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13 종언복음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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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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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이 현저히 차이가 나는데도 불구하고 롤랑은 알파를 충분한 시간 동안 잡아뒀다. 승패는 뻔한데 알파는 롤랑이 이렇게까지 자신을 붙잡고 있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알고 있겠지만 지금의 너로서는 나를 이길 수 없어.

알파가 롤랑의 복부에 꽂힌 칼을 뽑자 순환액이 상처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롤랑이 상처를 누르면서 뒷걸음질 쳤지만, 손에 든 무기는 여전히 알파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그건... 모르는 일이지.

뭐라고...?

가브리엘은 최강의 승격자가 되어 절대적인 힘을 손에 넣어야만 낙원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롤랑이 또다시 총을 들어 알파를 향해 겨누었다.

하지만 승격 네트워크는 대행자가 상냥하거나 자비로운 걸 바라지 않아. 강렬한 원한, 고통, 집념만이... 승격자의 힘의 원천이야.

루나 아가씨와 네 힘이 약해졌다는 건 너희의 승격 네트워크에 대한 의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거야.

그러니 인간을 멸망시킨다는 숙원을 이룰 수 있도록, 루나 아가씨를 최강의 대행자로 만들 수 있도록, 넌 반드시 여기서 죽어줘야 해, 알파.

그게 날 죽이려는 이유라고?

롤랑이 손에 든 총을 천천히 내려놓았다.

아니...

루나 아가씨의 최초 소망은 "언니와 함께 살 수 있는 낙원"을 만드는 거였어.

하지만 승격 네트워크가 루나 아가씨를 얽매이고 있는 한, 그녀는 그 소원을 영원히 이룰 수 없을 거야.

난 루나 아가씨의 소원을 알아내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어. 하지만 루나 아가씨 자신도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게 뭔지 모르는 것 같더라고.

승격 네트워크는 루나 아가씨를 훨씬 더 강하게 제어하고 있어.

그레이 레이븐 소대, 그리고 그 인간 지휘관이... 그 소원을 이루는 열쇠야. 그러니 반드시 그들을 보내줘야 했어.

이제 알겠어? 네가 막을 대상은 내가 아니라 가브리엘이야. 지금까지 음모를 품고 있던 건 그야.

……

루나 아가씨를 이용해... 우리를 이용해 그가 말한 승격 네트워크의 숙원을 이루는 것이 그의 진짜 목적이야.

롤랑과의 대화를 통해 알파는 가브리엘의 모든 계획을 알게 되었다.

...가브리엘, 감히 모든 승격자를 어리석은 계획의 장기말로 쓰려고 할 줄이야.

자신의 목적을 위해 모든 것을 배신하고, 버리고, 희생하다니...그건 마치...

...하하.

루나는 지금 어디에 있지?

아마...취서체의 몸속에 있을걸?

가브리엘이 계획을 앞당길 줄은 몰랐거든. 그래서 사전에 루나 아가씨에게 조심하라고 알려주지 못했어.

하지만 너까지 가브리엘의 뜻대로 움직여 지금처럼 탈진한 상태로 취서체에 맞서면, 루나 아가씨를 구하기는 커녕 너까지 취서체의 양분이 되고 말 거야.

그렇게 되면 그 누구도 가브리엘을 막을 수 없게 될 테니까.

그래서 온 힘을 다해 꿋꿋이 버티고 있는 거야?

롤랑은 말없이 어깨만 으쓱였다.

그러니 침착하는 게 좋을 거야. 그레이 레이븐이 취서체에게 당해도 우리에게는 다른 대책을 세울 시간이 있으니까.

난 이미 내가 해야 할 일을 정했어.

그래? 그럼...나도 슬슬 움직이기 시작해야겠네.

가브리엘은 순수한 승격자야. 그에게 있어서 우리 둘과 루나 아가씨는 모두 목표를 이루기 위한 도구일 뿐이야. 그러니까...

???

그렇습니다. 루나 아가씨뿐만 아니라...당신들 또한 승격 네트워크의 도구일 뿐이지요! 롤랑, 역시 당신도 승격 네트워크를 배신했군요.

가브리엘...

가브리엘이 어두운 구석에서 걸어 나왔다. 변함없이 예의 바른 모습이었지만, 광기에 가까운 위험한 기운을 두르고 있었다.

그럼 나머지를 부탁할게.

롤랑은 또다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알파를 지나치면서 무언가 속삭였는데, 그리고 곧바로 사슬검을 이용해 어둠 속으로 빠르게 사라졌다.

가브리엘이 공격하기도 전에 알파는 칼을 뽑아 그를 맞이했다.

알파의 연이은 공격으로 인해 가브리엘은 지팡이로 막으면서 뒤로 조금씩 물러났다.

넌 루나를 배신했어.

제가요...? 아닙니다. 루나 아가씨가 우리를 배신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배신하게 된 원인은 바로 당신입니다! 당신 때문에 그녀가 승격 네트워크에 버림받고 대행자의 힘을 잃게 된 겁니다!

루나는...우리를 배신한 적 없어!

죄송하지만, 이곳은 떠날 수 없을 겁니다. 당신의 그 의미 없는 감정 때문에 우리 승격자의 위대한 숙원을 망가뜨리는 걸 두고 볼 수는 없습니다.

알파의 칼날이 가브리엘의 가슴을 스쳐 지나가며, 순간 불꽃이 사방으로 튀었다. 가브리엘은 찢어진 망토를 벗어 거대한 기계의 신체를 드러냈다.

역시... 승격 네트워크의 가장 큰 위협은 당신입니다...

루나 아가씨는 이미 취서체의 양분이 되어버렸습니다. 구하지 않아도 됩니까?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어. 가브리엘, 네 얼굴에 다 쓰여있거든.

하지만 여기서 널 놓쳐버린다면 루나의 위협만 늘어날 뿐이겠지.

내가 달려가기 전까지 그레이 레이븐이 잠시 버텨주기만 하면 돼.

설마 그 쓸모없는 구조체들을 믿는 걸 선택할 줄은 몰랐습니다. 아쉽게도 그들은 이미 취서체의 양분이 되어버렸을 겁니다.

아니.

이번에는 "나 스스로"를 믿기로 했어. 그리고 가브리엘...

내가 지금 할 일은 바로 널 처리하는 거야.

알파가 태도를 들었다. 그 눈에는 분노의 화염이 타오르고 있었다.

루나를 해친 자는 절대 용서할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