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20 신해이도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

20-5 괴물과 마녀

>

거센 적조가 비앙카의 몸을 덮쳐 기체 구석구석에 타는 듯한 통증으로 가득 차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느낌은 빠르게 사라졌다.

하지만 상황이 나아진 것이 아니라, 반대로 급격히 침식된 탓에 비앙카의 감각에 혼란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타는 듯한 감각이 여름의 서늘한 바람처럼 상쾌해졌다.

적조가 자신을 덮친 건 기억하고 있다. 침식률이 안전 임계치를 훨씬 넘게 되면서, 침식체가 된 모습으로 언제 다시 일어난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았다.

…………

하지만 비앙카는 여전히 의식을 유지하고 있었다.

마침 심각한 치명상을 입은 게 아니라서 그런가?

아니면 마지막 그 순간에 루시아가 날 잡아당겨 준 걸까?

비앙카는 고요한 어둠 속에서 느껴보지 못한 평온함을 처음으로 느꼈다. 하지만 이 평온함이 바로 비앙카의 의식을 영원한 정적 속으로 끌어들이려는 장본인이었다.

빨리 깨어나야 해. 사람들을 대피시켜야 해...

비앙카는 자기 신체를 감지하려고 했다.

무거워. 침식 정도가 너무 높아서 그런가?

산산조각 났던 감지가 의식의 바다 깊숙한 곳까지 전해지면서, 분열됐던 몸의 감지를 천천히 재구축했다.

비앙카는 힘겹게 눈을 떴다.

비앙카

……!

눈앞에 있는 것은 구조를 기다리는 난민이나 구조체 동료가 아닌, 크고 일그러진 괴물이었다.

"그녀"는 비앙카의 몸 위에서 나뭇가지 같은 손가락으로 비앙카의 뺨을 부드럽게 만졌다.

주변에 떠도는 퍼니싱은 "그녀"의 양분인 것처럼 천천히 "그녀"의 몸으로 흡수되고 있었다.

적조에 잠겼던 비앙카는 "그녀"의 품에 안겨, 안전한 곳으로 옮겨졌다.

비앙카

…………

"그녀"의 얼굴이 일그러지고, 변형됐어도 비앙카는 그 익숙한 얼굴을 알아볼 수 있었다.

비앙카는 상대방의 이름을 부르고 싶었지만, 입술이 떨려서 목소리가 나질 않았다.

혹시라도 나중에 내가 침식체로 변한다면...

"그녀"의 손가락이 가장 부드러운 꽃잎을 만지듯, 비앙카의 입술을 스쳤다. 하지만 날카로운 가시는 창백한 피부에 상처를 주고 말았다. 번져 나온 순환액이 적조와 섞이면서 통증을 가져왔다.

큰소리로 날 비웃어줘.

시뻘건 "미소"가 비앙카의 얼굴에 그려졌다.

???

비... 웃... 어... 줘.

비앙카

…………

???

비...

비앙카

네가... 날 지켜준 거지?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이와 동시에 더 이상 지탱할 수 없게 된 천장의 유리가 떨어졌다.

비앙카

센...

부서진 천장에서 바닷물이 쏟아져 내려 비앙카와 센을 순식간에 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