷어찼다.
대체 누가 이런 걸 대로에 버려둔 거야!
벽돌이 근처의 기초 공사 철근과 "쾅"하고 충돌하며 얼음 조각이 사방으로 튀었고, 주변에 있던 모두가 움직임을 멈췄다.
둘러보니 이른바 "도시"라 불리는 이곳은 웅장한 성문을 제외하면 전부 울퉁불퉁한 기초 공사 현장에 불과했다.
철근은 밖으로 드러나 있었고, 건축 재료는 무질서하게 쌓여 있었다. 그 너머로는 빙야 위에 방한 텐트가 줄지어 있었는데, 예전에 배에서 생활하던 때의 텐트와 다를 바 없었다.
대체 누가 이런 걸 계획한 거야? 사람들이 살 집부터 안 짓고 성문부터 이렇게 멋지게 지어놓다니!
불평하지 마. 당시에 투표할 때 너도 있었잖아.
이건...
남자는 순간 말문이 막혀 입만 벌렸다 닫았다 할 뿐 말을 잇지 못했다. 확실히 그도 웅장한 성문 건설에 찬성표를 던졌다. 신소피아시가 웅장한 정문을 가지길 모두가 바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도시를 건설했음에도 생활 수준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기본적인 물자는커녕 따뜻한 밥 한 그릇조차 보장하기 힘들었다.
거기! 게으름 피우지 마! 왜 다들 손을 멈추고 있는 거야? 전선이 얼마나 긴박한지도 모르나?
알겠어요!
재촉받자, 남자들은 불평을 멈추고 물자를 서둘러 들어 대열로 복귀했다.
이반, 이거 너무 무거운데, 도와줄래.
그럼, 한 사람씩 한쪽을 들자.
전선을 지원하기 위해 아이들도 물자 운반 대열에 합류했다. 이반은 동료와 함께 짐의 양쪽을 나눠 들고 운송 장비로 향했다.
물자를 나르던 중 성문 구역의 어느 골목 입구에서 몇몇 남자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았다.
전선에서 들리는 소식으로는... 상대가 정말 잭 장군이라면, 귀순하는 게 최선 아닐까?
이반은 그들을 알고 있었다. 모두 협회의 오랜 구성원들로 예전에 방어선도 지켰던 사람들이었다. 현재는 경비단으로 파견되어 있었는데, 안토노프보다도 성격이 까다로운 이들이었다.
미쳤어? 그는 지금 침식체를 조종하고 있어. 인간의 적이라고!
정말 인간의 적이라면, 침식체가 후방을 기습하도록 내버려두면 되잖아?
우리 병력이 얼마나 되는지는 너도 알잖아. 잭 장군이... 아니, 서리의 군주가 정말 그럴 생각이었다면 여긴 벌써 벌집이 됐을 거야!
하지만 실제로 너도 봤잖아? 전투는 계속되고 있었지만, 서리의 군주는 전장 밖의 지역은 건드리지도 않았어. 이런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너희는 아직도 모르겠냐?
남자들은 토론 끝에 결론을 내렸다. 서리의 군주가 항로 연합의 이상을 실현하려면 자신들 같은 국민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소피아시 시절을 겪고 서리의 군주와 잭을 알았던 그들에게는 항복이 전선 지원 말고도 가능한 선택지로 보였다.
모두가 항로 연합의 사람이었고, 소피아시의 사람이었다. 그런데... 왜 잭과 싸워야 하고, 왜 소피아시와 싸워야 하겠는가?
항복하기만 하면 희생 없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당신들...
뭐 하는 거야! 경비단이라고 일 안 해도 되는 줄 알아? 어서 가서 짐 옮겨!
세 남자는 얼굴색이 변하더니 허둥지둥 옷맵시를 바로잡고 골목에서 슬그머니 빠져나갔다.
하지만 골목에서 들은 이야기가 작은 돌멩이처럼 이반의 마음을 때렸다. 불안과 망설임 그리고 깊어 가는 혼란이 차가운 바람과 함께 신소피아시의 눈밭으로 조용히 스며들고 있었다.
이반! 왜 손을 놓은 거야!
남자아이의 외침에 이반은 정신을 차렸다. 이반의 손에서 짐이 바닥으로 미끄러져 내렸고, 맞은편의 하얗게 질린 남자아이가 필사적으로 짐을 끌어올리려 애쓰고 있었다.
아, 미안!
이반은 재빨리 짐을 끌어올렸지만, 방금 들은 이야기들이 날카로운 얼음 조각처럼 가슴을 파고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