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이 확인됐습니다. 자살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산 의장님 상태는 어떻습니까?
지금 급하게 지혈하고 있어. 아직 의식은 없어.
젠장, 내부 출혈이면 큰일인데…
문이 거칠게 열리며 최고 지휘부 상주 의료진이 뛰어 들어왔다.
부상자는요? 상태는 어떻습니까!
여기예요. 외부 상처는 응급처치를 해두었어요.
빠르게 대응해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이제부터는 제가——
잠깐만요.
누군가의 손이 의료진의 행동을 막았다. 의무 요원은 이사루스의 목소리에서 이례적인 차가움을 느꼈다.
이후 모든 조치는, 저희 정화 부대의 "보호" 아래에서 진행해야 합니다. 특수한 상황이라 양해 부탁드립니다.
야…
입으로는 양해의 말을 건넸지만, 태도는 누구보다 단호했다. 근거 없는 경계는 즉시 의무진의 불만을 자극했다.
지금 그게 무슨 뜻입니까? 제가 의장님을 해치기라도 한단 말입니까?
이미 말씀드렸듯이, 특수한 상황이라 저희도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잠재적 위협을 차단해야 합니다.
다른 두 명의 정화 부대 대원도 조용히 위치를 조정했다.
야, 이 융통성 없는 자식아! 지금은 하산 의장님 치료가 먼저라고!
...들으셨죠.
시간을 낭비해 주셔서 감사하네요!
의료진은 재빨리 하산 의장의 상태를 살폈다.
비장 파열입니다. 출혈성 쇼크로 인한 의식 소실… 현재 시설로는 치료가 불가능하니, 즉시 생명의 별로 옮겨야 합니다!
그녀는 휴대 장비에서 접이식 들것을 꺼내 펼친 뒤 하산 옆에 내려놓았다.
잡아주세요!
이사루스와 크로와가 함께 하산을 들것으로 옮겨 고정시켰다.
이동할 때는 몸의…
콰—쾅—
아주 먼 곳에서 울린 듯한, 거대하고 낮은 굉음이 공간을 흔들었다.
곧이어 짧고 강한 진동이 뒤따랐다.
의무 요원이 휘청거리자, 크로와가 급히 잡아줬다.
탁자 위 커피잔이 바닥에 떨어져, 남아 있던 커피가 갈색 얼룩을 남겼다. 언진의 휠체어도 넘어져 그의 시신이 인형처럼 나뒹굴었지만, 아무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무슨 일이… 터진 거야…
곧이어 더 날카로운 경보가 공중 정원 전체에 울렸다.
공중 정원이 추락하고 있다고? 장난해?!
어서…
조금전 진동이 잠시 하산의 의식을 깨운 듯했다.
의장님!
어서… [player name]에게… 연락해… 테디베어를… 찾으라고 해…
분명 하산은 중상을 입은 상태였지만, 말도 안 되는 강한 힘이 크로와의 손목에 전해졌다.
성패는… 여기에… 달렸어!
그 말을 끝으로 하산은 다시 의식을 잃었다.
세 사람은 서로 얼굴을 바라봤다.
우선 의장님을 생명의 별로 이송하고, 가는 길에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에게 연락을 취합시다.
말이 끝나기 바쁘게, 하산의 단말기가 울렸다.
…………
크로와가 단말기를 들어 통신을 받았다. 발신자는 니콜라였다.
크로와? 이사루스도 있었군. 하산은?
하산이 최고 지휘부에서 언진에게 습격당했다고?! 하필 이런 상황에?!
둘은 말을 아끼고 니콜라의 다음 지시를 기다렸다.
…………
[player name]… 테디베어…
니콜라의 불끈거리는 관자놀이가 그의 분노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는 길게 숨을 내쉬며 애써 감정을 가라앉혔다.
이사루스, 하산 의장을 생명의 별로 옮겨.
의장의 생명 보호를 최우선 목표로, 즉시 출발해.
알겠습니다.
정화 부대 대원들이 들것을 들고 빠르게 철수했고, 니콜라도 굳은 표정으로 이동 장비에 올라탔다.
지휘부로 돌아간다.
생활 구역에서 최고 지휘부로 향하는 전용차 안, 니콜라는 평소와 다름없는 침착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겉보기엔 흔들림 없는 모습이었지만, 팔 위를 두드리는 손가락이 그의 불안을 보여주고 있었다. 생각에 잠길 때, 그리고 마음이 조급할 때 나오는 버릇이었다.
지금 상황이 어떤지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떤 동요도 보여선 안 됐다. 지금 이 순간, 공중 정원에는 반드시 누군가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했다.
그는 머릿속으로 발생 가능한 모든 경우를 시뮬레이션했다. 가장 이상적인 결과부터 최악의 상황, 손실을 최소화하는 경우와 큰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선택과 잃게 될 것들, 그 모든 것을 저울질했다.
그때, 아시모프 전용의 단말기 알림이 울렸다. 요란한 경보음 속에서 유독 반갑게 들리는 소리였다. 니콜라는 그의 연락이 희망의 소식이길 바랐다.
상황은?
퍼니싱이 어떤 경로로 공중 정원까지 도달했는지는 아직 모르지만, 목표는 명확해, 바로 게슈탈트야.
게슈탈트는 즉시 방어 및 자체 진단 모드로 들어갔고, 전면 셧다운 상태에 돌입해 퍼니싱의 추가 오염을 차단했어. 방금 전 전력 공급도 모두 끊었으니, 일단 이쪽 위협은 당분간 신경 안 써도 될 것 같아.
하지만 공중 정원의 추락이 시작되었어. 상황이 좋지 않아.
게슈탈트가 셧다운된 지금은 수동으로 엔진을 차단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연산 장치를 강제로 가동하는 순간 다시 오염될 위험이 있어.
조금 전에 카레니나가 제동실로 가서 엔진을 껐다고 하지 않았나?
바로 그게 문제야. 카레니나 속도라면 지금쯤 엔진이 꺼졌어야 하는데, 시스템에 아무런 변화가 없어.
분명 무슨 문제가 생겼을 거야, 우리에겐 시간이 없어.
지금 즉시 투입 가능한 집행 부대에 연락해 지원을 보내도록 하지.
그럼 난 퍼니싱을 차단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게. 게슈탈트를 다시 가동시키지 못하면, 공중 정원을 제어하는 건 불가능해.
성공률은?
매우 낮아, 하지만 최선을 다해 봐야지.
...지금 바로 지상에 있는 테디베어의 위치 신호를 검색해서 [player name]에게 보내줘.
그리고 공중 정원이 지구 중력 포획 임계점에 도달하기까지의 남은 시간을 계속해서 동기화하고, 가능한 한 모든 인원이 탈출할 수 있도록 조율해야 해.
…알았어.
최고 지휘부로 향하는 동안, 니콜라는 각종 정보를 신속히 분석하여 임무들을 순차적으로 하달했다.
그는 자신이 언제 지휘부 사무실에 도착했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그가 발을 들여놓는 순간, 지휘 센터에 있던 모두가 동시에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총사령관님, 엔진 중앙 제어실 근처에 있는 모든 집행 부대에게 명령을 하달했습니다.
아직 부족해. 군부 전 인원에게 연결해.
전부요?
그래, 전부.
그 순간, 집행 부대, 정비, 부대, 지원 부대, 정화 부대… 임무 중인 인원부터 대피 중인 인원까지, 모든 병사들의 단말기에 니콜라의 통신이 동시에 연결됐다.
**, 엔진 출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C7 구역 점검은? 거기에 문제…
지지직——
…지휘부 연락이야.
그들은 위쪽 스피커를 올려다보았다.
니콜라입니다. 공중 정원이 3시간 27분 후 지구 중력 포획 임계점에 도달할 예정입니다.
공중 정원 대피 캡슐은 각 층 양쪽에 배치되어 있으니, 대피하실 분들은 미리 준비하시 바랍니다.
혹은 여기에 남아서 공중 정원을 도와주셔도 됩니다.
집행 소대가 즉시 각 부서의 긴급 수리를 조직할 것입니다. 남기로 결정하신 분들은 그 자리에서 대기해 주십시오. 집행 소대가 곧 작업을 배분해 드릴 예정입니다.
우리는, 공중 정원은 여러분과 함께할 것입니다.
짧고 군더더기 없는 메시지, 참으로 니콜라다웠다.
하… 대피 캡슐 같은 게 있었어? 난 처음 듣는데?
공중 정원이 이렇게 큰 데 당연히 있겠지…근데, 대피하러 안 가?
글쎄, 난 여기 남으려고, 넌?
...C7 구역 점검 완료, 이상 없음. 이제 C8 구역으로 이동한다.
이와 같은 대화가 공중 정원 곳곳에서 울려 퍼지고 있었다.
수많은 불꽃이, 각자의 최전선을 향해 뛰어가고 있었다.
통신을 끝낸 니콜라는 즉시 한 사람에게 다시 연락했다.
[player name], 지금 이런 상황이야.
368번 보육 구역에서 귀환 중이던 인간은, 단호하고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시모프가 네 단말로 테디베어 위치를 보냈다.
내 추측인데, 판국을 뒤집을 열쇠는 양자 슈퍼컴퓨터에 있을 가능성이 커. 게슈탈트를 다시 가동하지 못할 경우, 그걸 대체할 예비 수단이 필요해.
가서 테디베어를 찾아. 그다음은 네게 맡긴다.
그리고 또 하나…
임무가 아니라 명령이야.
만약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넌 공중 정원으로 돌아오지 마. 내가 허락하지 않을 거다.
이건 명령이야. 넌 따르기만 하면 돼. 다른 건 생각하지 마.
인류의 불씨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누군가는 살아남아야 한다.
…………
니콜라에게 고민할 시간 따윈 없었다. 그는 짧게 숨을 고르고, 다시 통신 쪽을 바라보았다.
좋아, 가. 가서 희망의 길을 열어.
니콜라가 통신을 종료했다.
정말 끝도 없군.
그의 앞을 가로막고 있던 감염체가 마지막 비명을 내지르며 쓰러졌고, 리는 귀찮다는 듯 한숨을 내뱉었다.
이 정도 개체는 둘에게 위협이 되지 않았지만, 수가 너무 많았다. 그 덕분에 그들은 이 구역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채 발이 묶여 있었다.
리, 타이밍을 봐서 먼저 돌파하는 게 좋겠어요. 남은 적들은 제가 남아서 처리할게요.
최소한 한 명은 지원하러 가야 해요.
쉽지 않아요. 방금 시도해 봤는데, 감염체 보강 속도가 저희 예상보다 훨씬 빨라요.
안쪽에 갇힌 저희 두명으로는 돌파가 불가능해요.
게슈탈트가 아직 재가동되지 않은 탓에, 공중 정원의 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엔진 중앙 제어실 상황 역시 좋을 리 없었다.
한시라도 빨리 가서 도와야 했지만, 하필 이런 때, 목적지 문턱에서 괴물무리가 그들의 발목을 잡았다.
이젠 어떻게 해야 할까? 또 다른 부대에 연락해 지원 요청을 해야 할까? 아니, 거리로 계산해 봤을 때, 그건 이미 늦었다. 지금 조건에 부합되는 인원은 이곳 두 사람뿐이었다.
야!! 비켜——!!
우렁찬 고함이 공격보다 먼저 들려왔다. 리는 즉각 소리를 감지하고 몸을 옆으로 피했다. 곧이어 녹티스가 뛰어들어 리를 노리고 달려들던 이합 생물을 강타하고, 만족스러운 얼굴로 눈앞에 쓰러진 "전리품"을 바라봤다.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뒤쪽에서 또 다른 감염체가 빠르게 튀어나왔지만, 녹티스가 돌아보기도 전에, 다른 공격에 의해 쓰러졌다.
녹티스, 집중해.
&*#@%——?! 지금 누구한테 하는 소리야?!
시끄러워, 녹티스. 그 기력으로 이합 생물 몇 마리라도 더 잡지 그래.
다들 괜찮습니까?
고마워요!
다른 소대도 이쪽으로 오고 있어. 기체 적응이나 수리에 투입된 인원들은 시민 대피를 중심으로 맡고 있고.
경보 단계가 또 올라갔어요. 시간이 없습니다. 여긴 저희에게 맡기고, 두 분은 제동실의 정비 부대를 지원해 주세요.
그럴게요.
죽어어어어——!!
카레니나는 절규에 가까운 기합과 함께 눈앞의 감염체를 때려눕혔다. 하필 이런 때에 이 망할 것들이 들이닥치다니, 그녀는 간신히 엔진 하나만 꺼놓은 상태였다.
감염체들에게 발이 묶여, 다른 건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빌어먹을 놈들이 뭐 하는 짓이야!!
카레니나는 뒤쪽 장비를 파괴하던 감염체의 머리를 그대로 후려쳤다. 이미 여기저기 망가져서 부품 손상도 심했고, 이대로 장비가 더 부서진다면, 이제 그녀 혼자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게 된다.
*%#!!
그러던 중, 또 다른 감염체가 멀리서 기계를 파괴하는 게 보였다. 하지만 그들 사이엔 너무 많은 감염체들이 가로막고 있었고, 지금 상태로는 절대 막을 수 없었다.
카레니나!
카레니나는 조금 떨어진 위치에서 리와 루시아가 제동실로 뛰어오는 걸 발견했다.
빨리!! 당장 옆에 있는 그 빌어먹을 놈부터, 기계 부수지 못하게 날려버려!
그 말을 들은 루시아는 즉시 그 감염체를 베어냈다.
저희가 지원하러 갈게요.
오지 마! 너희는 왼쪽 엔진부터 꺼! 나보다 그게 훨씬 더 중요해!
빨리 움직여! 공중 정원은 이미 지구로 추락 중이야!
루시아와 리는 짧게 눈을 맞춘 뒤, 곧바로 남은 엔진으로 각각 달려갔다.
한시름 놓은 카레니나는 그제야 전력을 다해 주변 감염체들을 소탕하기 시작했다. 전투 소리, 엔진 진동 소리, 감염체의 울부짖음과 쓰러지는 소리들이 겹쳐 울렸고, 잠시 후 소음은 점차 잦아들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 되돌릴 수 없는 지점에 닿기 전에 반드시 막아야 한다.
공중 정원의 고도가 곧 위험 구간에 진입해!! 빨리!
알겠어요!!
카레니나는 마지막 감염체를 처리하고, 즉시 엔진 차단 작업에 합류했다. 그리고 끝내, 공중 정원의 모든 엔진을 수동으로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적어도 지금은, 그들의 에덴이 지구와 충돌하는 걸 막아냈고, 공중 정원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팽팽히 당겨져 있던 그 불안의 끈은 끊어지지 않았다. 공중 정원은 여전히 관성에 의해 지구로 추락하고 있었고,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그다음은요?
수동으로 엔진 분사 방향을 전환해야 해. 공중 정원이 엔진 없이 버티는 데는 한계가 있어. 방향을 바로잡고 다시 엔진을 살려야, 공중 정원과 지구 둘 다 안전을 확보할 수 있어.
이 인원으로는 부족해요. 제가 다른 사람들도 데려올게요.
좋아, 제발 더 큰 사고만 터지지 않길…
쉬이익!!
제동실 문 앞에 도착한 리에게 또 한 마리의 이합 생물이 달려들었다. 놓친 놈인지, 새로운 놈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일단 빠르게 격살했다.
젠장, 끝도 없네, 아주!!
멈추지 말아요!
알겠어요.
어이! 너희들 중 테디베어와 연락 닿는 사람 있어?! 아시모프 말로는, 엔진을 재가동하려면 테디베어의 도움이 필요하대!!
카레니나는 그 말과 함께, 방금 격퇴시킨 감염체에게 추가타를 꽂아 넣었다.
이 빌어먹을 것들, 대체 언제까지 기어나올 생각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