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 보육 구역
공중 정원 소속 물류창고
12:30
비행기 계류장에 내리자, 뒤에서 요란하던 엔진 소음이 잠시 가라앉았다가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
지휘관은 아이라와 함께 유리창 너머로 수송기 조종사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한 뒤, 이번 임무의 목적지를 향해 몸을 돌렸다.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지휘관은 단말기를 켰다. 이어폰 너머로 들려오던 소리는 곧 굉음에 묻혀버렸다.
너희 앞에 있는 저장 구역이 현재 확인 가능한 가장 좁은 범위야. 기체가 보육 구역으로 옮겨진 건 일주일 전이고.
창고 구역 내 물품 이동은 공중 정원 쪽에 보고된 바가 없어. 현지 단말기에 기록이 남았을지는 장담 못 해.
알겠어. 그럼, 이제 수색하면 되는 거지?
필요하다면 좋은 물건이 있는 창고가 어딘지 알려줄게. 이 보육 구역엔 예술 관련 금제품이 제일 많더라.
그럴 일은 없을 거야. 나와 아이라는 지워버리고, 네 이름으로 바꿔 넣으면 되니까.
셋이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는 사이, 어느새 창고 앞까지 다다랐다.
거대한 문에 점점 가까워질수록, 설명할 수 없는 불안감이 어깨를 짓눌렀다.
잠깐만...
너희를 중심으로 47개의 감시 카메라가 전부 정상 작동 중이야. 프로그램 조작이나 위장은 확인되지 않아.
분위기 변화를 감지한 아이라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 이상한 점이라도 발견했어?
순조롭다고? 그럴 리 없는데. 수수께끼 게임도 보면, 결말로 가는 열쇠엔 여러 개의 핵심 아이템이 필요하잖아.
너희는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고, 창고 안 기체도 그저 출발점일 뿐이야. 이스마엘 상황도 아직 불확실해.
지휘관 뜻은 일이 너무 선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 같아.
지휘관은 고개를 끄덕이며 본능적으로 총집에 손을 얹었다.
...
맞아. 생각해 보면, 그 유일한 장애물조차 우리가 직접 해결한 게 아니었어.
정보 검색 결과가 계속 제로였다가 갑자기 오류 메시지와 함께 결과가 나온 것도 수상해.
이어폰 너머의 목소리도 뭔가를 눈치챈 듯 조심스러워졌다.
혹시, 다른 누군가의 진행 중인 게임에 우리가 끼어든 건 아닐까?
아이라와 눈을 마주친 지휘관은 조용히 경계를 강화하며 창고 안으로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