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19 여명의 경계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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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원 테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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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로 전해질 내 위대한 업적을 기록한 학자가 내가 이른 아침의 외출에 대해선, 어떤 표현을 썼을지 모르겠군."

"붉은 금빛의 태양신은 그의 아름다운 금발을 광활한 지상에 뿌렸고, 형형색색의 깃털을 가진 새들의 구성진 울음소리가 장밋빛 여명의 여신을 맞이했다. 이 여신은 부드러운 침대를 떠나, 지평선에 있는 문과 발코니 위에 있는 사람들을 만났다."

"이때, 이름을 떨친 기사가..."

페이지를 넘겨 보니, 공책 뒷부분에는 여백만 남아 있었고, 거친 연필로 적힌 글씨도 끝자락에 닿아있었다. 그 위에 기록된 이야기는 이 노트의 주인처럼, 결말이 나 있지 않은 것 같았다.

롤랑은 고개를 돌려 붉게 물든 초토화된 땅을 바라봤다. 이합 생물 한 무리가 밟고 지나갔거나, 강력한 침식체가 소탕하면서, 모든 것이 파괴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작은 노트는 살아남았다.

롤랑은 불에 그을린 나무 그루터기를 찾아 아무렇게나 앉았다. 그리고 노트에서 백지 한 장을 찢은 뒤, 잠시 생각을 했다가, 그 위에 작은 물품을 살며시 올려놓고, 반으로 접었다.

그늘에서 한 소녀가 걸어 나왔고, 롤랑이 손에 든 종이를 계속 반으로 접는 것을 보고는 호기심을 가졌다.

무얼 하시는 건가요?

롤랑은 웃으며, 손에 들고 있던 백지를 마지막으로 접고는, 일어섰다. 그리고 앞에 있는 불에 탄 나뭇가지 위에 방금 종이로 접은 토끼를 올려놨다.

알아보겠어? 이건 토끼야. 그런데 토끼가 뭔지 알아?

하이디는 백지로 만든 토끼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얼굴을 찡그렸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토끼인가요?

내가 보기엔 꽤 비슷하게 접은 것 같은데. 작고, 하야면서, 큰 눈과 긴 귀가 있는 게, 귀엽지 않아?

귀엽다라, 이렇게 약한 생물이 귀여운가요? 전 당신이 왜 이런 물건을 만든 건지 잘 모르겠네요.

롤랑은 나무 그루터기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켰다.

어쩌면, 그냥 심심한 거일 수도 있어.

하이디는 눈앞에 있는 남자의 속내를 알 수 없었지만, 선생님께서 롤랑을 받기로 한 이상, 그것은 옳은 결정이며, 다른 것은 알 필요가 없었다.

선생님께서 당신을 찾으시니, 번거로우시겠지만 한번 와주셔야겠어요. 선생님께서 그것은 당신에게 주는 보상이라고 하셨어요.

롤랑의 눈빛이 살짝 바뀌었지만, 표정에는 여전히 변화가 없었다. 힘들지 않게 지금까지 지켜온 캐릭터를 연기하며, 남이 절대로 자기 생각을 간파하지 못하게 했다.

그래? 그럼, 어서 보상받으러 가야겠군.

롤랑은 하이디의 뒤를 따랐고, 이 황무지를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나뭇가지 위에 놓인 종이로 접은 토끼를 보며, 장난스러운 미소를 거뒀다.

부탁할게. "백색 토끼 아가씨".

선생님, 롤랑을 데려왔습니다.

하이디를 등지고 있던 남자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뭔가를 고민하는 듯했다. 그러다 하이디가 롤랑을 데려왔다는 말에 비로소 고개를 끄덕이고는, 몸을 돌렸다.

본·네거트, 나와 한 약속을 잊지 않았네.

물론, 공정한 거래는 협력의 가능 중요한 부분이지. 넌 네가 한 일에 대해서 합당한 보수를 받게 될 거야.

롤랑은 웃으며, 손을 가슴에 얹고는, 몸을 굽혀 인사를 했다.

별거 아냐.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을 했을 뿐이니까. 그런데 나도 상당히 궁금해지는데, 힘겹게 이중합 모체에서 만들어 낸 두 괴물을 공중 정원의 새로운 무기가 억제해 버렸잖아.

그건 인간이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의 답안이었고, 결국 그들은 비장의 카드를 손에 넣은 셈이야.

본·네거트는 롤랑의 반응을 관찰하려는 듯, 롤랑을 바라봤다.

아~ 그래서 루나 아가씨가 인간의 손에 있는 거군. 그렇다면 인간이 왜 루나 아가씨를 죽이지 않았는지가 설명돼. 대행자의 신체 비밀은 중요하니까.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닐 거야. 그렇지 않다면, 미완성된 구조체만 만들었을 리가 없으니까. 상관없어. 루나를 데리고 많은 것을 알아갈수록, 멸망과 가까워지게 되는 거니깐.

롤랑은 아무 말 없이 어깨를 으쓱거렸고, 튼튼해 보이는 나무줄기를 찾아 아무렇게 기댔다. 그리고 관심 없다는 듯, 입을 열어 그의 최대 관심사에 관해서 물었다.

그렇게 중요한 루나 아가씨는 어디 있는 거야?

롤랑이 그렇게 물어볼 것이라고 예상이라도 한 듯, 본·네거트도 미리 답변을 준비했다.

인간은 루나를 우리가 항상 볼 수 있지만, 갈 수 없는 곳에 가둬놨어.

거기가 어딘데? 수수께끼인가? 에이, 이렇게 불쌍한 날 끝까지 괴롭히네. 어디 보자~

그러나 롤랑은 곧 본·네거트가 일부러 수수께끼 같은 말을 한 것이 아니라, 그가 매일 보면서도, 자연스럽게 간과한 사실을 말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롤랑은 멍하니 하늘을 바라봤다. 하늘에 있는 밝은 달이 롤랑의 얼굴을 밝게 비추고 있었다.

달, 루나는 달에 있는 거야?

본·네거트는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달이 있는 쪽을 바라봤다.

루나는 공중 정원에 탑재할 엔진을 개발했던 달 표면 기지 연구소에 갇혀있어.

그리고 지금, 달 표면 기지의 연구자들이 봉인됐던 영점 에너지 엔진을 다시 가동해, 퍼니싱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Ω 무기"를 생산하고 있어.

롤랑은 턱을 만지작거리며 생각하면서, 곁눈질로 옆에 있는 하이디를 보고는 웃음을 지었다. "물어보고 싶은 게 생겼어."

어떻게 네가 이 정보를 얻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네 말이 사실인지 증명할 방법이 없잖아. 네가 마리아나 해구 안에 있다고 말한 들, 내가 갈 방법이 없잖아?

선생님께서는 당신을 속이는 게 아니에요. 선생님께서 달에 있다고 하시는 거면, 루나는 달에 있는 거예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달에 갈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해요.

하이디는 본·네거트를 보며 답을 구했다. 그러자, 본·네거트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답을 했다.

부두, 네가 설명해 봐라.

본·네거트의 말이 끝나자마자, 거대한 검은 그림자가 세 사람의 머리 위를 덮었고, "부두"라는 수격자의 그림자가 천천히 땅으로 내려왔다.

동쪽으로 20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버려진 도시 근처에서 "로키"가 사냥하던 중에, 적지 않은 공중 정원의 병사가 집결해 있을 것을 발견하고, 그중 한 병사를 붙잡아서 조사했어.

장난 좀 쳤지! 정보를 말할 때까지 가지고 놀다가, 죽여버렸어!!

부두의 목소리가 갑자기 귀에 거슬리는 금속의 소리를 띠었고, 휴머노이드 구조체의 의식의 바다 결함으로 인해, 인격이 분리되는 현상인 것 같았다.

그 도시의 유적지 아래에 멀쩡한 비행선이 남아 있는 것을 마침내 발견했어. 그 사람들은 이 비행선으로 지상 인원을 태우고, 공중 정원으로 돌아가려 했던 것으로 보아, 달까지 충분히 갈 수 있을 거야.

그렇군. 그럼, 이 비행선을 뺏을 수만 있으면, 손쉽게 달로 드라이브를 갈 수 있겠네.

몸을 돌려, 롤랑을 마주한 본·네거트의 가면에서는 전혀 그의 감정을 느낄 수 없었다.

현재 루나는 승격 네트워크에 의해 봉쇄된 상태이며, 대행자의 힘을 잃었지만, 대행자의 자격은 잃지 않은 이상한 상태야.

그녀의 존재는 의심할 여지 없이, 인간에게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고, 승격 네트워크의 필터에는 걸림돌이 될 거야. 루나를 인간의 손에서 빼내 올 수 있다면 좋겠지만, 루나를 구할 방법이 없다면...

본·네거트는 하이디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면서 손짓하자, 하이디는 미리 준비한 밀봉 상자를 꺼냈다.

루나의 몸, 의식 그리고 최종적으로 존재 자체가 없어지길 원해.

롤랑은 밀봉된 상자를 열어봤다. 그 안에는 진홍빛의 액체로 가득 찬 저장 용기가 있었고, 액체의 중앙에는 변형되고, 창백한 살 조각이 끊임없이 꿈틀대고 있었다.

이건 인간형 생물체 2마리의 이중합 모체 안에 남아 있던 줄기세포를 배양한 거예요. 여기에는 무한으로 각종 물질을 잠식하고, 에너지를 성장시키는 특성이 있습니다.

의도치 않은 부산물인 셈이지. 지능은 낮지만, 최소한 적군과 아군을 식별할 수 있도록 제어한다면, 그걸로 충분해.

내가 이걸 가지고, 루나를 잠식시켜 없애버리길 바라는 건가?

맞다. 네가 루나를 구할 수 없을 거라고 판단되거나 아니면...

본·네거트의 금빛 눈동자는 롤랑을 바라봤고, 더욱 무거운 말투로 뒷말을 이어갔다.

대행자로서의 루나가 더 이상 구원받을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을 때는, 그렇게 해주길 바래.

롤랑은 쓴웃음을 지으면서, 저장 용기를 밀봉 상자에 다시 넣고, 팔짱을 꼈다.

그럼 난 언제 출발하면 돼?

롤랑이 일부러 본·네거트에게 가볍게 물어봤지만, 옆에 있는 부두가 예상하지 못하게 답변하기 시작했다.

"나"가 아닌, "우리"야.

까맣게 그을린 곳 사이에 종이로 접힌 백색 토끼가 존재했다. 그 토끼를 조심히 집어 들어 펼쳐보자. 그 안에 매우 얇은 암호화 통신 원본이 있는 것이 보였다.

……

통신 원본을 간단히 읽은 후, 가볍게 눌러 부수자, 지상에 있는 먼지 일부가 됐다.

그녀는 비교적 최근에 생긴 지면의 발자국이 사라진 방향을 한번 보고는, 동쪽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방금 펼쳐진 토끼는 원래대로 돌아간 상태로, 나뭇가지 위에 올려져 있었다.

어쩌면 그 접힌 자국은 영원히 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