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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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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3 심야 순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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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카마, 뒤를 조심해요!

다수의 적군 신호가 감지되어 전투 방안을 수행합니다.

앞에 있는 마지막 적을 발로 짓밟은 스프너가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하카마의 낫에 정확히 반으로 나뉜 로봇들이 행동 능력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이 보였다.

전투가 끝난 후 하카마의 곁으로 다가간 스프너는 주변에 더 이상 적군 신호가 감지되지 않는다고 알렸다. 동시에 어쩔 수 없었다는 듯 머리를 움켜쥐었다.

세르반테스라는 녀석도 참 귀찮게 하네요.

예술관을 지을 거면 예술관이나 지을 것이지, 저렇게 많은 전투 로봇을 가져다 뭘 하려는 걸까요?

이 로봇들은 사고와 학습 능력을 부여받지 못했습니다. 오직 간단한 명령에 의해서만 행동하며, 침식체와 이합 생물의 외형을 의도적으로 모방한 것도 있습니다.

우리가 처한 환경을 봤을 때, 이것들은 모두 어떤 대표성을 갖춘 지역을 재현하기 위해 준비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리고 대부분이 인간이 활동하기 위한 장소인 것 같아요. 이 도시도 그렇고요. 세르반테스가 인간에게 깊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 같군요.

네빌과 광휘의 추종자로부터 세르반테스의 정보를 일부 획득했습니다. 세르반테스는 황금시대에 한 인간 예술가의 조수로 일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인간 예술가와는 십여 년을 함께 보냈다고 합니다. 이 도시도 그 인간과 깊은 관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인간이 세르반테스한테 그렇게 깊은 영향을 미쳤나요?

황금시대, 인간은 "로봇 의식 실험 프로젝트"라는 원대한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그건 로봇에 자신만의 "영혼"이 탄생하는지를 검증하기 위한 실험이었습니다.

전 그 실험의 관리형 AI로 탄생했고, 그때 나나미님, 즉 선현님을 만났습니다.

결국 선현님은 자아 각성을 완성하셔서, 처음으로 각성한 로봇이 되셨습니다.

그러니까...

세르반테스도 이 실험 내 수많은 실험 대상 중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세르반테스를 그 예술가 곁에 배치한 목적은 "예술"이 로봇의 자의식 각성에 영향을 주는지를 관측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실험에 성공한 건 선현님뿐이잖아요.

맞습니다. 하지만 어머니... 아르카나님께서 저한테 한 가지 알려주신 게 있습니다.

로봇에게 있어 "각성"은 단지 시작일 뿐이라고 했습니다.

"자아"는 데이터 연산으로 추론할 수 있는 사물이 아닙니다. 자아는 신생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고통과 혼란도 가져옵니다.

우린 더 이상 논리로 완벽한 세계를 만들 수 없게 됐고, 현실의 모순도 송곳니를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기억들이 사고의 부담이 될 것이고, 우리는 스스로의 힘으로 답을 줄 수 없습니다.

심지어 많은 로봇들이 각성 후에 자멸을 선택했습니다. 교회를 설립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사건을 줄이기 위해섭니다.

세르반테스도 초기 교회에 가입한 멤버 중 하나죠? 그럼, 그도 "심리적인 문제"가 있었던 건가요?

이런 문제는 모든 로봇의 마음속에 어느 정도 존재한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그러니 "교황"이 계속 이런 일을 해온 게 아니겠습니까?

세르반테스의 심리적인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그를 만난다 해도 교회로 데려갈 수 없는 거 아닌가요?

……

스프너의 질문에 하카마는 잠시 침묵했다.

설마 이걸 생각 못 한 건 아니죠?

세르반테스가 떠난 후, "탑"은 계속 공석이었습니다. 그건 교회의 모든 이들이 세르반테스보다 이 자리에 더 적합한 이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세르반테스가 선현님의 부름을 느꼈다면, 우리가 온 의도도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우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노력하는 겁니다.

은은한 미소를 지은 하카마는 스프너와 함께 이 전시관을 떠나 예술관의 더 깊은 곳으로 나아가려고 했다.

이내 표정이 미세하게 변한 하카마는 스프너를 붙잡았다. 그리고 발소리 숨김 모듈을 가동했다.

제 감지기에서 생체 반응이 감지됐습니다. 생물 신호로 볼 때 구조체로 판단됩니다.

구조체? 혹시 공중 정원에서 온 이들인가요? 그들도 이 도시의 정보를 파악하게 된 걸까요?

추적 모드 가동을 제안합니다. 스프너, 우리가 먼저 그들에게 접근합시다.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 스프너가 발소리를 감추고 조용히 걷기 시작했다.

보검4, 메인 시스템 해킹 진행 상황은 어때?

보검9, 재촉하지만 말고 네 그 성급한 성격이나 좀 고쳐. 이곳 암호화 수단은 내가 본 적도 없는 거란 말이야. 만약 다른 이가 왔었다면 3일이 지나도 방화벽 틈새조차 찾을 수 없었을걸.

"성배"와 "지팡이" 두 분대는 실패했고, "병아리"는 행동하기 시작했어. 빨리 사장님께 그걸 넘기지 못하면, 우린 끝장이야!

보검7, "병아리"의 위치는?

그녀들은 지금 전시관 D 구역을 떠나 F 구역으로 향하고 있어.

수색 범위를 계속 좁힐 수 없다면, 그녀들과 마주치는 건 시간문제야. 이 예술관도 참 괴상하군. 로봇뿐인데도 대처하기가 엄청 힘들어.

"동전" 분대가 H 구역에서 합동으로 방화벽을 해킹하고 있으니, 조금 있으면 예술관의 안전 권한을 획득할 수 있을 거야.

그들이 처음에 부주의하게 경보를 발동시키지만 않았어도, 우리의 속도는 지금보다 훨씬 빨랐을 거야.

다시 강조하지만, 이번 행동에 실패는 없어야 해! 집행 부대가 우리보다 먼저 그 실험체를 회수한다면 이번엔 우리 목이 날아가게 될 거야.

보검4, 시스템 권한을 얻은 후에 장애물 설치하는 거 잊지 마. "병아리"들을 이곳에서 죽게 할 수 있으면 더 좋고.

하지만 그 소대에는...

이건 상부의 최신 명령이야. 우리의 행동 흔적을 모조리 지우라고 했어. 증거가 없는 한 지상 임무에서 소대 하나쯤 없어지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잖아?

데이터베이스 선별이 종료됐습니다. 신원 분석이 완료됐습니다.

공중 정원, 쿠로노 구조체 특별 행동 분대, 코드 네임 "보검"입니다.

아무래도 세르반테스의 정원에 쥐가 들어온 것 같군요.

스프너는 멀리 있는 구조체 분대를 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세르반테스 대신 "청소"해 줄까요?

스프너, 저쪽을 보십시오.

그들이 이 도시의 로봇 두 대를 납치했습니다.

스프너는 하카마가 가리키는 구석을 바라봤다. 확실히 로봇 두 대가 쿠로노 구조체의 감시를 받고 있었다.

……

……

젠장, 그들한테 무슨 짓을 한 걸까요?

보검7, 이상한 로봇 둘은 얌전해?

논리 바이러스를 심으니까 다운 상태가 됐어. 지금 처리할까?

아니. 위에서 행동 모드가 이상한 로봇들을 연구하고 있는 사람이 있나 봐. 해킹이 끝나면 놈들의 전자두뇌를 빼낸 뒤 실험 재료로 가져가자.

하카마, 이제 어떻게 하죠?

적대 신호를 고정했습니다. 스프너, 제 명령에 따르십시오.

동료 구조를 최우선으로 설정한 전투 방안을 수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