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35 파도 저편의 소리 /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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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8 절체절명의 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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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가 비앙카를 업은 채, 좁은 통로에서 힘겹고 우스꽝스러운 자세로 도망치고 있었다.

헉, 헉, 헉...

그녀는 어디에 있을지 모르는 이합 생물을 피하면서, 길가에 점술용 돌멩이를 던지며 표식을 남겼다.

어쩌면 구조대가 다시 들어올지도 모르고, 그 표식들을 남겼으니, 구조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녀는 순진한 환상을 품고 있었다.

젠장... 신계자님, 저... 저는 더 이상 이 구조체를 업을 힘이 없습니다...

곧 안전 구역에 도착할 거니까, 조금만 더 버텨요.

그... 그러니까 제 말은...

조금 전 정화 부대 구조체들이 깨어있을 때, 저희한테 그랬잖아요... 그들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지 않으셨습니까?

...

몇 분 전

분출한 적조가 일시적으로 갑문에 차단되었지만, 지속적으로 전해지는 굉음은 마치 "이곳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라고 단정 짓는 것 같았다.

혹시 붕대를 가지고 있나요?

비록 실프가 재빨리 비앙카를 적조로부터 구해냈지만, 그 과정에서 적조로 인해 심각한 상처를 입게 됐다.

...

붕... 붕대요?

인간이 사용하는 붕대만 좀 남았는데, 괜찮을까요?

...

정화 부대 대원 중 제정신으로 움직일 수 있는 건 실프뿐이었다. 예상대로 적음신계에는 구조체용 약품은 없었다.

실프가 몸을 돌려, 아무 말 없이 사상자 인원수를 집계했다.

조금 전 적조의 공격으로 중상을 입은 세 명 중 한 명은 상태가 악화됐고, 겨우 움직일 수 있는 대원은 한 명밖에 없었다. 비앙카... 대장마저도 아직 의식불명 상태였다.

하지만 다행히도 더 이상 휩쓸려간 대원은 없었다.

그리고 적음신계 쪽은...

생존 인원을 확인하고 있으신가요? 장관님.

적음신계 쪽은 2명이 경상을 입었고, 나머지 인원들은 보급 부족으로 허약해지긴 했지만 움직일 수는 있어요.

...

먼저 가세요.

네?

정화 부대는 현재 움직이기 힘들지만, 여러분은 아직 움직일 수 있으니 먼저 가세요.

하지만...

망설일 시간 없어요.

실프는 조용히 비앙카를 등에 업고, 나머지 두 대원을 같이 쌓아 올린 뒤, 그들을 끌고 전진했다.

정면에서 승격자와 마주친다면, 상대는 전투력이 아예 없는 적음신계보다, 가장 먼저 까다로운 공중 정원 구조체부터 노릴 게 분명했다.

적음신계 소속인 그들은 아직 움직일 수 있었으니, 신중히 판단한다면 탈출할 가능성이 있었다.

?

실프가 고민하는 동안, 누군가가 비앙카에게 손을 뻗고 있다는 걸 감지했다. 순간, 그녀는 번개보다도 빠르게 칼집에서 비수를 뽑아들었고, 상대방이 누구인지 확인했을 때, 칼날은 그레이스 뺨 앞에서 간신히 멈췄다.

아... 죄... 죄송해요.

그... 그녀를 업고 계시길래, 도와드리려던 것뿐이에요, 장관님.

먼저 떠나라고 했잖아요.

여... 여러분을 놔두고 갈 수는 없어요.

모두 함께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겁니다.

맞습니다. 정화 부대 장관님들 덕분에, 저희가 살 수 있었잖습니까?

그레이스가 단호하게 비앙카를 등에 업자, 다른 신도들도 바닥에 눕혀 있던 구조체를 업었다.

...

실프는 그레이스의 행동을 더 이상 막지 않았다.

갑문 뒤 굉음은 점점 더 심해졌고, 적조가 좁은 금속 문을 향해 계속 압력을 가했다.

어서 도망쳐요!

가벼운 기계음과 함께 끈적한 액체가 홍수처럼 갑문의 갈라진 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장... 장관님!

실프는 비틀거리면서도 그레이스를 안전한 통로로 힘차게 밀어냈다.

실프

앞에서... 합류해요!

그, 그들이 그렇게 말했잖아요.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신계자님도 들으셨잖습니까?

신경 쓰지 않는다고...

그들을 신경 쓰지 않고, 여기서 탈출할 수 있을 것 같나요?

그레이스가 침착하게 말을 이어가며, 그 신도를 바라봤다.

그런 뜻이 아니나... 저는 그... 그냥...

저 구조체들을 신경 쓰지 않는다면, 다소 편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을 뿐입니다.

그렇지 않아요.

구조체 동료가 우리와 함께 있는 한, 전투력이 남아있는 그 구조체는 어떻게든 우리를 찾을 겁니다.

구조체에게는 아주 작은 위기겠지만, 그러한 위기는 언제든 우리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고요. 당신은 혼자 죽을 준비가 되셨나요?

하지만... 해양관 곳곳에 적조로 가득하고, 우리는 충분히 그들을 데리고 함께 적조에 들어가, 신생을 품을 수도...

하... 그렇죠. 적조가 있죠.

적조의 신을 믿는다면, 그분께서 우리를 행복한 저편으로 인도해 주실 거예요.

적조는 신생이자 피안이고, 신께서 천국을 창조하셨으니, 우리가 적조에서 영생을 얻게 해주실 거예요.

맞... 맞습니다.

신도는 조심스럽게 그레이스의 표정을 살폈다.

신계자님께서 항상 저희에게 그렇게 가르쳐주...

하지만 눈을 뜨고 보세요.

여기 있는 적조 말입니다. 저 끈적한 살덩어리들과 기형적인 괴물들을 보세요!

이런 적조를 품고 싶으세요? 이런 "신생"에 들어가고 싶냐고요?!

여기 있는 적조는 우리가 신봉하는 적조가 아니에요.

그레이스가 무표정한 얼굴로 담담하게 슬픈 "현실"을 전했다.

그녀도 한때는 이곳의 적조가 자신들을 신생으로 인도해 줄 거라 굳게 믿었다. 하지만...

한 덩어리로 뒤섞인 "살덩어리 진흙"이든, 기괴한 이합 생물이든, 교리에 묘사된 것처럼 아름답지 않았다.

그것은 이미 인위적으로 왜곡되어 신도들의 의지를 뒤틀어 그들을 불합리한 지옥으로 데려갔어요. 이런 적조는 우리에게 행복과 진정한 왕생을 가져다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공중 정원... 저 구조체들의 힘을 빌려 이곳에서 탈출해야, 진정한 "천국"을 찾을 수 있다고요.

그녀는 이를 위해 모든 대가를 치를 준비가 되어있었다, 구조체의 선의를 이용했다가, 나중에 공중 정원에 의해 처단당하더라도 상관없었다.

...

신도는 부끄러운 듯 입을 다물었고, 그레이스는 의식불명 상태인 비앙카를 힘껏 일으켜 세우며, 이를 악물고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다 마침 모퉁이에서 두건을 쓴 실프가 보였다.

장... 장관님!

그레이스는 깜짝 놀라 소름이 돋았다. 상대가 대화 내용을 얼마나 들었는지, 그리고 자신의 계획을 들은 후, 과연...

가시죠.

비앙카의 상태를 먼저 확인한 실프는 비수를 휘둘러 그레이스 일행을 쫓아온 이합 생물을 처치했다.

장관님, 방금 제가...

적조가 위쪽 구조를 붕괴시켰어요, 여기도 곧 무너질 것 같아요.

앞으로 계속...

아아아아!

통로 상단에서 금속 구조물이 바로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고, 곧 폭발음이 울리더니, 유리로 차단되었던 바닷물이 통로로 쏟아져 들어왔다.

!

실프가 등반 로프를 던져 물에 빠진 신도를 힘껏 끌어올렸고, 신도가 업고 있던 정화 부대 구조체를 신속히 넘겨받았다.

가시죠.

바닷물이 통로로 쏟아져 들어오자, 적조는 바닷물과 함께 탐욕스럽게 생명들을 집어삼켰다. 도망치는 와중에 적음신계 신도들이 각각 다른 길로 뿔뿔이 흩어졌다.

이쪽입니다.

실프가 그레이스의 팔을 붙잡고 빠르게 앞으로 달렸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들은 잘못된 방향을 선택했다.

앞쪽은 금속 문판으로 꽉 닫혀 있어서 빠져나갈 방법이 전혀 없어 보였다.

뒤쪽에서는 대량의 이합 생물들이 적조를 타고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거대한 금속 파열음이 연달아 울리면서, 주변 구조물이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것 같았다.

저... 저쪽 지하 3층에서 소리가 나는 것 같아요.

소리가 난 방향을 따라가면 이쪽으로만 진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도에 따르면, 이 방향으로는 지하 3층에 갈 수 있는 통로가 서너 개 있었지만, 모두 예외 없이 적조가 가득 차 있거나 이미 완전히 붕괴되어 있었다.

붕괴한 부분을 일정한 방향으로 폭파한 뒤 간이 지지대를 설치하면 지하 3층으로 진입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다면 현재 보유 중인 소형 폭탄은 한 번만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즈가 공중 정원에 정보를 전달했을 테니, 지원이 도착할 때까지 신중히 행동해야 합니다.

이 하강식 통로는 과거 지하 3층으로 가는 주요 통행로였다. 승격자는 분명 구조 소대가 이 경로로 진입하는 걸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통로 안에는 적조로 가득 차 있었고, 끈적한 물방울이 연이어 바닥에서 떠오르면서 무질서한 잠꼬대를 하고 있었다.

"이합 생물"로 완전히 변하지 않는 한 이 통로로 들어가는 건 불가능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말 이합 생물이 돼버릴 수도 없다.

이 나선형 통로는 이미 붕괴되어 있어, 현재 소지한 장비로는 통로 안쪽의 붕괴 상태를 탐지하기 어려웠다.

아울러 소형 폭탄의 폭발 범위가 제한적이라, 폭파 후 통로가 완전히 붕괴한 걸 발견한다면...

이곳은 매우 좁은 통로였는데, 해양관이 운영되었을 당시에는 인파 분산보다는 오락용으로 더 많이 사용했던 것으로 보였다.

이 지점이 폭파 작업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인 것 같았다.

끈적한 액체가 독사처럼 틈새에서 기어 올라왔고, 이 붕괴한 통로 뒤로는 분명 이런 짙은 적색의 유기물로 가득 찼을 것이다.

적조는... 마치 "생명"이 깃들어있는 것만 같다.

지휘관의 뇌리에 문득 이 말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계속 수색하려는 찰나 루시아가 앞쪽에서 돌아왔다.

지휘관님, 1분 전에 2번 통로 틈새에서 소량의 적조를 발견했는데, 점점 확산하고 있어요.

지휘관 일행이 누군가에게 "주시"당하고 있다는 듯, 적조가 사방에서 전진하려는 방향을 차단하고 있었다.

소형 폭탄을... 좀 더 많이 챙겨 왔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말은 그렇다고 하지만, 지금...

마지막 남은 물자를 어떻게 활용해야 가장 적절한 것일까?

어?

이건...

루루가 놀란 표정으로 좁은 틈새에서 신비한 문자가 새겨진 돌멩이를 주웠다.

자세히 보니 돌멩이에 삐뚤빼뚤하게 룬 문자가 새겨져 있었다.

룬 문자라면... 내가 아는 사람 중에 가짜 무속인만이 이런 걸 다룰 수 있어.

어... 너도 이 물건을 알아?

가짜 무속인은 이런 신비한 장난감들을 한 세트나 갖고 있더라고. 어디서 그런 정신력이 나오는지, 끼니도 제대로 못 챙기면서 이런 걸 만질 시간은 있나 봐.

이건... 그녀의 물건인 것 같은데.

루루가 돌멩이를 확인했다.

금색 도료... 이건 당시 마빈이 구해온 거야. 자세히 보면 여기 흠집도 하나 있어.

틀림없어, 이건 그레이스의 물건이야.

야! 이 가짜 무속인아!! 혹시 안에 있냐?!!

좁은 틈새를 붙잡은 루루가 안쪽을 향해 소리쳤다.

메아리가 들리네요.

이 틈새 뒤쪽에... 통로가 있어요.

측정을 완료했습니다. 후방에 최대 2인이 동시 통과할 수 있는 통로가 존재합니다.

정찰 무인기 데이터 확인 결과, 통로 내 적조 농도가 낮아 통행이 가능할 것 같아요.

주위를 계속 수색해 봐도 더 적절한 폭파 지점을 찾지 못했다.

그 좁은 틈새는 아무리 봐도 "통로"처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폭탄을 사용하기에 적합한 위치도 찾을 수 없었다.

펑!

소형 폭탄이 간신히 통로를 뚫어냈다. 붕괴한 입구 너머로 정말 2인이 나란히 지나갈 수 있는 통로가 나타났다.

과거의 직원 통로인 것 같은데, 아래쪽 공연 구역으로 연결된 통로입니다.

앞쪽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후 지휘관 일행은 차례로 통로에 들어섰다.

카퍼필드 해양 박물관에는 1명 이상의 승격자가 있을 것으로 추측되며, 주변 해역을 위협할 만큼의 이상 적조가 존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즈는 적조 샘플을 가지고 공중 정원으로 복귀했습니다. 이제 저희는 지하 3층으로 내려가 전에 해양관으로 들어갔다가 고립된 구조 소대를 찾고 적조의 해상 유출을 저지하려 합니다.

이상, 그레이 레이븐 소대와 차징 팔콘 소대의 해양관 임무 기록을 마칩니다.

몇 시간 동안 계속된 Ω 무기 사용 여부에 대한 논쟁이 일시적으로 마무리됐다. 의회 회의장은 침묵에 잠겼고, 투영의 지지직거리는 백색 소음만이 공간을 채웠다.

반즈가 가져온 샘플... 분석 보고서는 나왔나?

네. 아시모프의 분석 결과, 샘플에서 인간 유전자 조각과 순환액 성분이 확인됐으며, 일부 이상 퍼니싱도 검출됐습니다. 하지만 진화 사슬 분석은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아시모프는 승격자가 인간, 구조체, 이합 생물과 적조를 이용해서 새로운... "생물"을 배양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현재 진화 속도에 따라 해양관 적조 수량을 가장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일단 적조가 바다로 유입되면 해양이 완전히 오염되기 전에...

지상 거점이 대응해야 할 "이합 생물"의 수는 최소 현재의 127배 이상 폭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과는 아직 통신이 가능한가?

계속 연락을 시도하고 있지만, 해양관 지하의 높은 퍼니싱 농도로 인해 통신 신호가 심각하게 교란되어 어떠한 연락도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Ω 무기 사용의 필요성은 아직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이합 생물일 뿐입니다. Ω 무기만 양산이 가능하다면...

...

니콜라의 안색이 어두워졌고, 모두에게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추가로 방금 새로운 소식을 받았습니다.

승격자가 이합 인간형 쌍둥이의 잔해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적조 샘플 분석 결과와 연계해서 보면 승격자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

의원D

이합 인간형 쌍둥이라면... 모든 무기를 투입해서 이 위협을 제거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렇지 않으면...

하지만 그것도 퍼니싱의 창조물일 뿐입니다! 지상에 이런 괴물이 얼마나 되는지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의원B

달 표면 기지가 다시 가동되기 시작하고, Ω 무기만 충분하다면 퍼니싱 창조물 하나 물리치지 못할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의원D

그것이 초래할 수 있는 피해를 생각해 보셨습니까? 조금 전에 언급하신 나온 하나의 데이터, 하나의 "퍼니싱 창조물"을 위해 얼마나 많은 병사들의 생명을 투입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군인의 희생은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인간의 미래를 보호하는 것이 그들의 임무이기도 하죠!

의원D

Ω 무기 생산에도 시간이 필요한데, 그동안 생기는 문제는 어떻게 할 겁니까! 무기 생산을 위해, 우린 또 얼마나 많은 지상의 보육 구역과 생명을 희생해야 합니까?!

인간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이 모든 것을 희생할 수 있습니다!

반대 의견을 가진 의원이 격분하여 탁자를 내리치며 항의했다. 그가 추가 발언을 하려는 순간, 회의장 중앙의 하산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카퍼필드 해양 박물관의 적조가 확산하면, 해양으로의 유입은 불가피합니다.

의원D

바다로 들어간다고 해도 그건...

적조가 바다로 유입되면, 24시간 이내에 13개 보육 구역과 공중 정원 산하의 농장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해양관 중심으로 여러 항구와 연안 보육 구역들이 차례로 표시됐다.

적절한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7일 이내에 적조에서 부화한 이합 생물들이 더 넓은 범위의 지역에 상륙하게 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때가 되면...

이들 보육 구역과 수복된 항구들은 의회 의원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지역이었다.

의원D

...

이합 인간형 쌍둥이가 예전에 공중 정원에 가져온 손실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고 계실 겁니다. 우리도 공중 정원의 자산이 손상되는 것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기 때문에 즉시 Ω 무기를 투입하는 건 필수적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합 생물이 지속적으로 진화해 과거의 사태처럼 대량의 비행 이합 생물과 이합 인간형 쌍둥이가 출현할 경우, 공중 정원은 다시 한번 완전히 고립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잊지 마십시오. 우리의 목적은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하나뿐이었습니다.

바로 지구 탈환입니다.

그럼, 인간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지구가 없으면 인간에게는 미래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달 표면 정비 부대에서 최신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어지러운 데이터 속에서 갑자기 통신 요청이 튀어나왔다.

여기는 달 표면 기지 정찰 소대입니다. 달 표면 기지 청소 진도는 90.5%이고, 남은 부분은 앞으로 몇 시간 내에 검사가 완료될 예정입니다.

이어지는 모든 것이 순리대로 흘러갔다.

니콜라의 지휘하에 준비 작업을 완료한 정비 부대가 신속히 착륙했고, 폐허가 된 해양관의 정리 작업과 Ω 무기 배치를 동시에 진행했다.

어서, 어서 움직여!

네가 물자 상자 두 개를 더 들 수 있다고 해도 저들이 물건 나르는 속도는 여전히 그대로야.

야! 뭐 하는 거야! 깔아뭉갤 셈이야!

너도 놀지 말고 움직여.

이 물자를 다 나르고 나면, 비앙카의 기체 운반 캡슐을 옮겨올 거야, 방법을 생각해 봐야겠어. 나랑 같이 그 기체를 지상으로 운반하자.

지금 장난하는 거지? 해양관 지하 1층은 거의 다 무너져서 사람 하나 들어가기도 어려워. 그렇게 큰 기체 운반 캡슐은...

어쨌든 너라면 분명 방법이 있을 거야. 믿는다.

카레니나가 테디베어의 어깨를 두드리고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야! 나한테 이렇게 이상한 업무를 맡기지 말라고!

테디베어가 머리를 짓누르고 있던 상자를 힘껏 내던지고 저항하려는 순간, 수평선 너머에서 묵직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저쪽은...

단말기에 복잡한 선들이 투영되자, 테디베어는 신속하게 기존 자료를 활용해 해양관의 대략적인 지형도를 구축했다.

해양관... 배수구?

와아! 이것이 바로 전설의 케르베로스 스타일이군! 이걸 직관하게 되다니!

이런 게 정말 효과가 있을까?

나한테 묻는 거야?

대장을 믿어.

미친 것들.

닥치고 일이나 해.

베라는 손에 든 Ω 무기를 배 위에 단단히 고정한 뒤, 흩어진 다른 대원들을 노려봤다.

내 계획을 의심하기 전, 실행 가능한 해결책부터 제시해야 할 거야.

지금 이 "골칫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Ω 무기를 선체에 고정한 뒤, 배를 침몰시켜 그 빌어먹을 배수구를 막을 거야. 이 대책 외에 더 나은 방안이 있다면 한번 제시해 봐.

아... 하하, 없지. 네 계획을 의심하는 게 아니라고.

카무이의 손놀림이 빨라졌다.

녹티스! 멍청한 얼굴로 거기 서 있지 말고, 일 끝났으면 21호 데리고 해안으로 올라가!

베라가 눈을 가늘게 뜨며, Ω 무기의 수량을 계산했다.

케르베로스가 가져온 것 외에, 카무이와 카무도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이 약속한 보급을 가지고 달려왔다. 그렇지만 배수구 주변 해안을 따라 방어선을 구축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만약 이 배를 해체할 수 있다면...

Ω 무기를 선체에 고정한 뒤, 해체된 배 구조물을 배수구 주변에 합리적으로 배치한다면, 일시적이지만, 현재 보유한 Ω 무기로 적조의 해양 유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것이다.

베라! 저쪽도 다 끝났어!

해안으로 올라가자.

나머지 대원들의 안전 대피를 확인한 베라는 선수에 자리 잡고 차가운 미소를 띠었다.

승격자... 이 정도 일로 케르베로스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

내가 약속한 일은... 반드시 지킨다고.

붉은 머리 구조체는 음산한 미소를 지으며

창을 높이 치켜들자, 깃발이 허공에 휘날렸다.

이 빌어먹을 적조와 이합 생물들은, 모두 지옥행이다!

Ω 무기가 최대 출력으로 가동되자, 창이 공기를 찢으며 거침없이 선박의 동력 시스템에 꽂혔다.

쾅!

선체가 창에 의해 완전히 관통당했고, 날카로운 파열음이 금속 외벽을 따라 울려 퍼졌다.

베라 일행이 사전에 설계한 해체 경로를 따라, 선체가 계획된 순서대로 붕괴하며 적조로 오염된 얕은 바다로 침몰했다.

좋아! 성공했어!

맨눈으로 봤을 때, 세찼던 적조의 흐름이 어느새 둔화했다.

효과가 나쁘지 않네.

녹티스, 이 위치를 기록해 둬. 이제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과 합류하러 간다.

물론, 그들이 아직 살아있다면 말이야.

너무 초라한 모습으로 만나지 않았으면 하는데,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