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13 종언복음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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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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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좁은 계단을 따라 올라가자 비교적 안전한 구역에 도착해 마침내 무거운 부품과 거의 다 떨어진 산소통을 벗을 수 있었다.

들어갈 수 있는 모든 층을 살펴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살펴보지 않은 곳은 무너진 잔해에 막혀 열리지 않는 방뿐이었다.

이 방들에서도 활동 반응이 감지되지 않아요.

활동 반응이 없다고?

네. 그 도움을 청하는 사람은 어떻게 됐을지...

지금은 브리이타와 연결되지 않는 데다 적조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태야...

눈앞의 무너진 잔해는 부자연스럽게 쌓여 있었다. 대량의 가구로 입구를 막았지만 폭발로 인해 조각이 된 것 같아 보였다.

일단 이것들을 치우자.

제대로 된 도구가 없었지만 그래도 임시로 삽을 만들어 내 복도의 잔해를 치웠다.

문을 차례대로 열었지만 거의 비슷한 저장실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 방은 바닥에 쌓여있는 사물함 외에도 오래된 생활용품이 흩어져 있었는데 벽 구석에 버려져 있는 작업복 몇 개는 너무 오래돼서 곰팡이가 피었다.

직원이 제복을 갈아입기 쉽도록 가장 깊은 곳에는 고분자화 융합물 병풍이 하나 놓여 있었는데, 오래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자리에 꿋꿋이 선 채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리는 바닥에 어질러진 것들을 넘어 그 병풍을 열었다.

……!?

나머지 세 사람은 리의 표정이 확 달라지자 황급히 곁으로 다가갔다.

병풍 뒤에는 구조체 한 명과 지휘관 제복을 입은 인간이 한 명 쓰러져 있었다.

공중 정원의 구조체 소대에요. 왜 여기 있는 거죠?

네. 이 지휘관은...사망한 지 일주일 이상 된 것 같아요.

전에 다른 소대의 대장으로부터 들었는데 한 구조체 소대가 이곳에 임무를 수행하러 가서 돌아오지 않았다고 해요.

그게 그들일까요? 혹시 다른 대원도 있는 게 아닐까요...?

가능합니다. 하지만 보안 단말기로부터 너무 떨어진 상태여서 신호가 너무 약합니다. 여기에 하나 설치하는 게 좋을 것 같군요.

그럼 리, 부탁할게요.

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휴대한 짐에서 예비용 보안 단말기를 꺼냈다.

아직요. 이곳은 신호 파동이 심하니 더 기다려봐요.

리브를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리가 작은 단말기를 조작하는 걸 묵묵히 지켜봤다.

파오스의 창 시스템

보안 단말기가 설치되었습니다. 데이터를 수집해야 하는 구역을 선택해주세요.

죽기 전 마지막 하루의 데이터만 수집해줘.

파오스의 창 시스템

목표 데이터 수집 중 [>>>>>>>>] 완료

데이터에 따라 영상 구축 중 [>>>>>>>>>>>>>>>>>>>] 완료

파오스의 창 시스템 영향을 받자 방에 두 구조체와 한 인간 지휘관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그들은 지친 듯 벽에 기댄 채 각자의 단말기 스크린을 앞에 펼쳤다.

루시아

아무래도 그 한 사람은 마지막을 함께하지 않았나 봐요.

지휘관 차림의 사람

코코에게 위치 정보를 보내서 이곳에서 합류하자고 해.

좌표를 보내지 않아도 찾을 수 있을 테니 그냥 운동 좀 더하라 하죠.

무슨 그런 멍청한 소리를 하는 거야.

이 목소리...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아요.

나도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아. 어디서 들어봤지?

지휘관 차림의 사람은 싸우는 두 사람을 무시하고 홀로 자료를 정리했는데 이미 그런 대화에 익숙한 것 같았다.

지휘관 차림의 사람

지금까지 수집한 정보를 정리하고 코코가 돌아오면 바로 돌아갈 준비를 하자.

차가운 남성 구조체는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끄덕인 후 스크린 상의 어질러진 자료를 차례대로 열었다.

전에 로라와 함께 근처에서 발견한 그...피같이 적색 액체에서 퍼니싱이 생물화하고 있는 증거를 찾았습니다.

이전에 이 일을 조사하러 파견된 소대는 여전히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인데...이미 녹아버렸을 수도 있습니다.

퍼니싱 생물화라니...

또 하나의 소대가 사라졌다니...

녹아버리다니?

갑자기 쏟아져 나온 정보에 그레이 레이븐 소대는 테이블 앞에 있는 세 사람처럼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처음 그 액체의 샘플을 채집하고 며칠이 지나자 기존의 크기보다도 세 배나 커지더군요. 그리고 지금 지하에서 솟아 나온 액체는 블럭을 다 뒤덮을 정도죠.

지휘관 차림의 사람

솟아올랐다고? 그럼 나중에는 조석이 빠져나가는 것처럼 다시 지하로 돌아가나?

그보다는 분수가 더 어울리는 것 같은데?

며칠 전까지 지하의 샘물 정도였는데 지금 이 규모는 조석에 가깝습니다.

조석이 빠져나가는 시간은 전보다 더 오래 걸릴 거고, 그로 인해 지면에 더 큰 틈새가 생겨나겠지만, 그래도 지하로 다시 돌아갈 겁니다.

반드시 공중 정원에 이 소식을 알려야 합니다. 퍼니싱 생물화는 절대 좋은 징조가 아닙니다. 게다가 아직도 끊임없이 팽창하고 있잖아요?

그 홍조는 원래 지하에 숨겨져 있었던 거죠?

그래서 공중 정원에서 감지하지 못했나 보네요.

전에 이렇게 많은 것들을 조사해낸 그가 무사히 돌아왔었다면...

전송돼서 다행이에요. 그때는 제 검측 기기에 문제라도 생긴 줄 알았어요...

언제나 리브를 의지하고 있어. 그러니 좀 더 자신감을 가져봐.

하지만 전에 파견된 소대의 소식이 끊겼으니 다음에 이곳으로 파견된 소대는 분명 그들보다 더 뛰어난 실력을 가졌을 거야.

그런 소대조차도 희생된 거라면...

지휘관 차림의 사람

이 구역은 신호가 너무 불안정해. 공중 정원으로 귀환한 후에 다시 보고하는 게 좋겠어. 팽창 방식은 알아냈어?

확신할 수는 없지만 분명 잔해를 용해하는 것과 관련이 있을 거예요.

로라라고 불린 남성 구조체는 손을 들어 턱을 만지면서 정신을 딴 데 팔고 있는 것처럼 하품했다.

지휘관 차림의 사람

용해라...

맞아요.

그가 "맞아요"라고 말한 순간 눈앞의 허상이 로딩이 계속해서 끊긴 영상처럼 제자리에 얼어붙었다.

지휘관 차림의 사람

신호가 차단됐어. 서둘러 공중 정원으로 돌아가야 해.

허상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자 테이블 앞의 두 사람은 지휘관의 명령에 따라 몸을 일으켜 바깥으로 나가려고 했다.

그런데 문 앞에 흐릿한 검은 그림자가 눈 깜짝할 사이에 세 사람을 베어냈다.

지휘관 차림의 사람

코코! 너!!

놀라서 눈이 커진 그는 눈앞의 검은 그림자를 노려보면서 힘없이 쓰러졌다.

지휘관을 잃은 두 구조체가 검은 그림자에게 밀리면서 결국 전투에서 패배했다.

설마 그 코코라는 구조체가 모두를 배신한 건가?

이 소대는 아무래도 단결심이 부족한 것 같아.

아뇨. 전 왠지 이 기록이 이상하다고 생각해요.

방금 로딩 중에 지연된 걸 말하는 거야?

네. 하지만...더 많은 단서가 있어야 이를 증명할 수 있겠죠.

더 조사해볼까요? 지휘관님?

네. 그럼 더 찾아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