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13 종언복음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

거대한 위협

>

성공했나...?

루시아의 마지막 일격이 취서체의 이중합 코어에 명중하자 취서체가 날카롭게 울부짖었다. 그러면서 취서체의 공격이 눈에 띌 정도로 느려졌다.

이중합 코어에 큰 타격을 입어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는 건가...

취서체가 괴상하게 왜곡된 포효를 내질렀다. 이중합 코어의 손상된 부분이 육안으로 보일 정도의 속도로 빠르게 복구되고 있었다.

완전히 제거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자가 치유를 한다니...아무래도 궤도 이합체를 해치울 때의 방법으로는 처리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완전히 제거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자가 치유를 하나 봐.

똑같이 이중합 코어에서 생겨난 것이라고 해도 궤도 이합체와는 다른가 보군.

네. 취서체의 강한 복구 능력과 전투력은 루나를 근원으로 하기 때문일지도 몰라요. 게다가 가브리엘도 그녀가 "가장 중요한 존재"라고 했고요...

아무래도...그 "존재"를 어떻게 해야만 취서체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겠군.

역시 그렇게 되는 건가.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이 리의 말속에 숨겨진 뜻을 알아차렸다. 루시아가 손에 든 칼을 꽉 쥐자 모두가 짧은 침묵에 휩싸였다.

지휘관님, 제 말을...들어주실 수 있을까요?

전 구조체로 인간이 지구를 되찾기 위한 칼날이에요. 그리고 승격자는 우리의 적이죠.

루나를 구하는 선택은 적을 구한다는 뜻이에요.

하지만...

숨을 깊게 들이쉰 루시아는 자신의 결심을 확인하는 것처럼 꽉 쥔 오른손을 가슴 위에 올렸다.

근거는 없지만... 너무 터무니없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전 그녀를 믿고 싶어요.

그녀 마음 깊은 곳에... 아직도 외로움을 두려워하고 누군가가 손을 잡아주기를 기다리는 루나가 있을 거라고 믿어요.

기억을 되찾은 후로 루나의 손을 잡지 못했을 때를 계속 생각했습니다. 제가 좀 더 용감하고 결단력이 있었다면 모든 것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지만 과거는 바꿀 수 없으니 제가 할 수 있는 건 앞으로 나아가는 것뿐입니다.

앞으로 나아가면 전쟁을 끝내고 모두를 구하는... 존재하지 않는 그 답을 찾을 수 있지도 모릅니다...

지휘관님은 이런 순진한 생각을 하는 저를... 변함없이 믿어주실 건가요?

지휘관님... 이런 이기적인 저를 믿어주셔서 감사해요.

꽉 쥔 주먹을 살짝 푼 루시아가 가볍게 숨을 내뱉은 후 고개를 들어 진지한 눈빛으로 이쪽을 바라보는데, 항상 봐왔던 확고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감사해요. 지휘관님.

하지만...이건 너무 순진한 생각이겠죠. 지금까지... 이런 이기적인 저와 함께하게 해서 죄송해요...

그 말을 하는 루시아는 익숙한 표정을 드러냈다... 그건 어느 날부터 종종 보이기 시작했던 억지로 웃는 표정이었다.

난... 내 이기심 때문에 모두가 위험에 처할까 봐 두려워. 그래서 먼저 떠나주기를 바라는 거야.

난 루나를 다시 한번 만나고 싶어. 그녀에게 직접 묻고 싶은 게 있거든... 내 두 눈으로 그녀가 내 기억 속의 루나가 맞는지 확인하고 싶어.

그 루나가 내 기억 속의 동생이 아니면 칼을 휘두를 준비는 됐어. 더 이상 누군가가 그녀로 인해 피해받지 않았으면 해.

하지만 구하거나 없애거나, 두 가지 선택지가 주어진다면...

난 역시... 구하는 걸 선택하고 싶어.

취서체의 꼭대기까지 올라가 루나를 떼어내면 취서체의 힘도 대폭 약화될 거다. 그러면 제거할 수 있을지도 몰라.

...애초에 바로 파괴한다는 선택지 밖에 없는 건 아니잖아?

리...

내가 너와 같은 처지에 처했다면, 나도 내 가족을 믿는 걸 선택할 거야.

우리는 구조체가 됐지만...그래도 혈연이라는 것은 껍데기가 달라졌다고 해서 사라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그것을 싸우는 이유로 삼는 건 하나도 이상하지 않아.

그러니 그레이 레이븐 일원으로서든, 나 자신으로서든... 너의 결정을 지지할 거야.

전 언제나 루시아를 믿고 있어요.

루시아는 강하고 상냥한 사람이니까요.

리브...

정말 가브리엘의 말대로 삼켜진 루나가 취서체에 소화되는 거라면... 취서체가 루나를 완전히 삼켜버린 후에는 모든 것이 늦어버릴 거예요.

취서체를 막을 수 있는 건 우리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루시아도 혼자 무리하지 마세요. 어떤 곤경이 닥치든 함께 맞서면 되잖아요.

루시아가 리브를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또다시 모두 옆에 나란히 섰다.

취서체가 곧 행동 능력을 회복할 테니 서둘러야 해.

네. 제가 모두를 지켜보면서... 전력을 다해 지원할게요!

지금부터 취서체의 위로 올라가는 거야. 루나가 있는 위치까지 최대한 가까이 가야 해.

이 앞부터는 적의 공격 범위입니다. 지휘관님, 지휘를 부탁드립니다!

그레이 레이븐 소대. 임무 수행을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