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리노에는 갱도 깊은 곳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너덜너덜한 솜뭉치 같은 거미줄들이 멜리노에의 곁에 쌓여 있었고, 그녀는 "아이슬링"이 떠나간 방향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멜리노에는 또다시 자기 손으로 자신의 아이를 예측할 수 없는 미래로 떠밀어 보냈다.
거미줄이... 끊어졌네요.
이제 제힘도 통하지 않는 건가요?
저... 이제
...
실패하신 건가요?
멜리노에는 침묵하며, "아이슬링"의 갈망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럼, 전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넌... 가.
멜리노에는 "아이슬링"의 실망한 눈을 차마 보지 못한 채, 시선을 떨구었다.
리브...
넌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잖아. 만일 그럴 힘이 있다고 해도
운명의 바퀴를 찾아가. 어떻게 찾는지 알지?
그에게 물건을 남겨뒀어. 어떻게 써야 하는지는 잘 알지?
그럼, 당신은요?
난...
멜리노에는 잠시 말을 멈췄다.
여기에 남을 거야.
왜요? 저와 같이 가야죠.
안 돼, 아이슬링, 우리 둘이 같이 가면, 아무도 못 가게 돼.
멜리노에는 날카로운 갈고리발톱을 거두고, 아이슬링의 헝클어진 머리를 조심스럽게 쓸어 넘겼다.
내가
넌 도망쳐. 아이슬링.
아이슬링의 옷매무새를 바로잡아 주며, 멜리노에는 창백한 미소를 지었다.
발밑에 구덩이 조심하고, 넘어지지 말고... 여길 떠나. 최대한 멀리.
들키지 말고, 어딘가에 숨어서...
잘 자라야 한다.
멜리노에는 눈앞의 작은 그림자를 보며, 오래전 자신이 직접 품에 안았던 그 아기를 떠올렸다.
그 아이는 지켜주지 못했지만, 지금은... 널 지켜줄 수 있어.
살과 피가 자라나서는 안 되는 곳에서 멋대로 싹을 틔우고 말았다. 멜리노에는 기계체였지만, 한 "인간"의 어머니가 되어 있었다.
...
같이 가요. 제가 지켜드릴게요.
늦었어.
어서 가. 아이슬링. 앞으로 달려...
멜리노에는 힘껏 아이슬링을 앞으로 밀어냈다.
그리고 뒤돌아보지 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