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35 파도 저편의 소리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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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11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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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앙카는 올바른 방향을 확인한 후,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이 있는 구역을 향해 전진했다.

해양관에 있던 배수 시스템이 작동하기 시작한 건지, 바닷물이 통로에서 조금씩 물러나고 있었고, 적조가 진흙처럼 길 양쪽에서 구불구불하게 흘러내렸다.

의식의 바다가 퍼니싱에 중도 침식되어 후유증이 생긴 건지, 비앙카는 어렴풋하게 양쪽 길에서 몇몇 희미한 "그림자"를 보았다.

그것은 눈보라 속의 성당과 경건하게 기도하는 자신의 모습이었다.

수녀복을 입은 그녀는 신상 앞에 무릎 꿇고 두 손을 모아 아이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기를, 사람들이 평안하기를, 신의 아이들이 구원받기를 간절히 기도했었다...

내 신경 네트워크 알고리즘은 치밀한 계산을 통해 결론을 내렸다. 경문 속 세계에 사랑을 전하는 천사조차도 이 정도에 불과하단다.

내가 그 아이를 키웠고, 로봇은 시간에 대한 개념이 없어, 9460800분이 한순간에 불과하다는 걸 난 이제야 깨달았다.

앞으로도... 계속... 비앙카, 내 아이가... 잘 자라는 걸 볼 수만 있다면...

제가 할 수 있다면...

<para\>신은 이 세계의 사람들을 사랑하고, 이 세계의 사람들을 보호하지만, <para\>"인간"이 아닌 저는 그 사랑과 보호를 받을 수도, 받을 필요도 없습니다.

하지만 밤낮으로 쉬지 않는 기도와 경건한 신앙이 천만분의 일이라도 자비를 얻을 수 있다면...

제 아이 비앙카를... 그리고 수천수만의 비앙카와 같은 인간 세계의 아이들을 보호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

신이시여, 제가 이미 저 자신이 아니라면, 기꺼이 모든 심판과 판결을 받겠습니다.

비앙카는 신께 그녀가 전진할 방향을 인도하고 올바른 선택을 하게 해주기를 기도했다.

비앙카는 구속 장치에 의해 통제받고 있는 구조체가 그 문 뒤에 서서 멍하니 앞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내가 말 많은 이를 싫어해. 낮에 그 폐물이 아니었다면 우리 둘도 지금 이 모양이 되지 않았을 거야.

우리가 판매하는 것은 안전이고, 안전은 무기와 실력으로 얻게 되는 거야. 이 시대에 가장 강력한 무기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은 자명하다고 봐.

너의 그 빌어먹을 신앙이라는 한 가지 흠 때문에 내가 네 인성을 완전히 지울 수 없다는 점을 제외하면 넌 완벽해.

하지만 한 가지 너와 다른 상품들이 공통으로 가진 점이 있다면, 그건 무기는 모두 자신의 사용 수명이 있다는 거지.

발버둥 치지 마. 곧 너도 네가 "정화"한 그 구조체들처럼 될 거야.

두 손을 내려놓은 비앙카는 신께 자신의 소망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

비앙카는 수없이 기도했지만, 신은 그녀에게 갖가지 비참한 각본만을 보여주었다.

비앙카는 참살된 배신한 구조체를 봤다.

정화 부대... 정화 부대의 마녀야!

왜, 왜 날 찾아온 거야? 난 아무 잘못 없어!

난 그냥... 살고 싶었을 뿐이야. 살고 싶어서 집행 부대의 정보를 팔아넘긴 것뿐이야.

비앙카는 또... 어떻게 해야 했을까?

하지만 가끔은 저도 저의 이런 성격 때문에 고민이 되곤 해요.

신앙을 고집한다고 자부하는 제가 왜 가끔 신앙과 모순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걸까요?

두 손 모아 기도하던 손으로 총을 들고, 백합꽃을 받았던 손으로 활시위를 당겼다.

비앙카의 두 손은 더 이상 살결의 부드러움과 온기는 없었고, 차가운 금속이 되어 수많은 상처가 더해졌다.

비앙카는 묵묵히 자신의 기도를 실천하며 사람들이 갖가지 이름표를 그녀의 몸에 붙이도록 내버려 두었다. 하지만 그녀는 잊은 것 같았다. 기도든 살육이든...

그 손의 주인은 언제나 그녀 자신이었다.

<i><size=50>너의 신앙은 틀리지 않았어.</size></i>

<i><size=50>바로 너의 신앙이 너의 확고한 일부분을 구성하고 있어.</size></i>

<i><size=50>너의 모순은 너의 온화함이 됐어.</size></i>

<i><size=50>그래서 네가 비앙카인 거야.</size></i>

그래. 난 비앙카야.

비앙카는 추락하는 바닷물 속에서 자기 자신을 되찾았다.

빛과 그림자가 어른거리며 적조 속에서 기이한 물거품을 만들어 내더니, 자신에 관한 것 혹은 자신과 무관한 수많은 기억이 점점 그녀의 의식의 바다로 밀려 들어오는 것 같았다.

...

이 적조 허상들은... 의식의 바다의 환각인가요?

비앙카의 기억 속에 존재하지 않았던 영상이 적조 속에서 떠다녔다.

이번 임무가 끝난 후에도 이렇게 우리가 담소를 나눌 수 있다면...

이런 저를 보시고 또 무슨 말을 하고 싶으세요?

하지만 무엇을 말하시든...

발걸음을 멈추지 않은 비앙카는 지휘관이 있는 구역에 가까워졌다.

비앙카

분명 이런 저를 기꺼이 보시고 싶으실 거예요.

신앙이든 살육이든 혹은 광명이든 그림자든.

저는 어떤 신분도 될 수 있어요.

하지만 저는 언제나 저 자신이에요.

장검을 든 여성 구조체가 앞의 닫힌 문을 당당하게 베어 갈랐다.

비앙카

저는 성녀이자 마녀인, 전... 비앙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