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쉬고 난 후, 아이라 일행은 다시 탐색을 시작했다.
복도를 따라 쭉 걸어가자, 웅장한 건물이 눈앞에 나타났다.
이건... 극장 같은데?
여기 전광판을 보면, 컨스텔레이션 대극장이라고 적혀있네요. 그리고 다음 공연은...
코드가 깨졌네요.
아무래도 이곳의 소유자는 우리가 곧 마주치게 될 내용을 알리켜주는 걸 꺼리는 것 같네요.
가끔 이런 서프라이즈도 괜찮은 것 같지 않아?
폭풍과 선원, 천사와 악마가 새겨진 화려한 복도를 지나자, 휘황찬란한 원형 극장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무대의 중앙엔 이상한 모양의 로봇 하나가 말없이 서 있었다.
햄릿?
이럴 수가...
아이라는 무대로 달려가 로봇을 꼼꼼히 확인했다.
햄릿이요? 그게 뭔가요?
예술 협회 소유 홀로그램 AI 연극 로봇의 이름이야.
최신 연극 공연 기술을 적용해서 완전 몰입형으로 체험할 수 있어. 하지만 제작비가 많이 들고, 기술도 아직 미숙한 상태라서 상업적 사용에 대규모로 투입하진 못했지.
유일하게 남은 한 대도 과학 이사회 일부에 보존되어 있을 거야.
그럼 이건...
아니. 이건 햄릿이 아니라 또 하나의 비슷한 가상 무대 장치일 뿐이야.
무대에서 로봇을 검사하던 아이라가 이곳이 위험하지 않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도대체 우리 보고 뭘 하라는 거예요? 전 여기서 무대극 따위나 볼 기분이 아니라고요.
커튼 뒤를 확인한 트로이가 눈살을 찌푸렸다.
뒷문과 옆문 모두 잠겨 있어요. 방금 밖으로 연결된 복도도 막혔고, 다른 통로도 없는 것...
"펑!"
묵직한 소리와 함께 그녀들이 방금 들어온 무대 로비의 정문도 잠겼다.
무대극 볼 기분이 아니라고 어쩔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거 같네요.
……
아이라는 로봇 뒤에 있는 상자에서 사전에 준비한 연결 시설을 꺼내 들었다.
설정된 연극을 체험해 봐야 할 것 같아.
연결할 수 있는 건 한 명뿐인 것 같네요.
제가 해볼게요.
시카가 손을 들었지만, 레나는 시카의 손을 잡고 다시 내렸다.
누누이 말했잖아요. 지휘관님은 이렇게 함부로...
내가 갈게.
아이라는 차분한 목소리로 레나의 말을 끊었다.
햄릿의 조정 및 조작 과정에 여러 차례 참여해 봤고, 이런 가상 무대에 특별한 기억이 있어. 그리고...
아이라는 방금 찾은 가상 무대 설정의 "설명서"를 흔들었다.
마침 상영될 연극도 내가 익숙한 내용이거든.
아이라의 눈동자엔 이채로운 빛을 띠고 있었고, 무언가를 그리워하는 표정을 보였다.
이건... 한 "기사"에 관한 이야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