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 정원 예술 협회, 회장 사무실.
사무용 책상 앞에 앉아 있던 앨런은 책상 위의 단말기가 투영한 거대한 가상 스크린에 암호화된 메시지를 봤다. 앨런은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릴 때까지 말없이 눈앞의 알 수 없는 코드와 숫자를 바라봤다.
들어와.
앨런 회장님. 좋은 아침이에요. 뭘 보고 계셨나요?
레오니군. 별거 아니야. 얼마 전에 내 이메일에 수신된 메일을 보고 있었어. 보다시피 요 며칠 동안 해석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었거든.
왜 과학 이사회에 맡기지 않으셨어요? 회장님도 암호에 대해 많이 알고 계셨던 거예요?
조금은 접해봤지. 그리고 이런 일은 직접 풀어야 재밌거든.
미래나 외계인한테서 온 메시지일지 수도 있고, 혹은 어떤 좌표가 숨겨져 있을지도 몰라. 그걸 따라가다 보면 어느 황금시대의 예술가가 남긴 보물을 찾을 수도 있어…
그냥 단순한 장난일 수도 있죠. 회장님은 항상 이런 이상한 일에 시간을 낭비하시네요.
하하, 무슨 일이야? 요즘 협회가 또 바빠지기 시작했나?
전시와 공연을 재개해 달라고 하는 분들이 많아졌는데... 그건 신입에게 맡겼고,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아이라에 관한 거예요.
여기 "만화" 기체의 상세 데이터예요. 과학 이사회와 군부의 심사는 통과했고, 의식 적합도 끝났기 때문에 이론상으론 실전에 바로 투입할 수 있어요.
레오니는 "만화" 기체의 모양과 각종 파라미터가 기록된 전자 파일 하나를 앨런에게 전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훌륭해. 예술 협회가 수십 년 동안 품어온 기대를 이 기체에 걸고 있는 만큼 최고의 퍼포먼스를 기대할 수 있겠어.
참, 아이리스 월블러 소대에 관한 사항은 어떻게 됐지?
최근 인사이동이 잦아서 지휘 센터 쪽에서 갑자기 임시로 몇 가지 절차가 추가됐어요. 소대의 최종 명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장은 아이라가 맡게 될 거예요.
그건 편성할 때, 내건 조건이니까 말할 필요 없어. 만화 기체의 개발은 이 시점에서 완료되었으니, 그 타이밍을 따라잡은 셈이야.
앨런 회장님.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이라는 고고학 소대에서 잘하고 있는데, 왜 굳이 의회에 유사한 스타일의 소대 편성을 신청하신 건가요?
이중합 우주 정거장 전투 이후, 아이라가 나한테 새 기체를 신청한 게 직접적인 계기된 거 같아.
그때의 아이라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지만, 가장 단순한 것에 져버렸어.
어쩌면 난 세레나 이후로 아이라가 예술 협회의 대문을 두드렸을 때부터 소대를 만들려고 생각했던 것 같아.
고고학 소대는 좋은 곳이지만, 난 아이라나 "예술 협회"에 새로운 무대를 마련해 주고 싶어.
고고학 소대는 집행 부대에 비하면 순수하기 그지없지. 집행 부대의 사람들은 다양한 생각과 신념을 가지고 있고, 군부 또한 복잡한 곳이잖아. 아마 지금쯤 이 소대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게 있을 거야.
하지만 그런 환경에 있어야 아이라가 뜻밖의 파트너를 만나고 큰 "힘"을 응집시킬 수 있을 테지.
그 과정은 힘들겠지만, 아이라라면 우리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존재니 괜찮을 거라고 믿어.
아이라의 절친에게서 "신세대"의 서광을 봤는데, 그 서광을 못 잡은 건 협회의 회장을 맡은 이래 가장 큰 아쉬움이었거든.
그래서 인간이 미래의 윤곽을 볼 수 있는 지금, 나도 내기를 하고 싶어졌어.
"아이리스 월블러 (Iris)"라는 내기를 말이야.
이 내기가 실패할 수도 있고 허무하게 끝날지도 모르지.
근데 이건 우리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거야.
월리스가 몇 개의 건물과 복도를 지나 집행 부대의 작은 회의실 문 앞에 도착했다.
그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 안에서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었다.
젊은 지휘관이 월리스를 보자 벌떡 일어났어, 공손하게 경례했다.
공중 정원 표준 시간 9시, 집행 부대의 지휘관 시카, 월리스 참모장님께 보고드립니다.
아침 일찍부터 고생이군. 시카 지휘관.
자네가 이끌었던 이전 소대에 대한 절차는 끝났나?
월리스의 말을 들은 시카의 표정이 잠시 굳어졌다가 다시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왔다.
구조체 세 명의 전출 수속은 이미 끝났어요. 제시카와 랜돌프는 이중합 탑 전투에서 손실된 대원들을 보충하기 위해 "레드 스콜피온" 소대에 배치됐어요. 조지는... "펠리컨" 소대에 합류하여 현재 지상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어요.
전... 지휘 센터가 새로운 소대를 배정해 줄 때까지 공중 정원에서 대기하고 있어요.
시카는 조금 시무룩한 듯했다. 소대가 해산되고 대원들은 다른 소대로 배치된 건, 지휘관인 시카에게 있어 지휘 센터가 "네 능력이 부족해"라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럭저럭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군. 그들이 새 소대에서 빨리 적응하길 바랄 수밖에.
……
월리스 참모장님. 제가 아직 미숙하고 전투 경험도 선배들에 비해 크게 부족한 건 알지만...
"아포디데" 소대가 해산될 정도는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조금만 더 시간을 주신다면...!
그건 참모부 전원이 소대 전투 성과를 평가할 때 내린 결정이었다.
랜돌프, 제시카, 조지는 모두 전투 경험이 많은 엘리트 구조체다. 하지만 그들은 "아포디데"에서 엘리트 소대로서의 전투 효율을 발휘하지 못했다.
다른 우수한 소대가 결원인 상황에서 그들을 재배치하여 부족한 전투력을 보충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최선의 선택이라 할 수 있지.
전사마다 최대 가치를 발휘할 수 있게 편성 조정하는 것이 우리가 지켜야 할 첫 번째 원칙이다.
알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잘 알고 있어요… 그동안 여러 전투 속에서 제 지휘력의 부족으로, 조지 등 멤버들은 최대 전투력을 발휘할 수 없었던 건 명백히 제 실수예요.
하지만 저도 부족점을 보완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동안 바네사 지휘관한테서 많은 걸 배웠어요.
다음 전투에선 꼭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요. 그러니...
시카.
월리스가 시카의 말을 끊었다.
네 목표는 [player name](이)지?
아...
난 너희 학년의 파오스 전술과 교관으로서, 네가 파오스에 들어온 후의 성적을 줄곧 지켜보고 있었다.
네가 수석이 된 것에 대해 학교 지도부에서 많은 얘기가 있었지만, 최종 결의을 보고 난 어떤 의의도 제기하지 않았어.
그레이 레이븐 소대와 차징 팔콘 소대 지휘관도 그들 학년에선 수석이었어. 그리고 그들이 이끄는 각 소대도 "전설"이라는 말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지.
그들을 제외하고 집행 부대를 지원한 수석 졸업생이 바로 너였으니, 네 또래 친구들도, 그리고 군부에서도 자연스레 네가 그레이 레이븐과 차징 팔콘의 후계자가 되길 바랐지.
의회에서는 제어하기 힘든 [player name]보다 널 추천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단다. 그래서 금방 학교를 나온 네가 "적절한" 성과를 보여주기만 한다면...
같은 "공중 정원 세대"로서 젊은이들이 고무될 테고, 그러면 잠재적인 예비군을 확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득표수도 따라서 더 많아지겠지.
네가 졸업하자마자 "아포디데" 소대에 배치된 것도 그것 때문이었다.
하지만 너도 이 "기대"가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진 잘 알아야 해.
크롬이나 [player name](은)는 수석이라는 신분 때문에 지금과 같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게 아니라, 그들의 성적이 너무 훌륭해서 "수석"이라는 호칭이 신격화된 거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넌 제2의 크롬이나 제2의 [player name](이)가 될 수는 없어.
자질, 잠재 능력 그리고 실적 모든 면에서 불가능해.
…!
그렇다고 해서 네가 훌륭한 지휘관이 될 수 없다는 건 아니야. 네 마인드 표식의 강도는 나쁘지 않아. 게다가 이중합 탑이 솟아올랐을 때, 오염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뛰어나다고 할 수 있지.
하지만 넌 처음부터 소대 대원들과 흩어졌어... 그렇지 않았다면, 이중합 탑 전투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리고 아포디데의 최근 반년간 성적으로 볼 때도, 이렇게 높은 규격으로 소대의 편성을 유지하는 건 사치스러운 일이었어.
모든 것이 네 탓이라고 지적하는 게 아니다. 한 소대가 최종적으로 어떤 성과를 낼 수 있는진 대원과 지휘관 간의 상성도 중요하니까.
하지만 무엇이 됐든 소대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게끔 만드는 것이 지휘관의 최우선 과제다.
학교에서 배우는 건 이론뿐이니, 전장에서 실제 상황에 따라 순간적인 조정과 판단을 내릴 수 없다면, 아무리 많은 전술을 숙달하고, 치밀한 전투 계획을 세워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없을 거야. 물론 그 반대도 마찬가지고.
… 이 모든 것이 참모부에서 원칙을 근거로 내린 판단인가요? 참모장님.
참모부에 오래 있다 보니 평소의 사고방식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조금 전 이야기는 군부 참모장으로서가 아니라... 과거의 선생님으로서 하는 조언이라고 생각하면 돼.
다른 사람이 걸어온 길을 따라가려고만 한다면, 너 자신이 정말로 원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없게 되지.
……
교관님... 아니, 참모장님의 말씀은 마음속 깊이 새길게요.
하... 젊은이만 보면 잔소리하고 싶어지는 교관 시절의 나쁜 버릇이 또 나와버렸군.
자, 귀찮은 잔소리는 여기까지 하고, 이번 회의의 본론으로 들어가지.
이 회의는 네가 배치될 소대에 관한 문제를 논의하려고 소집한 거다.
원래 지휘관 조정 사항은 지휘 센터에서 바로 전근을 하달하면 되는데, 이번 상황은 조금 특별해. 이 소대의 편성은 아직 심사 단계에 있고, 지휘관과 대원의 선임도 잠정적으로만 정해진 상태야.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서 네가 이 소대의 지휘관을 맡는 게 적합하다고 생각해.
특히, 이 소대의 대장한테서 "같은 또래"인 네가 배울 수 있는 게 많을 거다.
같은 또래요?
자세한 건 "담당자"가 설명해 줄 거다.
이때, 기다렸다는 듯 회의실 문에서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윽고 상냥한 미소를 짓고 있는 중년 남성이 들어왔다.
오랜만이군요. 월리스. 지금은 참모장님이라고 불러드려야겠군요.
당신은...?
난 예술 협회의 회장이자, 아이리스 월블러 소대의 편성을 요청한 앨런이라고 해.
만나게 돼서 반갑군. 시카 지휘관.
짧은 어둠이 깔렸다가, 시각 모듈이 다시 켜졌다.
의료 캡슐 속에서 일어난 구조체가 옆에서 무섭게 웃는 하얀 머리 여자를 봤다.
정례 치료는 끝났으니, 내일부턴 더 이상 오지 않아도 돼. 오리할콘.
마지막인데도... "트로이"라고 불러주지 않으시네요?
트로이라고 자칭한 여성 구조체는 베살리우스를 보며 허무한 미소를 지었다.
끝까지 그런 쓸데없는 말을 하는군. 의식의 바다 손상이 네 지능에 영향을 끼친 건가? 오리할콘.
그냥 제 주치의와 친해지고 싶었을 뿐이에요. 이름을 불러주면 친근한 느낌이 들 것 같아서요.
트로이는 베살리우스의 비아냥을 무시하고 의료 캡슐에서 나왔다.
허.
의식의 바다에 26.13%의 영구 손상이 발생했어. 오리할콘 기체의 기능 제한을 고려해서, 이 수치는 낮출 수 없어.
그렇게 심한 손상을 입고도 살아남은 게 기적이야. 그리고 기체가 퍼니싱에 침식된 적이 있어서 안정률에 영향을 줄 뿐만이 아니라 그때의 기억 데이터도 손상될 수 있어.
새 기체로 변경하지 않는 한... 성공률은 낮지만, 네 몸에서 재미있는 실험을 해볼 수 있을지도 모르지.
기억이요?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해도, 공중 정원엔 이전 임무에 대한 기록 파일이 남아 있을 거예요.
지금은 대부분 "최고 기밀"이 되어 있겠지만요.
흥. 그건 나와 아무런 관련이 없어.
베살리우스는 트로이의 시선을 의식했지만 개의치 않는듯 흥하고 콧방귀를 뀌었다.
내가 네 의식의 바다 복원을 도와준 건, 과거 나도 오리할콘 개발에 참여했기 때문이야.
제일 처음 개조된 군용 구조체이긴 하지만, 네 상황 덕분에 유용한 데이터를 일부 수집할 수 있었어.
정말 아쉽네요.
베살리우스가 자신의 요구를 거절할 걸 알고 있던 트로이는 쓸쓸한 쓴웃음을 지으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구조체로서 과거에 얽매이는 건 족쇄가 될 뿐이야.
쿠로노에 그렇게 오래 있었는데, 그 정도도 모르는 건가?
누가 알겠어요?
트로이는 자조적인 표정을 하며 기지개를 켰다.
26.13%의 의식의 바다 영구적 손상, 역원 장치와 지휘관의 마인드 표식이 절 침식으로부터 얼마나 오랫동안 보호할 수 있는지와 상관없이…
기체와 의식의 동기화율이 대폭 하락하면서 전투력도 저하될 게 뻔해요.
이런 제가 아직도 "당신들"에게 가치가 있을까요?
널 이용할 만한 가치가 없었다면, 지금처럼 내 앞에서 말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분해돼서 공중 정원의 쓰레기 회수 센터에 버려졌을 거야.
농담이었어요.
그런데 지금 우리에겐 슈퍼 여과탑이 생겼으니...
집행 부대의 부담도 많이 줄어들 것이고, 엘리트 소대도 저처럼 쿠로노 이력이 있는 "노약자"를 받지 않을 것 같은데요. 아니면 쿠로노에선 절 "옛 주인"한테 헐값에 팔아넘기려는 건가요?
왜? 노르만 광업 그룹에 있었던 날들이 그리워?
개인적으론 네가 내 실험용 쥐로 계속 있었으면 좋겠어.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난 널 배치할 권한이 없어.
"그들"은 널... 됐어. 난 그런 일에 관여할 생각 없어.
말이 나와서 그런데, 너 혹시 "예술"에 관심 있니?
말이 끝나기도 바쁘게 베살리우스의 비웃음이 더 짙어지는 것 같았다.
……?
지상, 반이중합 탑 영향 범위 내, 어느 폐허의 근처.
훤칠한 체구를 가진 은발의 남성 구조체가 무너진 벽 뒤에 숨자, 화살 하나가 하늘을 가르며 그의 발밑에 꽂혔다.
그리고 화살촉에 숨겨져 있던 화약이 펑 소리를 내며 폭발했다.
그는 즉시 옆으로 피해서 폭발의 대부분 충격을 회피했고, 빠르게 몸을 돌린 뒤 손에 쥔 활로 상대를 향해 똑같이 화살을 쏘아 대갚음했다.
멀리서 폭발음이 울리자, 상대방도 그처럼 이번 공격을 피했다. 더 이상 제자리에 머물 수 없었던 그는 폐허 깊숙한 곳으로 달려갔다.
쳇, 귀찮게 됐군.
공중 정원도 참 끈질겨... "배신자"를 어떻게든 잡고 싶어서 안달이네.
지난 번 그 쓸데없는 행동 때문에 놈들한테 꼬리 밟힌 건가...
이런 대우를 받는 건 또 처음이네.
지난 몇 달 동안, 테슈는 공중 정원의 한 구조체에게 쫓기고 있었다. 상대방은 정화 부대 대원이 아니었지만, 테슈를 대하는 태도가 상당히 집요했다. 상대방의 추적을 따돌리면, 얼마 지나지 않아 테슈 앞에 다시 나타났었다.
그 승격자들과 함께 움직였다면, 이런 귀찮은 일도 없었을 텐데.
그렇다고 그들에게 의지하고 보호를 받는다면, 진정한 "자유"라고 할 수 없겠지.
흥, 다른 승격자들과 합류한다면, 난 오히려 고마운데? 내친김에 승격자를 다 잡을 수 있으니까.
또 하나의 강철 화살이 테슈를 향해 곧장 날아왔지만, 테슈는 재빨리 피했다. 벽돌 벽에 꽂힌 화살은 강력한 반작용력에 의해 깃이 부러질 것만 같았다.
이 화살은 테슈의 아머를 관통할 정도로 날카로웠다. 퍼니싱도 없는 지금 테슈가 피하지 못했다면 치명상을 입었을 것이다.
배신자 테슈, 저항을 멈추거라.
부서진 벽 뒤에서 연보라색 단발머리의 여성 구조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손에 화살이 장전된 복합궁을 들고 있었는데 테슈가 조금이라도 움직인다면, 그녀는 가차 없이 테슈의 이마를 향해 공격할 게 분명했다.
이 활은...
왜, 궁술이 남보다 못하니 무기 탓으로 돌릴 생각인가?
하, 그냥 그런 머리 스타일과 색깔을 보유한 여자들은 하나같이 역겹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야.
그리고 테슈라고 부르지 마. 그 이름을 버린 지 오래니까.
당신과 말다툼할 시간이 없어.
순순히 배신자들이 있는 곳을 말하면, 산 채로 군사 법정까지 갈 기회는 줄게.
하하하... 넌 공중 정원이 날 잡아서 공개적으로 공정하게 법정에 세워서 내 "죄"를 심판할 거라고 생각해?
아니. 그렇지 않아. 그들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수격자 샘플을 간절히 원해. 차징 팔콘 소대의 카무는 특별 상황이지만 "백로 소대의 테슈"는 그런 행운이 없을 거거든.
햇빛도 들어오지 않는 지상 기지에 잡혀가 천재라고 자칭하는 미치광이들에게 밤낮 가리지 않고 연구를 당하겠지. 어때? 이게 네가 원하는 결과야?
헛소리는 그만, 가여운 배신자 주제에!
그래? 하지만, 내 눈엔 공중 정원이 시키는 대로 하다가 죽으면 범인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인형 같은 너희들이 불쌍해 보이는걸.
테슈는 미소를 지으며 손을 돌려 손바닥에 있는 스위치를 켰다.
그게 무슨...!
그녀가 반응하기도 전에 테슈가 미리 설치한 전자 함정이 가동됐다. 그러자 강한 전류가 그녀의 몸으로 흘러 들어가 움직일 수 없게 만들었다.
걱정하지 마. 너한테 아무 짓도 안 할 거니까.
그러고 보니 네 상황도 좀 특별한 것 같네. "선별"에 통과할 수 있는 인재라면, 이대로 죽이기는 너무 아쉬워서 말이야.
뭐... 라고…?
여기서 더 머물러 봐야 의미가 없으니, 어쩔 수 없네. 일단 "신입"한테 가서 상황을 물어보는 수밖에.
다음에 보자. 어쩌면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가 뜻을 같이하는 "동료"가 될지도 모르잖아.
젠장...
구조체는 테슈가 시야에서 사라지는 걸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3시간이 지났을 무렵, 전자 함정의 효과가 조금씩 사라졌다.
동료? 웃기지 마.
계속 마비되어 있던 몸을 가누지 못한 그녀는 숨을 헐떡이며 땅바닥에 웅크렸다.
구해... 구해줘...
제발... 우릴 살려줘... 부탁이야.
윽...
그녀는 머리를 만지며, 의식의 바다가 마비에서 회복되길 기다렸다.
또 놓쳐버리다니...
니콜라 사령관님이 준 기한 내에 배신자 한 명이라도 잡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정화 부대 정보만 날렸네.
그녀는 정화 부대의 대원이 아니었다. 단지 배신자에 대한 집착으로 일손이 부족한 정화 부대를 대신해 이 임무를 맡았을 뿐이었다.
두 발의 감각이 계속 돌아오지 않자, 그녀는 일어서기를 포기하고 땅바닥에 드러누웠다.
시야의 저편에 들어온 하늘색 반이중합 탑이 허상인 것처럼 대지 위에 조용히 우뚝 솟아 있었다.
몇 번이고 올려다봐도 현실 세계에 일어난 "기적"이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그레이 레이븐...
이때, 그녀의 개인 단말기에서 전자음이 울렸다.
하필 지금...
항복하듯 두 손을 들고 상체를 일으켜 앉은 그녀가 수신된 메시지를 읽기 시작했다.
새로운 소대 전근 통지... 경고. 계속해서 편성 동원을 무시할 경우, 지휘 센터에서는 정화 부대를 파견하여 당신을 공중 정원에 강제로 압송한 뒤, 상응하는 군사 처분을 내릴 것입니다.
"소대"... 이런 가식적인 형식은...
어쩔 수 없지. 명령에 따를 수밖에.
그녀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쓴웃음을 지으며 계속해서 단말기의 메시지를 읽었다.
당신이 소속될 소대는...
아이리스 월블러?
공중 정원, 예술 협회.
[player name], 오늘은 여기까지 하면 돼.
소녀의 목소리와 함께 의식은 긴 어둠을 뚫고 현실로 돌아왔다.
레오니와 함께 오늘 채집한 "고래의 노래"를 분석 비교할 생각이야. 그리고 분석이 끝나면, 전처럼 결과를 보내줄게.
나야말로 고맙다고 생각해. 솔직히 "햄릿" 때도 많이 무리했잖아. 지휘관도 건강을 회복한 지 얼마 안 됐을 텐데...
"환주"와 "햄릿"으로 원거리 연결의 가능성을 검증한 후, 지휘관은 가끔 예술 협회에 와서 아이라가 지구에서 "고래의 노래" 신호를 찾는 걸 도와주고 있었다.
하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 지휘관은 세레나와 원거리 연결을 진행할 수 있는 최적의 인물인 건 맞지만, 그때도 "햄릿" 내에 남겨진 연극으로 성공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를 재현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아주 가끔 일시적이면서 불안정한 원거리 연결을 했다 해도, 포착된 메시지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잡음이 대부분이었고, 가치가 있는 건 거의 없었다.
게다가 집행 부대의 지휘관으로서 매일 같이 예술 협회에 올 수는 없었다. 적어도 생명의 별에 있던 시간이 이곳에 있던 시간보다 훨씬 길었다.
응 그렇다기보다는 거의 없다고 봐야지.
"고래의 노래"에서 특정할 수 있는 범위는 너무 한정되어 있어. 과학 이사회의 기술을 이용한다 해도 더 이상의 정밀도를 올리긴 어려워.
게다가 "고래의 노래"는 지연성이 있어. 내보낸 뒤 포착, 분석하기까지 적어도 한 달은 걸리니, 지상으로 가서 수색한다 해도 소용없을 거야. 이미 열 번 이상은 실패했어.
가능하다면 나도 공중 정원에서 세레나에게 메시지를 전송하고 싶은데... 왠지 모르게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었어.
사실 난 가끔...
세레나가 왜 지구를 떠돌고 있는 건지, 왜 내가 따라잡을 수 있게 걸음을 멈추지 않는지에 대해 생각할 때가 있어.
혹시 세레나가 날 잊어버리고, 나와 함께 했던 모든 걸 잊어버렸을까?
객관적으로 보면, 위치 측정 정확도가 상향되지 않는 한 세레나를 찾을 확률은 매우 낮을 수밖에 없어.
예술 협회 친구들은 내 기분을 생각해서 면전에선 말하지 않았지만, 전부터 포기하라고 권유하고 싶었을 거야.
하지만 난 "꼭 세레나를 찾을 수 있다"라는 마음으로 이 일을 하고 있는 건 아니거든.
현실이 눈앞에 펼쳐져 있는데, 내가 어떻게 그걸 무시하고 절대적인 자신이 있다고 호언장담을 할 수 있겠어?
다만...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렀더라도, 난 포기하고 싶지 않아.
지금의 그녀가 어떤 모습이든, 내 기억 속 "세레나의 모습"과 얼마나 큰 차이가 있든...
그리고 무슨 이유로 지구를 떠돌아다니든 상관없이...
단순히 그녀에게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는 곳"이 있다고 전해 주고 싶었어.
내가 이루고자 하는 건, 소원이 아닌 일종의 집념이야. 고집불통이라고 말하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겠지.
그리고 정말로 세레나를 찾으면 내가 찾느라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려줄 거야. 적어도 석 달 내내... 아니, 최소 반년은 입이 닿을 정도로 말할 거야!
핑크 머리 소녀는 씩씩한 미소를 지었다.
참...
아이라는 뭔가를 떠올린 듯 아직 연결 캡슐에 앉아 있는 지휘관에게 다가가 허리를 굽히고, 손을 뻗어 손등을 지휘관의 이마에 갖다 댔다.
음... 다행이네. 열이 나지도 않고 차갑지도 않을 걸 보니 이상은 없는 것 같아.
지휘관의 몸 상태는 모두 스크린에 표시되지만, 그래도 직접 확인해야 마음이 놓인단 말이야.
익숙하다고 하니까, 더 걱정되잖아!
아이라의 강경한 태도에 지휘관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가슴에 붙인 전극을 떼어내고 원거리 연결용 기기를 분리한 다음 연결 캡슐에서 일어났다.
주위를 둘러보니, 거대한 연극 장치인 "햄릿"과 방금 전에 사용한 연결 캡슐이 연결되어 있었다. 아이라를 도와줄 수 있었던 건, 저번에 "햄릿"으로 데이터를 채집한 덕분이었다.
아이라와 예술 협회의 레오니는 지상에서 "고래의 노래" 신호를 더욱 쉽게 포착하고, 최대한 시각화할 수 있는 메시지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햄릿"을 상대로 기술을 개량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는 지휘관 뿐이었다. "햄릿"의 원거리 연결에 대한 제한과 인체 의식에 대한 보호 메커니즘 때문에 현실로 돌아오는 순간, 그 메시지들은 모두 사라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나지 않는 꿈같았다. 그저 "기억"이 흐르는 모래처럼 흘러내리는 걸 볼 수밖에 없었다.
의식 몰입 상태에서 회복할 때마다, 엄청난 무력감이 한동안 지속됐다.
눈앞의 아이라는 단말기 앞에서 "고래의 노래" 속에서 수집한 의미 있는 부분을 정리하고 있었다.
세레나가 실종된 이후로, 이와 같은 날이 수년간 지속됐고, 앞으로 얼마나 더 지속될지 알 수 없었다.
막막한 것보다는 조금 나은 "희망"을 잡고 있는 소녀가 절친의 흔적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찾고 있었다.
아이라는 수많은 실패를 겪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실망과 무력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래도 그녀는 단 한 번도 낙담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매일 웃음꽃을 피우면서도 "집념"을 불태우는 아이라의 원동력은 도대체 무엇일까?
멍하니 아이라를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린 지휘관은 방금 전부터 자기도 모르게 계속 신경 쓰던 일을 입 밖에 내뱉었다.
오늘 아이라가 착용하고 있던 건 그녀가 자주 사용하던 "일채" 기체가 아니었다.
지금 기체는 "일채" 기체보다 세련됐고, 집행 부대가 사용하던 전투형 기체와 비슷했다. 그래도 적지 않은 부분에서 화려한 디자인을 보류한 걸 보면 아이라 본인이 디자인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아, "만화" 기체? 이 기체는 금방 의식 적합 조정을 완료했고, 지금은 착용한 상태로 동기화율을 테스트하고 있어.
헤헤, 당연하지. 집행 부대의 일부 구조체 데이터를 참고했기 때문에, "만화" 기체는 "일채"보다 전투 성능에 좀 더 치중되어 있거든. 루시아나 다른 대원들의 특화 기체보다는 못하지만, 예술 협회 천재 디자이너의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니 차이가 너무 크진 않을 거야.
지난번 과학 이사회에서 의식 적합 테스트를 진행할 때, 레오니가 아시모프한테 엄청 자랑했었어.
이 기체가 조금 더 일찍 완성됐더라면, 이중합 탑이 솟아오를 때 지휘관을 도와줬을지도 모르지.
그건 당연히 전투에 투입하기 위해서지.
그렇게 말한 아이라는 그럴듯하게 주먹을 두어 번 휘둘렀다.
전투라고 하기엔 정확하진 않지만, 이런 준비도 해두고 싶었어.
물론 "일채"도 훌륭한 기체지만, 공식적으로 지상 임무 수행을 고려한다면 성능이 부족할 것 같아.
당연히 "집행 부대"의 지상 임무를 말하는 거지.
헤헤, 절반만 맞혔네.
정확히 말하자면, 예술 협회의 협조하에 새로운 소대가 편성될 예정인데, 명목상으론 집행 부대에 속해있어.
지휘관은 몰랐던 거야? 그럼, 내가 일단 상황 설명부터 할게.
과거 예술 협회가 고고학 임무를 수행할 때, 보통 집행 부대 대원을 가입시키는 게 다수였거든. 고고학 소대의 구조체는 대부분 전투 능력이 없어서, 집행 부대의 보호가 필요했으니까.
그동안... 정확히 말하자면, 세레나가 실종된 이후로 앨런 회장님께서 이런 상황을 바꾸려고 노력해 왔어.
대규모 편성이 아닌, 집행 부대처럼 지휘관이 이끄는 특별 소대를 편성하는 거야. 위험한 곳에서도 임무를 수행할 능력을 겸비했다면, 그런 사건의 발생 확률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셨던 거지.
아마 이중합 탑이 역전된 덕분에, 앨런 회장님의 구상도 성공의 가능성을 보게 된 거 같아.
어쨌든 예술 협회가 인간의 황금시대 과학 기술을 회수하는 역할을 맡고 있잖아. 그러니 탈환 구역이 조금씩 확장되면서, 이런 임무의 중요성도 조금씩 커지게 될 거라고 예상하고 있어.
그리고 앨런 회장님께서 그외의 조건들까지 받아들이신 거 같아. 예를 들면, 협회에서 소대 운영 경비를 전체 부담하고, 과학 이사회와의 협력 관계를 좀 더 돈독히 한다든가... 뭐 이런 조건들이 있었지.
결론적으로 소대의 형식은 정해졌고, 난 예술 협회의 대표로서 당연히 그 소대에 배치될 거야. 이것도 인력 지원인 셈이겠지?
정확히 말하면, 우주 정거장 임무 후 줄곧 새 기체를 신청하고 싶었어.
그 사건을 겪고, 그 누구든 어떤 일을 실현하려면 "마음"만으론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거든.
필요할 때는 예술가라도 총을 들어야 한다고. 모네, 베레시차긴, 블라맹크... 그분들도 그랬잖아.
자기 가슴을 두드리는 아이라를 보니, 미래에 관해 이미 많은 계획을 세운 것 같았다.
지휘관도 가끔 아이라의 이런 성격이 부러울 때가 있었다.
음... 그러고 보니 아이리스 월블러 소대의 지휘관을 알고 있을 수도 있겠네?
물론 다른 대원들도 있지.
참, 지휘관, 혹시 궁금하다면 조금 있다가 내가 소개할게…
이때, 손목에 차고 있던 개인 단말기가 아이라의 말을 끊었다.
지휘관님, 예정된 시간이 거의 다 됐어요. 내일은 이중합 탑 주위의 B구역 측량 조사 임무를 시작해야 해요.
오전 내내 지휘관님을 뵙지 못했는데, 어디 가셨어요?
괜찮으시다면, 저와 리브가 지휘관님을 모시러 갈까요?
루시아와 통화를 끊고 일어선 지휘관은 아이라에게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공중 정원의 에이스답게 많이 바쁘네.
그럼, 나중에 그녀들과 함께 그레이 레이븐 휴게실로 놀러 갈 때 소개할게.
근데 루시아나 다른 대원들한테 일정을 공유해 주지 않은 거야? 흠, 왜 그랬을까?
아이라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지휘관은 일부러 숨기려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번 퇴원한 이후로 그레이 레이븐 대원들, 특히 리브가 지휘관 건강 상태를 더 긴밀하게 지켜보기 시작했다.
이젠 밤을 새우기만 해도 따가운 시선을 받는 정도가 됐다. 지휘관이 예술 협회에 드나들며, 특별한 원거리 연결을 시도한다는 걸 알게 된다면, 리브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예상할 수 없었다.
다음은 아마도 임무가 끝난 뒤일 거 같아.
어, 지휘관, 잠깐만.
아이라는 뒤돌아 떠나려는 지휘관을 불러 세우더니 다가와서 지휘관을 안았다.
아이라의 "기습"에 지휘관은 당황했다. 그녀는 전혀 개의치 않고, 눈을 감은 채 밀착한 자세를 유지했다.
그녀는 십몇 초가 지난 뒤에야 손을 놓았다.
이걸로... 충분해.
지휘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그리고 나 자신을 격려하는 의식이라고도 할 수 있지. 너무 신경 쓰지 마. 지휘관.
지금 출발해서 루시아 일행과 합류하지 않으면 지각할 수도 있을 텐데?
개인 단말기의 초침마저도 지휘관을 재촉하고 있는 것 같았다. 방금 아이라의 포옹이 어떤 의미인지 고민할 겨를도 없이 곧장 예술 협회를 떠났다.
복도에서 지휘관은 한 젊은 여성과 스쳐 지나갔다.
어디선가 그 모습을 본 것 같았지만, 전투 회의 시간이 촉박해서 더 이상 머물지 않았고, 그냥 그녀를 빠르게 지나쳤다.
방금 그분...?
마지막으로 본 게... 그땐 내가 너무 긴장하고 있어서 좋지 않은 인상을 남겼을 거야.
왜 아쉬운 표정을 하고 있어요?
갑자기 귓가에 들려오는 속삭임에 깜짝 놀란 시카는 뒤를 돌아봤다. 그러자 청자색 머리의 여성 구조체가 보였다.
당, 당신은... 누구세요?
제 이름은 트로이입니다. 의식의 바다 넘버는 BPO-74예요. 제가 사람을 잘못 본 게 아니라면, 당신이 제 새로운 지휘관님이겠죠?
트로이... 아, 처음 뵙네요. 제 이름은 시카예요. 아이리스 월블러 소대의 지휘관을 잠시 맡게 됐어요. 잘 부탁해요!
그렇군요. 젊어 보이시는데, 예의도 바르시네요. 너무 어린 거 같긴 하지만...
예술 협회에 대장을 만나러 갈 건데, 지휘관님도 그것 때문에 오신 건가요?
아, 네.
방금 그 지휘관님에게 인사하려던 거 아니셨나요? 신경 쓰이는 것처럼 보여서요.
아니요. 괜찮아요. 지금은... 아직 때가 아니에요.
일단은 아이라와 합류하는 게 우선이에요.
같이 가요. 트로이. 바로 앞이 예술 협회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