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19 여명의 경계 / Story

카레니나와 테디베어가 의뢰를 수락하고, 달 표면 기지로 온 지가 일주일이 지났다. 그리고 Ω 무기의 테스트 모델을 완성한 카레니나는 또 다른 작업을 시작했다.

의식의 바다 적합도 검사를 완료했고, 기체 안정도 계산 수치를... 야, 오른손 한번 움직여 봐?

이렇게 말이야?

맞아. 해당 기체의 기본 성능에 대한 각 지표는 일반 기체의 수치를 훨씬 능가하고 있어. 저 녀석들이 제공한 원체에는 도대체 어떤 기술이 사용된 거야.

야! 나 움직여도 되냐고?

잠깐 기다려. 면책 성명을 읽고 녹음해야 해.

뭐? 그게 뭔데?

너의 강요로 어쩔 수 없이 기체를 조정했다고 설명하는 중이야. 그리고 나중에 새 기체가 알 수 없는 이유로 폭파해서 카레니나 대장이 순직하게 돼도, 세계 엔지니어 연합이 나에게 책임을 묻지 않도록 하는 데에도 사용할 수 있겠지.

[삐! 삐삐!!!], 너 한번 죽어볼래!

신체와 연결된 데이터 케이블을 대충 뜯어낸 카레니나는, 정비대에서 뛰어내린 뒤, 신체 관절들을 큰 동작으로 움직여 봤다.

음, 기체 성능이 확실히 좋네. 기동성, 폭발력, 밸런스, 모두 내가 요구한 것보다 확실히 뛰어나.

이 기체는 네가 개조해달라고 한 거잖아. 그런데 왜 이렇게 놀라는 거야?

개조 방안은 내가 직접 설계한 게 맞지만, 이 기체의 원체는 그 아저씨가 제공해 준 거야. 그래서 빨리 완성할 수 있었어.

정말로 괜찮은 거 맞지? 저 아저씨와 달 표면 기지 사람들 말이야.

어찌어찌해서 카레니나를 따라 달 표면까지 왔지만, 테디베어는 그린스라는 남자를 믿지 않는 것이 분명했다.

괜찮을 거야. 우리가 해야 하는 일에 방해가 되지 않으면서, 지상에 있는 녀석들을 도울 수만 있다면, 그걸로 충분해.

카레니나는 손에 쥔 가변형 헤비 해머 무기를 연달아 공중에 휘둘렀고, 옆에 있던 테디베어는 그런 카레니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어때? 이 무기 멋지지!

확실히 너랑 잘 어울리네.

테디베어의 칭찬을 예상하지 못한 카레니나는 조금 쑥스러워했다.

내가 직접 설계한 무기라, 화력이 막강할 뿐만 아니라, 어떤 전투에도 대응할 수 있어.

세밀한 조작이 필요 없다는 점에서, 발사 버튼만 누르길 좋아하는 화력 바보에게 안성맞춤이네.

그럼, 이 충분한 화력을 기체 테스트해 봐야 하는데, 타깃이 돼 볼 테냐?

두 사람이 또 싸우려고 할 때, 마침 연구자 복장을 한 중년 남성이 정비실 문을 열고, 곤란하다는 듯 허리를 굽히며 들어왔다.

아하하. 사실 테스트를 위한 실험 품은 저희 쪽에서 준비했으니, 직접 준비할 필요는 없습니다.

눈앞에 노쇠한 얼굴을 가진 녀석의 이름은 아합이다. 듣기로는 여기 달 표면 기지의 주임 연구자라고 했지만, 순한 성향 때문에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아합 주임, 우린 그냥 장난치고 있었을 뿐이야.

아하하, 사실 저도 농담 한마디 한 겁니다.

분위기가 더 이상해지기 전에, 테디베어가 한숨을 쉬면서, 조정 단말기 뒤에서 일어났다.

아합 주임, 새 기체의 실험이 곧 시작되잖아? 미안한데, 우릴 실험 지점으로 데려다줄 수 있어?

아, 네. 이쪽입니다. 방금은 정말 농담이었습니다.

그래, 그래, 알았어.

두 사람은 아합과 함께 정비실을 나와 실험장으로 향했고, 다른 한쪽 구석에서는 두 사람이 조용히 이쪽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 기체가 카레니나의 "두 번째 요구"입니까? 그런데 왜 그녀에게 우리가 개발한 기체를 원체로 제공해 주는 건가요? 그 기체는 우리의 엄청난 노력 끝에 "그녀"의 몸에서 연구해 낸 것이 아닌가요?

이런, 리스트. 이해하지 못했군. 예전에 내가 지구 극지에서 재직하고 있을 때, 그곳 어민이 내게 알려준 적이 있어. "대어를 낚고 싶다면, 미끼를 아끼지 말라"라고 말이야. 미끼의 값이 비쌀수록, 낚을 수 있는 물고기도 커지는 법이니깐.

그린스는 리스트의 어깨를 툭툭 치고, 실험장을 향해 돌아서서 가다가, 마지막에 고개를 돌려 한마디 덧붙였다.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인간의 지혜를 절대로 과소평가하지 마.

리스트는 그린스의 뒷모습이 멀어지는 것을 보며, 양복의 넥타이를 조였다.

당연히 명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