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35 파도 저편의 소리 /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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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2 해양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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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 정원

오전 10시

오전 10시, 공중 정원

지휘관은 단말기로 수신된 "기밀" 파일의 검토를 마친 후, 루시아와 눈을 마주치더니 곧이어 하산에게 검토를 마쳤다는 신호를 보냈다.

대략적인 임무 정보는 모두 그 파일에 있다.

카퍼필드 해양 박물관에서 구조대 세 팀이 연이어 실종되었고, 아직까지 추가 정보는 없다고 합니다.

카퍼필드 해양 박물관... 분명 낯선 지명인데도 왠지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되뇌었고, 망막에 알 수 없는 기시감이 스쳐 지나갔다.

그 와중에 회의실에서 계속되는 대화소리가 귓가로 전해졌다.

구조 임무에서 이렇게 높은 위험 등급이 매겨지는 경우가 드문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해양관 내부 정보 파일에 기록할 수 없는 또 다른 위험 요소가 있다는 뜻일까요?

실종된 구조대 중, 두 소대는 엘리트 소대에 버금가는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루시아의 눈빛이 순간 날카로워졌다. 두 엘리트 소대라는 무게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보 분석 결과, 승격자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건가요?

그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추측으로는 승격자 뒤에 있는 존재도...

[player name]?

괜찮아.

원래 휴식할 시간이었는데, 카퍼필드 해양관 사태가 워낙 급박해서 말이지...

카퍼필드 해양 박물관... 적조가 다시 지휘관의 시야를 물들며, 시야를 희미하게 만들었고, 낡은 필름에서 잘라낸 것 같은 두 개의 실루엣이 조금씩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그래, 카퍼필드 해양 박물관을 알고 있나?

공중 정원이 떠오른 이후, 그곳엔 관리자가 없었지. 하지만 카퍼필드 가문의 대표 사업이었던 만큼, 공중 정원에 당시 영상 기록들이 남아 있을 텐데...

불현듯 이상한 질문이 튀어나왔다.

...

자네가 그걸 어떻게 알고 있지?

니콜라.

임무 브리핑에는 구조대라고 기록했고, 우리가 지금까지 대화하면서 정화 부대를 언급한 적은 없었어.

어디서 그 정보를 얻은 거지?

지휘관은 니콜라의 말투에서 추궁하려는 목적을 예리하게 감지했다.

정화 부대는 특수 경로를 통해 임무를 받기 때문에, 그들의 행방을 아는 자가 없어야 마땅하지, 그건 최고급 기밀 정보니까.

정화 부대가 해양관에 진입했다는 사실을, 자네가 어떻게 알게 된 거지?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확실히 파악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질문하는 거다.

?

"봤다고"?

좀 자세히 말해주겠나?

하산과 니콜라가 눈빛을 교환했다.

승격자들이 공중 정원의 위성 감시를 피하고, 하수도를 이용해 적조를 해양관에 들여보냈고, 그 후에...

기이한 인간형 변종 잔해에서 흐릿한 영상이 멈췄다. 아무리 노력해도 적조 거품 너머의 장면을 선명하게 볼 수 없었다.

그리고 비앙카가 "심흔"이라는 기체로 변경한 뒤, 해양관 정문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다음엔...

기이한 인간형 변종 잔해에서 흐릿한 영상이 멈췄다. 아무리 노력해도 적조 거품 너머의 장면을 선명하게 볼 수 없었다.

...

"그림자"를 "봤다"라...

이런 말도 안 되는 설명은 받아들일 수 없어, 아니면...

니콜라의 눈빛에는 의심이 역력했다.

진정해, 니콜라.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에겐 문제가 없다는 걸 우리 모두가 알고 있잖아.

하산은 목소리를 높이며, 니콜라의 어깨를 눌렀다.

음...

살짝 몸을 숙이고 의자에 다시 앉은 니콜라는 뭔가 생각에 잠긴 듯했다.

지휘관은 과거에 유사한 "환각"을 경험한 적이 있었고, 아시모프와 이에 대해 토론을 나눈 적도 있었다.

단순한 기시감으로는 이렇게 자세한 전후 관계를 연상하기는 어려웠고, 그렇다고 완전한 허구라고 보기에는 구체적인 정보가 너무 많았다.

설마... 마인드 표식 문제는 아니겠지?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너의 마인드 표식을 검사해 봤고, 아무 이상도 없었는데...

네가 겪은 일로 판단했을 때... "시간의 우리" 때문에 생긴 증상일 가능성이 커.

네가 겪은 "사건"을 직접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네 설명을 들어 보면 "시간의 우리"라는 왜곡된 시간 선 같아.

넌 "백색 소음" 장치로 시간의 우리 속 세레나와 실제로 연결됐었고, 네 마인드 표식은 "이상 시간" 속에 잠겼었지.

그래서 특정 시점에 특정된 기시감이 나타난 것이고, 네가 본 것들이 "이상 시간 선"의 모습일 수도 있어.

확실한 건 아니야.

우주에 대한 인간의 이해는 아직도 많이 부족해. 우리는 이 길 위에서 진리를 찾아가는 자일 뿐이니까.

현재 상황을 기반으로 내가 "추론"할 수 있는 답 중 하나라고 생각해.

...

그럼, 좀 더 자세히 본 화면은 없나?

승격자가 구체적으로 뭘 하고 있는지, 비앙카와 센의 현재 위치라든가?

...

니콜라와 다시 한번 눈을 마주친 하산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임무는 예정대로 진행할 거다, 추가 지원 필요 여부는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다시 한번 검토해 보겠다.

그리고 이 정보가 더 이상 새지 않도록 조심해라.

회의실 문이 밖에서 닫히자, 방 안은 다시 조용해졌다. 잠시 후 니콜라가 먼저 입을 열었다.

비밀 소대를 투입해서 정화 부대를 철저히 조사하고, 쿠로노 쪽도 최대한 빨리 정보 유출 가능성이 있었는지 조사해야겠어.

음?

비앙카는 착륙 직전에야 기체를 변경했고, "심흔" 기체는 쿠로노에서 극비리에 연구하고 있었던 거였어.

정보 유출이 사실이라면, 유출 가능성이 있는 모든 경로를 조사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해야 해.

다만, 정보 유출이 아니라면...

"시간의 우리", "환각"...

아시모프가 [player name]이(가) 본 것들을 물리적으로 설명할 수는 있겠지. 하지만 정보 확인이 필요하니 난 여전히 의심을 버리지 않을 거야.

이 시점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건, 다른 관점에서도 고민해 봐야 할 문제 같아.

무엇을 우려하고 있는지는 이해해. 하지만 지금은 비앙카를 구출하고, 해양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파악하는 게 우선이야.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은 전투 경험이 풍부하고, 그의 "추측"이 현실이 된다면... 대규모 적조가 바다로 유입되는 일, 승격자가 인간형 변종 생물을 만들어 내는 일... 어느 쪽이든 지금보다 훨씬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겠지.

...

니콜라는 눈살을 찌푸리며 하산의 말에 동의했다.

현재 공중 정원에 남아 있는 엘리트 소대가 몇몇 있나?

블랙 램 소대가 남아 있긴 하지만, 지금은 그들을 투입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케르베로스는 지상에서 순찰 임무 중이라 아직 복귀하지 않았어. 그 외에는...

공중 정원

전투 대기실

공중 정원의 전투 대기실.

하산과 니콜라의 재검토 끝에 임무의 위험도가 재조정되었고, 그에 따른 물자 지원도 변경되었다.

루시아는 전투에 필요한 물자를 정리하고 있었고, 지휘관은 옆에서 이전 세 번의 임무에서 전송된 임무 브리핑을 살펴보고 있었다.

지휘관님.

저도 지상 임무에 참여하고 싶어서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지휘관님께서 먼저 승인해 주시면, 세리카를 찾아가 상의할 생각입니다.

임무 자료를 검토하다가 임무 등급이 상향 조정된 걸 발견했습니다.

그런 말씀은 예전에도 여러 번 들었습니다만, 실제로 지켜진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함께 가야 할 것 같습니다.

...

"특화 기체 조정 중에 제멋대로 뛰쳐나가서 휴게실까지 쫓아가게 한" 그 사고를 덮어 준 것만 해도 내가 봐 준 거야. 그러니까 너무 욕심부리지 마.

지금은 특화 기체에 적응하는 중요한 시기라 지상 임무를 수행하는 건 추천하지 않아.

...

그래도 전...

단말기에서 짧은 알림음이 울리는 바람에 둘은 대화를 멈췄다. 하산이 보내온 추가 영상 정보였다.

리... 리, 혹시 계신가요? 아시모프 님께서 급하게 찾게 있어요.

그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시고, 수시로 연락 주세요.

통신이 끊기면서 단말기 화면 속 리의 모습이 사라졌다.

리브도 이번 지상 임무에는 참여하지 못하겠네요.

백야 기체는 아직 "완성품"이라고 보기엔 어려웠다. 리브가 공중 정원으로 복귀한 후, 과학 이사회는 백야 기체의 전면 재설계를 결정했고, 이를 위해선 리브의 지속적인 협조가 필요했다.

네, 정말 다행이에요.

앞으로는 더 나아질 거예요.

수송기에서 연락이 왔어요. 이번 임무 물자 중 일부가 수송기에 도착했다고 하네요. 어서 가서 확인해야겠어요.

이 시각, 대부분의 공중 정원 병사들과 작업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바쁘게 일하고 있었기에, 수송기로 향하는 통로에는 인기척이 거의 없었다.

단말기를 넣고 비행기 계류장으로 이동하려는 순간, 알림이 다시 울렸다. 니콜라가 보낸 세 번째 구조 소대의 정보였다.

비앙카인가요?

낯설지만 왠지 또 익숙한 짙은 색의 기체로 변경한 비앙카의 모습이 화면에 나타났다.

첫 번째와 두 번째 구조대의 생존 여부를 확인한 뒤, 해양관에서 실종된 정화 부대 부대장 센을 찾는 것이 이번 임무의 최우선 목표입니다.

저희는 지정된 위치에... 도착했습니다. 아래쪽이 바로 카퍼필드 해양 박물관입니다.

비앙카가 살짝 몸을 돌리자, 뒤로 회색빛 바다가 펼쳐졌는데, 그곳은 액체로 된 무덤처럼 지표면을 무겁게 억누르고 있는 것만 같았다.

북소리처럼 울려 퍼지는 심장 박동 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그러던 찰나, 바다 끝자락에서 누군가의 그림자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

창백한 소녀가 시야 중앙에 서서, 말없이 바다 수평선 위를 가리켰다.

이어서 눈앞에 갑자기 나타난 건, 여성 구조체의 뒷모습이었다.

[player name]... 지휘관님?

저는 분명 해양관에 있었는데... 어떻게...?

으음... 의식의 바다 편차로 인한 시각 오류일까요?

비앙카는 전혀 반응하지 않았고, 지휘관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열대어를... 조심하세요. 해양관의 적조가...

방금 갑자기 나타났던 것처럼, 비앙카의 모습이 몇 번 깜빡이더니 순식간에 또 사라졌다.

...

붉은 눈동자의 소녀는 여전히 말없이 먼 곳을 가리켰다.

시선이 닿은 곳에서 적조가 바다로 역류하고 있었고, 거인 모양의 형체가 바다 위로 천천히 떠오르며 해일 같은 비가를 읊조렸다.

목덜미로 식은땀이 흐르고 있을 무렵, 공중 정원의 눈부신 인공 태양이 환각에 빠져 있던 지휘관을 깨웠다.

그것은... 이합 인간형 쌍둥이의 "잃어버린" 잔해였다.

승격자가 어떻게 힘들게 살아남은 이합 인간형 쌍둥이를 데려갔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샘플"이 있다면 새로운 괴물을 부화시키는 건 분명 더 쉬웠을 것이었다.

지휘관은 비앙카가 중얼거렸던 정보를 되새겼다. 해양관... 적조... "이합 생물"...

바로 그때 단말기에서 급한 알림음이 울렸고, 확인해 보니, 약속된 수송기 이륙 시간이 됐다는 알림이었다.

머릿속이 물을 가득 머금은 스펀지처럼 무거웠다. 지휘관은 이 "기시감"에서 벗어나려 애썼다.

??

찾고 계셨던 약이... 이건가요?

루시아

네, 감사합니다.

지휘관의 의식이 서서히 돌아오면서 주변의 대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지휘관님?! 정신이 좀 드세요?

정신을 차리고 보니 수송기 안에 누워있었고, 루시아와 낯익은 금발의 청년이 옆에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지휘관을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우리는 임무 영상을 보고 있었어요. 처음에는 비앙카의 기체에 관해 얘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지휘관님께서 아무 말 없이 앞쪽으로 걸어가셨어요. 저희가 옆에서 뭐라고 해도 전혀 반응이 없으셨고요.

제가 말리려고 해봤지만, 도저히 안 되더라고요. 마침, 머레이 지휘관님이 수송기에서 내려오면서 인사를 건넸는데, 지휘관님은 그대로 부딪혀버리셨어요.

생명의 별에 연락할까요?

여전히 무겁게만 느껴지는 머릿속에는 조금 전에 봤던 장면들이 생생했다.

공중 정원의 일반 단말기로 통신하는 건 도청될 가능성이 있었다. 그래서 군용 암호화 특별 채널을 제외하고는, 가장 전통적인 방식인 종이 문서로 기밀 정보를 전달하곤 했다.

이때, 재촉하는 목소리가 지휘관의 생각을 끊었다.

곧 출발할 시간입니다. 소지품을 확인해 주시고, 탑승하지 않으실 거면, 지금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그건 좀 어렵습니다. 요즘 지상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특히 여러분이 착륙할 구역은 더욱 심각합니다.

퍼니싱 농도가 높아진 데다, 풍향의 변화까지 있어서 수송기 비행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을 내려다 드린 후, 저는 바로 재난 구역으로 가는 다른 구조대도 수송해야 합니다.

여러 가지 생각이 스치는 사이, 수송기에서 내리려는 머레이가 눈에 들어왔다.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님? 무슨 일이신가요?

호출된 금발의 청년이 살짝 당황한 듯한 미소를 지었다.

생명의 별로 가보시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이게 뭐죠?

지휘관은 눈앞의 청년을 완전히 믿어도 될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하지만 리와의 관계나 니콜라가 가끔 했던 말을 떠올리며, 지금 상황에서는 이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적어도 수송 로봇이나 단말기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것보다는 훨씬 안전할 것 같았다.

먼지가 눈부신 인공 태양 빛 속을 떠다녔다. 그러다 구름 한 조각이 지나가자 강렬한 빛이 눈으로 들어왔고, 주변 풍경이 모두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빛이 너무 강한 나머지 눈앞의 머레이마저 흐릿하게 겹쳐 보였다.

알겠어요. 하지만...

어리둥절한 머레이는 칩을 들고 수송기를 떠났다.

귀가 찢어질 듯한 엔진 소리와 함께 수송기가 천천히 공중 정원을 벗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