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19 여명의 경계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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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 휘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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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기체의 실험은 금방 끝났고, "휘효"라는 이름을 가진 기체가 저중력 환경 속에서 충분한 성능을 발휘한다는 것을 인증했다.

수고하셨습니다. 카레니나 님. 실험 결과는 저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벌써 끝난 거야? 아직 재미도 못 봤는데.

그만하지. 달 전체를 부시려고 하는 거야?

어떤가? 리틀 카레. 기체 성능이 나쁘지 않지?

팔을 벌린 채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그린스를 곁눈질로 본 카레니나는 상대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너구나, 아저씨. 꽤 한가한가 보네.

그렇게 보지 마. 나도 이 기체의 성능에 대해 관심이 많아.

무슨 수를 썼는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이 기체는 다른 일반 기체보다 훨씬 뛰어나.

구조체의 기술도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지. 네 할아버지인 캐논 박사가 초석을 다진 구조체 개조 기술을 시작으로, 과학은 발효가 끝난 빵처럼 끊임없이 부풀어 오르는 듯 발전해 왔어.

카레니나는 그린스가 자기 할아버지 이름을 언급한 것에 매우 의아해했다.

어이, 우리 할아버지를 알아?

카레니나의 할아버지는 자신의 과거에 대해 말한 적이 없었고, 카레니나도 일부 자료와 파일에 있는 할아버지에 관한 연구 자료를 통해서 극히 일부만 알고 있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모든 자료에 뭔가 중요한 정보가 지워진 것을 본 카레니나는,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캐논에 관한 과거를 숨기고 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럼 캐논 박사는 보물 같은 손녀에게 정말로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았단 말인가? 말도 안 돼. 그 명석한 두뇌가 정말 아깝군.

카레니나가 자란 빈민가에서는 이상한 행동을 하는 캐논을 모두가 미치광이라고 불렀지만, 캐논은 전혀 개의치 않아 했다.

"생명의 소중함을 잊지 말라", 나도 그에게서 이 말을 자주 들었지. 구조체 실험을 연구하는 과학자로서, 그는 미치기 전에도, 이미 이상했었지.

하지만 이 때문에, 내가 존경하는 몇 안 되는 사람 중의 한 명이라 할 수 있지. 그가 아직 살아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금방이라도 울 것만 같던 그린스는 갑자기 뭔가 생각이 난 듯, 흥분하며 머리를 쳤다.

맞다. 내가 캐논 박사의 실험실을 구경시켜 주지.

그린스 님! 그곳은...

그린스는 손을 저으며, 아합이 말하지 못하도록 했다.

우리 할아버지도 이 달 표면 기지에 온 적이 있다고?

하하하, 이곳 달 표면 기지의 반은 캐논 박사와 그의 구조체 실험을 위해 건설됐다고 할 수 있지.

리스트는 낮은 목소리로 그린스에게 그의 행동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려줬다.

우리의 최고 기밀을 정말로 그녀들에게 알려주시려는 겁니까? 우리가 해놓은 모든 것을 망쳐버릴 수도 있습니다.

괜찮아. 어차피 우리의 숙원을 이루려면, 이 비밀을 모두에게 공개해야 해. 그리고 그들이 미지의 "보물 상자"를 하루라도 일찍 여는 데 도움이 될 수만 있다면, 그보다 중요한 것은 없어.

그린스는 아무도 기다리지 않고 걸어서 나갔고, 카레니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그린스를 따라가려고 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테디베어가 카레니나의 손목을 잡았다.

넌 이 사람들이 의심스럽지 않아?

엄청나게 의심돼. 하지만 그들이 우리 할아버지에 관해, 공중 정원도 모르는 비밀을 정말로 알고 있다고 생각해.

할아버지 과거에 대해선 신경 쓰지 않지만, 내 유일한 가족이었던 할아버지에 대해선 더 알고 싶어. 너 같은 부잣집 아가씨는 이해하지 못할 거야.

가족이라... 됐어. 나도 같이 가.

테디베어는 고개를 저으며, 카레니나와 함께, 그린스의 뒤를 쫓아갔다.

엄격한 보안 감시 아래, 그린스는 두 사람을 데리고, 알 수 없는 구조체 병사들이 지키고 있는 여러 개의 검문소를 통과했다.

실험실 하나를 이렇게 많은 인원이 지키고 있다니.

절대로 도망가면 안 되는 천사가 이 안에 살고 있거든. 뭐, 천사가 떠나려고 마음먹으면, 이 정도의 인원으론 어림도 없겠지만 말이야.

그린스는 더 이상의 설명 없이, 마지막 검문소를 통과한 후, 구조체 실험실의 문을 열었다.

어두운 환경이 문밖의 눈 부신 불빛을 모두 삼킨 듯했고, 실험실 중앙에 있는 장치에서 푸른빛이 그윽하게 빛나고 있었다.

테디베어

저 장치는 우리가 전에 만들었던 테스트 형 Ω 무기야.

그것은 애초 설계된 크기보다 훨씬 큰 대형 Ω 무기로, 실험 검사와 실제 작용 현상을 관측하기 위해 건설됐다. 하지만, 이 무기는 영점 에너지 원자로가 있어야지만, 작동할 수 있었다.

창백한 소녀가 반짝이는 푸른빛 사이에 있었다. 소녀는 구속된 채, 깊은 수면에 빠진 듯 평온해 보였다.

그녀는 인간이 처음으로 인식한 승격자이자, 공중 정원을 추락시킬 뻔한 원흉임과 동시에, 인간과 직접 접촉한 최초의 승격자였다.

카레니나

루나!

카레니나는 본능적으로 무기를 꺼내 들고는 루나를 향해 겨눴다. 하지만, 예상치도 못하게 실험실 주변에서 경계하고 있던 구조체 병사들이 카레니나를 향해 총을 겨눴다.

카레니나

너희들 지금 뭐 하는 거야!? 저게 뭔지 몰라?

그린스

당연히 알다마다. 이곳의 모든 건 그녀를 위해 존재하거든.

가볍게 손을 저어 주위의 병사들에게 총을 내려놓게 한 그린스는 루나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푸른빛을 맞으며, 루나라는 소녀를 넋을 잃고 바라봤다.

카레니나

네가 뭘 알아! 빨리 비켜! 그녀는 승격자야. 모든 인간의 적이라고!

그린스

승격자는 인간을 죽일 수 있고, 그녀가 조종하는 퍼니싱도 마찬가지야.

그린스는 웃으면서 돌아서선, 두렵지 않다는 듯, 카레니나를 바라봤다.

그린스

하지만 구조체 또한 인간을 죽일 수 있지. 그리고 네 손에 쥐고 있는 무기도 마찬가지지.

인간의 절대적인 적은 승격자가 아니라, 바로 "약함"이다. 그래서 우리는 과학으로 무장해서 세상을 바꾸려고 하는 거다.

언젠가, 우리가 승격자의 비밀을 풀어 승격 네트워크의 힘을 얻게 된다면, 인간을 위협하는 존재들도 인간의 진화를 인도하는 빛이 될 거야.

그린스가 손을 흔들자, 실험실 안의 조명이 그가 있는 곳에 집중됐다.

과거의 인간이 구조체 개조 기술 개발에 성공했던 거와 같이, 여기 실험실과 달이 인간의 두 번째 진화인 승격자가 되는 순간을 증명하게 될 거다.

인간을 승격자로 만든다고?!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난 "루나"의 탄생을 목격했고, 075호 도시에서 일어난 사건들 속에서 그녀가 자기희생적인 행동을 했다는 것도 알아. 그것이야말로 승격자와 인간 사이에 넘어야 하는 벽 같은 건 없다는 증거 아닐까?

영원에 가까운 생명, 비교할 수 없는 힘, 거기에 퍼니싱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고, 오히려 그것을 이용할 수 있어.

물론, 이것이 가장 이상적인 상태라는 것을 알아.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이 대형 Ω 무기를 보험 삼아, 루나를 깨운 뒤, 승격 네트워크의 비밀같이 지금 기술로는 알아낼 수 없는 비밀을 물어보는 것밖에 없어.

모든 것을 대비하게 해야 한다는 이상을 가진 그린스는 미치긴 했지만, 바보는 아니었다.

그런 거라면, 퍼니싱을 흡수만 할 수 있는 이 우리는 루나가 깨어나 도망치려고 할 때, 그녀를 저지할 수 있을 거야. 게다가 죽일 수도 있겠지만, 영점 에너지 없이는 장식에 불과해.

그래서 영점 에너지 원자로를 재가동하는데 우리가 필요한 거였군. 너희들의 진짜 목적이 이거라면, 의회가 절대로 통과시켜 주지 않을 거야. 너희들 도대체 뭐 하는 집단이야?

그린스는 주체할 수 없는 웃음소리를 내며, 천천히 실험실의 중앙으로 걸어갔다.

하하하, 우리는 인간 역사상 경력이 가장 오래된 미치광이지, 어쩌면 너희들도 우리가 대외적으로 사용하는 조직명을 들어 봤을 수도 있겠군. 쿠로노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