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죽일 거야! 너의 얼굴을 물어뜯어 버릴 거다! 그리고 순환액으로 네 몸에 내 이름을 적어주마!
부두는 공중으로 치솟았다가, 높은 곳에서 날개를 접고, 알파를 향해 급강하했다. 그리고 지상에 닿는 순간, 늑대 같은 형태로 변해, 날카로운 발톱으로 알파를 공격하려고 했다.
미친개는 하수도에서 죽기 마련이지.
알파는 태도로 왼쪽에서 날아오는 부두의 날카로운 발톱을 막았다. 그리고 오른발의 힘을 순간적으로 모았다가, 곧바로 발로 차 날려버렸다.
하하, 죽어라!
부두의 날카로운 칼이 순식간에, 알파의 등 뒤로 돌아가, 심장을 공격할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칼과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부두는 이 기술로 수많은 구조체를 죽였으며, 이번에도 그러려고 했다.
부두는 사냥감의 가슴에서 순환액이 나오는 것을 보기도 전에, 알파의 발차기에 맞았다. 그러자, 상대적으로 취약한 흉강 내부의 기체 부품이 방금 발차기로 부서졌다.
왜?
발차기를 맞고 날아간 부두는 마지막 순간이 돼서야 알파의 동작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그녀의 마운트 모듈은 등 뒤의 칼집으로 뒤에서 오는 기습 공격을 막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부두의 움직임은 알파의 두 눈을 속일 수 없었다. 만약 부두가 비행 상태를 바꿔서 충격을 완화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의식을 잃었을 것이었다.
하지만 알파가 추격하려고 하자, 긴 체인 소드가 그녀의 팔을 휘감았다.
롤랑!
미안. 알파 아가씨. 아직 그쪽이 나설 차례가 아니라서 말이야.
롤랑은 체인 소드를 사용해, 알파를 플랫폼의 가장자리로 던지려고 했지만, 오히려 그녀의 곁으로 끌려갔다.
……
두 사람이 접촉하는 순간, 알파는 롤랑의 귀에 무언가 빠르게 말하면서, 물건 하나를 건넸다. 그리고 롤랑의 멱살을 잡아, 부두가 있는 곳으로 날려 보냈다.
저리 비켜라. 난 너희들이 루나를 다치게 놔두지 않을 거다.
롤랑은 지면에 크게 박힌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치지 않았다.
롤랑! 이중합 줄기세포를 가지고 먼저 비행선을 제어해. 선생님의 임무는 무조건 수행해.
부두는 알파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리고 롤랑이 자기를 주시하고 있지 않다는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엥? 그럼 너는?
선생님께서 날 위해 제작한 기체에 손상을 입히다니! 죽여주마! 죽여버릴 거야!
응, 알겠어. 그럼, 난 먼저 갈게. 행운을 빌어~
롤랑은 몸을 뒤로 내뺐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알파를 향해, 무심코 미소를 지었다.
부두는 배 속에 있는 순환액을 토해냈고, 미친 듯이 포효했다. 날카로운 발톱으로 지면에 날카로운 불꽃을 튀기더니, 그 자리에서 사라졌고, 고속으로 움직이는 잔영만 남겼다.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는 적에게 맞서기 위해, 알파는 그 자리에 서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태도를 천천히 칼집에 넣고, 자신의 중심을 최대한 낮추는 것을 선택했다.
부두의 움직임이 빨라졌지만, 움직이는 소리는 오히려 조금씩 조용해졌다. 공기조차 소리를 내지 않으면서, 둘 사이에는 기괴한 적막이 남게 됐다.
알파는 다음번 칼집에서 스프링 튕기는 소리가 나면, 바람과 칼이 스치면서, 모든 것을 깨뜨리고, 승부가 갈릴 거라고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