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24 숲속의 기로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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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 마음이 향하는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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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왼쪽을 맡을 테니, 21호는 오른쪽을 맡아. 꼬맹이 넌 우리랑 너무 멀리 떨어지지 말고.

난 꼬맹이가 아냐! 나... 나도 어느 정도 컸다고!

어.

21호는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길 건너편으로 걸어가면서 관목 숲과 흙의 흔적에 주의를 기울였다.

기체 뒤편에 달린 균형 장식이 무의식적으로 빠르게 흔들리며, 약한 꽃가지 여럿을 부러트렸다.

……

21호의 새 기체 개발 주도권을 쿠로노 측에 넘겼어?

그래.

누구의 명령이지?

……

됐어.

사실 우리가 직접 개발한다 해도, 쿠로노의 도움이 많이 필요해. 우리한테는 21호의 현재 기체에 관한 전체 설계 자료가 없으니까.

게다가 이 기체의 설계가 복잡한 갈등의 제물이 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어.

그러니 상대방이 맡은 기체 모듈을 경계하기보다는 한쪽이 독립적으로 완성하는 게 좋지 않겠어?

연구자 입장에서는 새 기체가 잘 작동해야지만, 새로운 유효 데이터를 얻을 수 있거든.

그래서 개발 주도권을 넘겨주기로 한 결정을 이해해.

약속할 수 있는 건, 내가 감독권만 갖고 있어도 여전히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거야.

진행되는 21호의 상황과 적응 기록을 매번 받아보고 싶어. 21호의 관리자로서 이 정도 요구는 할 수 있잖아?

연구 개발 비밀에 속하지 않는 범위 내에선 내가 조치를 해주지.

21호 대신 고맙다고 인사해야겠네.

붉은 머리 구조체가 화려한 얼굴에 매혹적인 미소를 보였지만, 그 표준적인 미소 아래엔 분노가 조용히 일렁이고 있었다.

나 먼저 가볼게.

그래.

잠깐. 21호가 상식이나 문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걸로 알고 있는데, 혹시 21호가 작성한 기체 설계 예상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있어?

21호가 무슨 말을 했어?

"인간의 냄새를 가지고 싶어."라고 적었던데.

어느 작은 마을의 조사 임무에서 돌아온 이후로 "인간의 냄새"는 21호가 좋아하는 단어 중 하나가 됐다.

케르베로스 소대의 시끄러운 일상에서 베라는 그 말장난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인간의 냄새"? 구조체로서 변화를 선택하는 순간, 그런 것들의 본질은 버려지기 때문이었다.

만약, 녹티스가 똑같이 그런 소리를 했다면, 베라는 첫 마디를 꺼내는 순간 발로 녹티스의 엉덩이를 걷어찼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 시절의 경험을 한마디로 요약해 버릴 수 있는 21호에게 이런 어리석은 말은 오히려 당연한 것처럼 들렸다.

확실하지 않은 건, 21호가 생각하는 "인간"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였다.

원래는 이 기체가 21호에게 안정성을 제공하는 범위 안에서 스스로 몇 가지 선택을 할 수 있게 해주길 바랐다.

하지만 실제에서는 안정성을 만족시키기 위해, 21호가 원하는 것과 기체의 표현에 거리가 있었다.

안정성에 대해 말하자면, 대부분의 구조체가 자신의 기체에 대해 공포와 혼란을 느끼게 되는 건, 상상 속 자신과 현재의 자신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었다.

근본적으로는 자신과 맞지 않는 현실 해석을 내면에서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형 기체의 적합도가 현재 기체보다 떨어지는 21호는 정말로 자기 마음을 이해했을까?

21호는 자신이 갈망하는 것을 찾을 수 있을까?

대장.

꼬마는 죽었을까?

네가 길을 잃었다고 하면, 넌 죽을 거야?

아니. 여기로 돌아와 곁에 있을 거야.

그러니까 꼬마도 쉽게 죽지 않아. 너라면 나보다 더 잘 알 텐데.

어.

위로를 받은 21호는 다시 자신의 탐색 구역으로 뛰어 들어갔다.

발자국이야! 내가 발자국을 발견했어!! 저기!

소년의 외침이 가까운 곳에서 울려 퍼졌다. 리린은 과장되게 베라를 향해 손을 흔들며, 베라가 반응하기도 전에 자신이 발견한 단서 쪽으로 달려갔다.

잠깐! 조심해서 뛰어!

진짜 귀찮게 하네. 21호. 일단 저 녀석을 따라가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