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23 심연의 울림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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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3 감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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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 개조는 고통을 동반하는 선택이었다. 인간 자체를 바꾸는 건 생물학적 인간을 기초로 한 사회 형태와 도덕 윤리관을 모두 섞은 뒤, 다시 만드는 것과 같았다.

인간이 신구 질서 교체에 따른 진통을 완화하기 위해선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했다.

실망이군.

임시 감옥으로 사용한 지하 창고에서 고드윈이 갓 들어온 연구 조수에게 담담히 말했다.

……

왜 비밀을 누설하려고 했지? 과학 이사회에서 보냈나? 아니면 구룡이나 아딜레에서 높은 금액을 준다고 했나?

누군가에게 위협을 받지도, 제의가 들어오지도 않았어요. 저희가 견딜 수 없었을 뿐이에요.

교수님. 그만하세요. 실험을 계속하면 안 돼요.

이 프로젝트는 다른 것과 다르게 새로운 진화를 향해 나아가는 시도라고 첫날에 말했을 텐데?

구시대의 족쇄로 자신을 속박하지 마.

그렇다고 그 사람들을 실험에 직접 사용하는 건...

생물학적 측면에서 그들은 크틸라 계획을 통해 얻은 클론 실험체와 같아.

그 복제체들은 더 이상 우리에게 다양한 샘플을 제공할 수 없어. 개별 개체에게만 작용하는 기술 따윈 의미가 없어.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조수를 보며 고드윈은 한숨을 내쉬었다.

인간의 미지에 대한 탐색이 생리적 상황에 타협하고 있어.

"뉴턴" 시대의 인간들은 끈기와 재능만 있었다면, 당시의 모든 과학 지식을 익힐 수 있었지.

하지만 지금은 한 분야를 익히는 데 평생을 소모해야 해.

사고의 황금기를 놓친 상황에서 얼마나 더 혁신할 수 있겠어?

미래엔 한 사람이 일생을 바쳐도 한 분야를 다 습득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지도 몰라.

그때 가서 다시 변화하려고 시도한다는 건 너무 늦어.

구시대 인간들을 지나치게 안타까워할 필요 없어. 새로운 시대를 위해 디딤돌이 되어 주는 게 그들이 발휘할 수 있는 최고의 가치야.

하지만 교수님, 우리도 구시대의 인간이잖아요.

아니. 우린 개척자다.

새로운 시대의 개척은 언제나 피와 희생이 필요한 법이지. 방향을 찾는 개척자가 될 수 없다면, 디딤돌이 될 수밖에 없어.

이건 모두가 피할 수 없는 책임이야.

내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학생이라면, 이 점을 이해해 줬으면 좋겠군.

그렇다고 해도, 그것이 옳은 길이라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나요?

이 길의 끝에 다다라야 옳고 그름을 논할 수 있고 두 번째 기회를 얻을 수 있어.

하지만 그들에게는 두 번째 기회가 없잖아요.

교수님. 전 교수님의 눈에서 미래는커녕 악마밖에 보이지 않았어요.

통로를 따라 연구소 내부로 들어가자, 탄흔, 허물어진 벽, 깨진 모니터와 뒤집힌 책걸상들이 보였다.

이런 흔적들은 이곳에서 얼마나 격렬한 충돌이 있었는지를 설명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체가 없는데요?

혈흔이 남아 있었다면 그것을 통해 조사할 수 있었겠지만,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청소 로봇에 의해 깨끗이 닦여 없어진 것 같았다.

청소 로봇에 시체 운반 기능은 없어. 우리 말고 다른 사람이 있는 것 같아.

알파는 자신에게 수송기 정보를 알려줬던 그 목소리를 떠올렸다.

(그녀인가?)

알파는 이게 함정일 가능성을 배제한 적이 없었다. 이때, 그녀의 시야에 그림자 하나가 포착됐다.

슝~

단도가 날아가는 바람에 떨어지는 종이가 휘말려 작은 선풍을 일으켰다.

단도에 의해 검은 그림자는 벽에 박혔고, 종이가 천천히 떨어지면서 그것의 정체가 드러났다.

저건 배양 탱크에 있던 실험체예요!

이게 바로 조립된 완성품인가? 악취미가 따로 없군.

다음에 가는 구역도 이런 적들이 끊이질 않겠군.

움직일 수 있다 해도 자유 의지를 잃은 가짜일 뿐이야. 구조체나 인간이 아니라고.

그것들 몸에 있는 대뇌에 속지 마. 봐줄 필요 없는 상대니까.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