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백한 이형 괴물은 사지에 몰렸고, 신체의 재생 속도는 몸이 부서지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으며, 이합 생물의 세포와 엉망진창인 잔해로 이루어진 몸은 붕괴하기 시작했다.
……!?!?
이형 괴물은 몸을 일으키려고 몸부림쳤지만, 파손된 신체가 무게를 더 이상 버티지 못하면서, 다시 한번 땅에 쓰러졌다.
마찬가지로 상처투성이가 된 카레니나는 헤비 해머를 짚고 일어났다. 그리고 한 걸음씩 이형 괴물을 향해 걸어갔다.
이형 괴물은 필사적으로 몸을 움직여, 영점 에너지 엔진의 힘으로 중력을 바꾼 뒤, 공중으로 몸을 띄워 도망가려고 했다.
할아버지는 생명이 제일 소중한 거라고 했어. 너도 어쩌면 살고 싶어서 그랬을 수도 있어.
하지만 생명에 대해 적개심만 느끼고 있다면, 그건 그냥 괴물일 뿐이야!
카레니나는 헤비 해머를 중력 압축포 형태로 전개한 뒤, 괴물의 발밑 지면을 향해 압축된 중력자를 발사했다. 거대한 중력이 부력마저 상쇄시키면서 이형의 괴물을 다시 달 표면으로 끌어당겼다.
간신히 고개를 든 이형 괴물은 너무 늦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체 내부의 중력 제어 장치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중력 때문에 왜곡된 광선이 카레니나의 주위를 맴돌았다. 휘효라는 이름에 걸맞게, 떠오른 태양보다 더 찬란한 빛으로 변했다.
으아아아아악!
이형 괴물도 영점 에너지 엔진에 모든 힘을 집중시켜서, 가장 강력한 중력파로 눈앞의 카레니나를 산산조각 내려고 했다.
모두
헤비 해머에 폭렬 추진 엔진의 화염이 불타올랐다. 이 순간, 모든 빛이 무엇이든 뚫을 수 있는 일격으로 변했다.
빛이 돼버려라!!!
격렬한 섬광이 있고 난 뒤, 심하게 손상된 영점 에너지 엔진이 계속해서 강력한 중력파를 방출시켜, 이형 괴물의 남아있는 몸 전체를 창백한 피와 살로 되돌려 버렸다.
폭발한 중력파는 카레니나를 수십 미터 밖으로 날려 보냈고, 달 표면을 구르다가 멈췄다.
콜록. 콜록.
다시 눈뜬 카레니나는 폭주한 중력파가 손상된 영점 에너지 엔진에 영향을 미쳐, 달 표면 아래로 계속해서 가라앉고 있고, 달 표면 암석 사이에는 중력파의 직접적인 작용으로 인해 주위 땅이 물결치듯 파동을 일으키는 것을 봤다.
단단한 암석이 땅에서 날카로운 칼처럼 솟아올랐고, 부드러운 달 토양은 모래처럼 무너져 내렸다.
망설이지 않고, 즉시 뒤로 날아오른 카레니나는 발밑이 붕괴하는 것을 아슬아슬하게 피했다.
어이, 카레니나, 아직 안 죽었지?
잠깐은 그런 거 같아!
카레니나는 솟아오르는 암석을 계속 피해 달리면서, 대답했다.
그럼, 어서 빨리 이 좌표로 와. 영점 에너지 엔진에 쌓인 중력파가 3분 후에 폭발할 거야.
뭐라고? 거기도 중력파 범위 안이잖아!? 뭐야. 나보고 거기 가서 죽으라고?
맞아. 모두가 돈 모아서, 근사한 장례식을 준비해 줄 테니까, 안심하고 편히 쉬어.
그러다 예고도 없이 통신이 끊겼고, 카레니나는 더 이상 테디베어와 연결할 수 없었다.
[삐!]
카레니나는 당황했지만, 테디베어가 전송한 좌표를 향해 계속해서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