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34 꿈속 시간의 끝으로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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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 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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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 정원 소속 물류창고

보육 구역

15:40

악보 너비: 0

지휘관...

비상 소방 설비에서 물이 쏟아지자, 자극성 가스를 머금은 안개가 서서히 걷히기 시작했다.

컨스텔레이션이든 공중 정원이든, 데이터베이스 어디에도 저 사람에 대한 기록이 없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다고 해야 할까…

통신 속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가 점점 느려졌다. 마치 무언가 망설이는 듯한 느낌이었다.

지휘관?

임시로 구축한 통신 채널에서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을 나타내는 아이콘이 어느새 회색으로 바뀌어 있었다.

통신 시스템은 정상이고, 전자기파 교란도 없었는데... 왜 끊긴 거지?

지휘관... 아이라?

테디베어! 창고 안팎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 전부 확인해 줘!

급히 뛰어가는 듯한 거친 숨소리가 통신을 타고 전해졌다.

무슨 일이야?!

테디베어는 황급히 손가락을 움직여 내외부의 47개 감시 화면을 한꺼번에 불러왔다. 화면 속 연기는 점차 걷혀가고 있었고, 그 안에는 아이라만 남아 있었다. 침입자와 인간 지휘관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지휘... 관?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은 정체불명의 "침입자"와 함께,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사라져 버렸다.

군에서 즉시 수색대를 꾸렸지만, 창고 안팎 어디에서도 침입자와 지휘관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정비 부대 역시 모든 감시 영상을 재조사해 봤지만, 확인할 수 있었던 건 연기가 퍼지기 전까지의 화면뿐이었다.

그건 아이라의 전투 기록에 남아 있는 영상과 완전히 동일했다.

설명해 봐.

...

잔잔하던 커피잔 표면에 잔물결이 일었다. 이스마엘은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테디베어가 던진 보고서를 넘겨 보기 시작했다.

"이스마엘"이 신청한 기체 폐기 절차에 있는 기체 외형이, 우연히도 아이라가 그린 그림 속 구조체와 똑같아. 그리고 그 그림은 [player name]에게도 비슷한 정신적 증상을 일으켰어.

현재는 [player name](와)과 정체불명의 침입자, 둘 다 컨스텔레이션에서 동시에 실종됐어. 하필 그 기체가 보관돼 있던 창고에서 말이야.

난 지금, 납득할 만한 설명이 필요해.

...

나도 이 일에 대한 기억이 없어. 책임을 회피하려는 게 아니라, 사실이야.

최근 공중 정원에서 일어난 일, 그리고 지휘관의 상황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들었을 거야. 만약 내가 그 배후라면…

감사원의 능력으로 널 이렇게 쉽게 내 앞까지 오게 뒀을까?

...

조급해하지 마. 나도 조사에 참여할 생각이니까. 다만, 이 이야기를 제대로 정리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해.

눈앞의 감사원 구조체를 살펴본 테디베어는 그녀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걸 깨닫고 눈썹을 찌푸렸다.

좋은 소식은 공중 정원에 내부 배신자가 없다는 것이었고, 나쁜 소식은 이스마엘이 진짜로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단서는 다시 끊겨버렸다.

짧은 신호음이 울리고, 아이라의 통신이 연결됐다.

집행 부대가 컨스텔레이션 대부분의 구역에 대한 수색을 마쳤어. 지금까지는 특이 사항이 없고,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몇 개 출입구로 이동하는 중이야.

그쪽은... 뭐라도 알아낸 거 있어?

단말기를 스치는 바람 소리가 잡음처럼 귀에 거슬렸다.

단서가 끊겨버렸어. 정비 부대로 돌아가서 나머지 감시 자료를 계속 분석해 볼 생각이야.

과학 이사회 창고에서 발견된 그 이상 장치의 출처는 찾았어? 방금 발견한 그거...

연구 중이야. 아시모프 님이 과학 이사회 제1, 제2 개발부에 엘리트 연구원들을 요청해서, 임시로 "백색 소음"이라고 명명된 그 이상 장치를 분석 중이야.

백색 소음?

아시모프 님이 감시 영상에서 연기가 걷히기 전, 이상한 소음을 포착하셨대. 내 전투 기록에서도 완전히 똑같은 주파수가 잡혔고…

이건 단순한 우연이 아니야.

알겠어. 아시모프 님한테 가서 그 주파수 샘플 받아올게.

좋아. 우리도 다른 출입구에 도착했어. 새로운 정보 생기면 바로 연락할게.

아이라가 서둘러 통신을 끊었다.

소음... 음파...

침입자 출현 전후의 컨스텔레이션 감시 기록을 반복해서 비교한 테디베어는, 중요한 부분을 단말기에 저장하고 곧바로 과학 이사회로 향했다.

문이 닫히는 소리에 커피잔이 잔잔하게 일렁였다. 이스마엘은 그 파문을 조용히 바라봤다.

겹겹이 퍼지는 파문은 마치 빠져나올 수 없는 고리처럼 거품 하나를 안에 가둔 채 맴돌고 있었다.

과학 이사회

과학 이사회

이 건물의 불은 꺼진 적이 없는 듯했다. 어느 시간대든 항상 흰 제복을 입은 연구원들이 바삐 드나들며 각자의 일을 수행하는 걸 볼 수 있었다.

요청한 그 소음 주파수, 네 단말기에 복사해 뒀어.

제2 개발부의 원로분들까지 불러내신 걸 보면... 외층 공간과 관련 있다고 보시는 건가요?

확실하진 않아. 지금은 조사 범위를 넓힐 수밖에 없으니까.

중앙 테이블 위에는 긴급히 이송된 코드네임 '백색 소음' 장치가 놓여 있었다. 아시모프는 장치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제1 개발부에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이 장치를 분해하고 해독하려고 노력했어. 현존하는 과학 장비, 퍼니싱 연구를 통해 얻은 방법,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말이야.

하지만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아.

다르게 말하면, 특정 조건에서는 작동하는 것 같지만, 여전히 "사용"할 수는 없어.

내 생각엔...

아... 아시모프 님!

로사가 자신보다 더 높게 쌓인 낡은 종이 자료들을 안고 비틀거리며 달려왔다.

아시모프 님이 찾으라고 하신... 어, 지금... 말씀드려도 될까요?

보라색 머리의 소녀는 자료를 탁 내려놓고, 수줍게 눈만 내밀고는 뒤에 서 있는 테디베어를 힐끗 쳐다보았다.

괜찮아.

로사에게 말해도 된다고 신호를 보낸 아시모프는 단말기로 돌아온 데이터 보고서를 불러내 "백색 소음" 장치의 내부 구조 분석을 확인했다.

아시모프 님께서 지... 지시하신 대로, 과학 이사회에 보관 중인 황금시대의 "연구 방향" 자료 일부를 찾아봤어요.

대부분은 실제 실험 없이 이론에 머문 "논문"들이었고... 그중 "음파" 관련 논문 8,791건을 추려냈어요.

그리고 "백색 소음" 장치의 용도에 따라, 8,791건의 연구 논문 중에서 이 몇 편을 선별했어요. 전부 같은 연구소에서 작성된 논문이더라고요.

"음향 신호 집중을 이용한 음장 위치 측정의 실험 원리", "거대 공동 기포의 순간 압력이 음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가설" 그리고 이건... "공간 신호 주파수를 기반으로 한 특수 반향 신호 위치 측정 원리 연구"예요.

하지만, 이 모든 연구는 이론에만 그쳤고, 지금의 과학 이사회에서도 이어서 연구한 적은 없어요...

...

아시모프는 말없이 논문 속 개념도를 비교하다가 이내 표정을 굳혔다.

아베스 프로젝트팀 자료도 가져와 봐.

암... 암능?!

로사는 무언가가 떠올랐는지 작은 소리로 외치며, 다른 실험실로 빠르게 달려갔다.

암능이라면... 카무이의 그 특수 기체 말인가요?

정확히는, "암능"이라는 특수 에너지에 대한 연구지.

최신 연구 기술이 적용되기 시작했는데, 얼마 전 프로젝트 보고 중에 그들의 실제 적용 속도가 보고된 내용보다 훨씬 앞서 있다는 걸 알게 됐어.

...

한 번만 나타난 거면 "이상"으로 설명할 수 있겠지만, 또다시 재현된 건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정비 부대에서 과학 이사회 주변 감시 카메라 영상을 열람할 권한이 있나? 보고가 시작된 날 이전의 모든 감시 영상이 필요해. 특히 주변의 모든 환경 음까지 포함된 영상.

가능해요. 지금 권한 요청 넣을게요. 어느 날짜까지 필요하세요?

최소 3년.

테디베어가 이 지시에 대해 의문을 내비치기도 전에 노크 소리가 들렸다.

… 알겠습니다.

기지개를 켜며 문을 열고 들어오는 이스마엘과 스쳐 지나간 테디베어는 구석 자리에 앉아 장비를 켜고 작업을 시작했다.

과학 이사회는 요즘 감사원의 조사를 상대할 여유가 없어.

아시모프는 이스마엘이 들어온 걸 알아챘지만, 서류 더미에 묻힌 채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전 감사 업무로 온 게 아닙니다.

이스마엘의 시선이 테이블 중앙, 검사를 기다리는 '백색 소음' 장치로 옮겨졌다.

그건 특수 물품이라 이미 의장님께 보고했고, 별도 감사 승인은 필요 없어.

제 신분 때문에 경계하시는 것 같네요.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정말 감사원 일과는 무관합니다.

제 기체는 강력한 데이터 수집 및 재구성이 가능해요. 군부에서 저 장치의 "복원" 작업에 협력해달라고 요청해서 온 겁니다.

이스마엘은 니콜라의 서명이 담긴 문서를 꺼내 보였다.

...

그럼, 부탁하지.

임시 권한이 부여되자, 이스마엘은 테이블 앞으로 다가가 "백색 소음" 장치를 살펴보았다.

장치는 대형 데이터 리더기를 연상케 했으며, 표면에는 전쟁의 흔적과 지금 시대의 기술로는 해석하기 힘든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이스마엘은 조심스레 손을 뻗어 장치 하단을 터치했다.

순간, 불빛이 깜빡이며 연한 파란색 광선이 퍼져나가더니, 내부 구조가 공중에 입체적으로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니, 제발 부탁드립니다…

… 어떻게 할 생각이야?

제가...

세레나는 비통함과 결연함이 섞인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건 상영되어야 할 것이고, 너에겐 간섭할 권리 따윈 없어…

… 인과에 따라 흐를 뿐, 난 당연히…

...

연한 파란색 광선이 반짝이면서 장치의 외형과 내부 구조를 그려냈다. 한쪽에 있던 연구원이 황급히 사진을 찍고, 데이터를 기록하며 이 장치의 실질적인 "사용법"을 분석하려 애썼다.

정말 대단한 데이터 수집 재구성 능력이군.

아시모프가 이스마엘을 유심히 바라보자, 그녀는 조용히 미소로 화답했다.

군부에서 요청한 작업은 마무리했습니다. 혹시 더 도와드릴 일 있을까요?

지금은 없어. 필요하면 추가로 신청하지.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연구원이 기록을 끝내자, 이스마엘은 깍듯이 인사한 뒤 연구실을 떠났다.

위치 추적기라...

이스마엘이 "분해"해 낸 "백색 소음" 장치의 핵심 부분이 단말기에 투사되자, 아시모프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이스마엘의 분해가 정확하다면, "백색 소음"은 일종의 위치 추적기다. 다만…

그가 아직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사실이 하나 있었다. 이 장치를 작동시키기 위해선 단순히 전원을 넣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지정된 주파수로 감시 영상 속 소음을 재생해야만 장치가 반응한다.

하지만...

모든 것이 정상인데, 왜 백색 소음 장치는 다시 작동하지 않는 걸까?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은 정말 이 장치를 통해 어딘가로 "전송"된 걸까?

집행 부대는 이미 보육 구역에 대한 모든 수색을 마쳤는데, <M>그</M><W>그녀</W>는 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

황금시대에서조차 "순간 이동"을 구현한 연구 프로젝트는 없었다. 그렇다면, 이 장치는 대체 어디서 온 걸까?

다르게 말하면...

이 장치가 측정하는 건... 정말 "지리적 위치"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