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31 칼날 위 탄생한 나비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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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 황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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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 계단을 오른 지 10초 만에 적조가 거리를 뒤덮었다.

뒤로 물러나세요. 적조에 가까이 가면 침식되기 쉬워요.

침식이요?

네.

낮은 목소리로 대답한 로즈는 지휘관의 옷자락 뒤에서 조심스레 고개를 내밀어 적조에 잠긴 전시관 밖 거리를 바라보았다. 그 가녀린 모습에서 그날 밤 장미를 가져다준 아이가 떠올랐다.

황금시대에도 적조가 나타났었네요.

다른 가능성은 없는 것 같아요. 이곳 어딘가가 반이중합 탑과 연결되어 있어서 적조가 황금시대로 흘러들어온 게 분명해요.

재난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 살아있고, 장비도 온전했기에 희망은 남아있었다.

여기서 나갈 수만 있다면, Ω 파일을 황금시대의 과학 이사회에 바로 전달하면 돼요.

네. 하지만 그때는 Ω 파일이 없어서 미래의 재난에 대해 구두로만 경고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 얘기를 입 밖에 내면 유언비어나 개인의 이상 증세로 취급받죠.

그다음은 끌려가서 "검사"받고 다신 빠져나올 수도 없게 돼요.

루시아는 한숨을 쉬며 다시 먼 곳을 바라보았다.

이곳은 봉쇄된 것 같으니 우선 탈출구를 찾아야 해요. 그리고 걱정되는 게 또 하나 있어요.

저희가 봉쇄를 풀면, 황금시대에 훨씬 더 일찍 적조가 나타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요?

…………

이 이름을 듣자 <b><ud><color=#34aff8ff><link=15>로즈</link></color></ud></b>는 뭔가 할 말이 있는 듯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적조의 끝자락에서 조사한 정보에 따르면, 본·네거트는 아직도 콜레도르를 억제하고 들키지 않으려 애쓰고 있어서 다른 일에 신경 쓸 여유가 없을 거예요.

네. 이전에 이 인간형 이합 생물과 접촉했을 때, 콜레도르는 줄곧 인간 문명에 대해 비정상적인 관심을 보였어요.

문명이 완전히 파괴되지 않은 황금시대를 적조가 삼킬 수 있다면, 콜레도르가 이 기회를 놓칠 리 없어요. 거기에... 본·네거트도 그녀를 경계하고 있고요.

그건 아직 알 길이 없어요.

지휘관님, 혹시 기억나세요? 그는 이곳을 "안개 지역"이라고 부르며, 저희를 탑 밖으로 보내기 전에 "안개 지역에 가서 인간이 진정으로 맞서야 할 위협이 무엇인지 봐라. 이 길고 긴 악연에 마침표를 찍을 때가 됐다."라고 말했잖아요.

그리고 한 가지 더 있어요. 오프라인 지도와 환경 분석 결과를 종합해보면... 저희는 아직도 반이중합 탑 안에 있어요.

루시아가 다시 한번 단말기에 표시된 여러 데이터를 꼼꼼히 확인했다.

틀림없어요. 반이중합 탑이 허공에서 사라졌거나, 이 시점에는 아직 반이중합 탑이 존재하지 않아서일 수도 있어요.

저희가 반이중합 탑에 있을 때는 온전한 몸으로 다른 시대로 가는 게 불가능했고, 정보만 전달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이게 실제로 가능하다니 놀랍네요.

반이중합 탑이 아직 존재하지 않을 때, 이곳이 반이중합 탑의 영향권에 포함되는지도 모르겠네요.

본·네거트는 또 왜 이곳을 "안개 지역"이라고 불렀을까요?

상층부나 지하요? 알겠어요. 위아래 구역의 이상 현상을 더 주의 깊게 살펴볼게요.

그럴 수도 있겠네요. 이 구역은 아직 반이중합 탑의 범위 안에 있으니, 시간과 관련 있을지도 몰라요.

데이지 언니는 아마 돌아갔을 거예요. 그리고 언니 친구들도 다 전시관 안에 있어요.

로즈는 수줍게 계단을 가리켰다.

저희는 그냥 자동판매기에서 컵라면을 찾으려다가 그들한테 잡힌 거였어요.

네.

지휘관은 루시아의 뒤에 서서 이 도시를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

지금 이 순간, 컨스텔레이션은 황금시대의 끝자락에서 여전히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 모습은 구름 속 궁전처럼 찬란하고 눈부셨다. 하지만 동시에 한 시대의 영광을 기리는 묘비처럼 텅 비어 쓸쓸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