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려오는 적조는 멀리 뿌리치고 앞을 보니 수많은 건물이 시야에 들어왔다.
브리이타가 유동 보급차로 어떻게 군용 트럭 같은 속도를 내는 건지는 일단 제쳐두더라도 수송기를 타고 지구와 공중 정원을 오가는 거에 익숙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열 몇 번의 난폭한 커브는 버티기 힘들었다.
위 안이 뒤죽박죽되기 시작하자 드디어 차가 안전하게 멈췄다.
누님! 돌아오셨습니까? 이 근처의 단말기는 모두 설치가 완료됐습니다.
알았어. 이쪽도 마침 잘 됐어.
운전석에서 뛰어내린 브리이타는 선글라스를 벗고 이쪽을 향해 상쾌하게 웃었다.
어?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 괜찮아? 그래도 적조가 덮치기 전에 차로 낚아서 다행이야. 어... 땀을 너무 많이 흘린 것 같은데...
그럼 됐어. 이건 지원 부대가 이 구역을 조사한 결과인데, 아주 흥미로운 걸 발견했어. 아마 우리가 지금까지 찾아왔던 목표가 아닌가 싶어.
차를 몰 수 있는 길을 겨우 찾아서 보급 물자를 새로운 임시 거점으로 운반하려던 참이었어. 그런데 너희들을 만나게 될 줄이야.
아, 이건 지원 부대가 이 구역을 조사한 결과인데, 아주 흥미로운 걸 발견했어. 아마 우리가 지금까지 찾아왔던 목표가 아닌가 싶어.
하지만 우리가 지닌 장비와 기능으로는 정확한 추적이 어려워. 그래도 적조가 이 근처까지는 퍼지지 않은 것 같으니 자세한 조사는 너희들에게 맡길게. 그레이 레이븐 소대.
지원 부대는 이 근처의 침식체를 맡을게. 조사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전면적으로 지원할게.
브리이타는 손을 흔들다가 이마 쪽에 가져다 대면서 대충 경례했다.
이곳은 우리에게 맡기고 앞으로 가봐.
브리이타가 준 GPR 조사 결과에 의하면 화서가 남긴 좌표 정보와 비교했을 때 우리의 목표는 이곳에서 2km 정도 떨어진 버려진 도시에 있어.
리는 레이더 영상과 지형 자료를 전자 스크린에 나타냈다.
"075호 도시"는 공식 자료에 의하면 면역 시대 중기에 코어 여과탑이 고장 나면서 이곳에 거주하던 60만의 주민이 긴급 대피한 후로 지금까지 방치되었다고 해요...
네. 사실 핵전쟁에 대비해 세워진 군사 지하 시설이라서 지상의 도시 건물은 단순히 위장용이에요. 이곳은 처음에 주민이 없었다고 해요.
공식 자료에 표기된 내용은 거짓이겠죠. 이곳은 폐기된 게 아니라... 애초에 사용된 적이 없었던 거예요.
그들도 설마 전쟁을 대비해 세운 지하 시설이 결국 퍼니싱을 퍼트리는 온상이 될 줄 몰랐을 거야.
하지만 영상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너무 적어서 공간이 얼마나 큰지는 확인할 수 없어요. 지금 탐지할 수 있는 범위만으로도 엄청 커요.
경로를 찾는 중이지만... 전자파 간섭이 너무 심해요...
군사 피난용의 시설이다 보니 정찰을 무력화시키는 시설이 있는 것도 당연한 거겠지.
그곳이 승격자의 거점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한 이상 적진에 뛰어들 준비를 단단히 하는 게 좋을 거야.
지금까지 행적을 숨겨왔던 승격자인데, 화서의 좌표가 정말 그들의 거점을 가리키고 있다면...
함정이라는 가능성도 충분히 있지만, 이 정보는 위험을 무릅쓸 가치가 있어.
맞아. 지하로 통하는 입구를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