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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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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찬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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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이 지나서야 그들은 쉽게 무너지지 않고 비바람을 막을 수 있는 곳을 찾을 수 있었다.

서로 의지하며 밤을 보내려던 찰나, 사람들 앞에 무기를 든 청년 청소부들이 나타났다.

누가 너희들한테 여기에 있어도 된다고 했지?

그러면 여기서 지내는 데 당신들 동의라도 받아야 한다는 거야?

흥, 겨우 피래미 주제에 말대꾸를 하다니.

그는 손을 저었고 그 뒤로 역시 무장을 한 청소부들이 4, 5명 나타났다.

그럼 처음 만났으니 인사나 해볼까?

새벽녘을 지나 아침 햇살이 깨진 유리창을 통해 폐기된 건물을 비추었다. 가해자는 더러운 이불 속에서 기지개를 켜며 일어섰다.

한편,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피해자는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눈앞의 모든 걸 저주할 뿐이었다.

오늘은 상업 단지로 가서 쓸만한 걸 구해 오자고.

그는 졸린 눈을 비비며 동료에게 명령을 보냈다.

무장한 청소부의 부하

야, 일어나!

그는 손에 든 쇠 파이프를 휘두르며 사람들을 위협했다.

신께서 너희들에게 벌을 내릴 거야!

소녀의 단단한 눈빛에 돌아온 건 가해자의 비웃음 뿐이었다.

그럼 그런 게 널 구하러 오길 기도해.

신은 분명 있어! 어렸을 때 엄마, 아빠가 말씀해 주셨어! 신은 분명 존재해!

내가 봤어! 물자가 있다는 소식을 알려주신 게 바로 신이 파견한 천사님이라고!

아!

자신이 말실수를 했음을 깨달은 소녀는 입을 막았지만 주위의 사람들 모두 그녀가 헛것을 봤을 거라 생각하며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

응? 그런데 그 신이 네 부모님을 구하러 왔니?

소녀는 슬픈 얼굴로 뒤로 물러섰고 가해자들은 다시 웃음을 터트렸다.

됐어. 저 자식들더러 찾으라고 해. 그럴 일 없겠지만 훔쳐먹으면——

무장한 청소부는 목을 긋는 제스처를 보여주었고 그의 동료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쇠 파이프를 휘둘러 양치기 소년처럼 빈약한 청소부들을 건물 밖으로 내몰았다.

밤이 된 뒤에야 청소부들은 비틀거리며 호텔로 돌아왔다.

어떻게 됐어?

그는 청소부들이 가지고 온 물건들을 확인했지만 대부분 별로 쓸모없는 쓰레기들이었다.

그 쓰레기더미 속 새것으로 보이는 물자 가방은 마치 쥐덫 위에 놓인 치즈 마냥 눈에 띄었다.

가해자는 망설임 없이 새것으로 보이는 물자 가방을 주웠고 그 속에서 통조림 하나와 압축 비스킷 몇 봉지를 꺼내 동료들에게 나눠주었다.

남은 건 저장해.

우리 몫은 없어?

뭐? 너희들 사람이 몇 명인데. 겨우 이 정도를 구해오고 너희들한테도 나눠달라고?

먹을 건 없고 실컷 때려줄 수는 있는데 한번 맛 좀 볼래?

이제 곧이야, 곧.

뭐?

얘는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애야. 신경 쓰지 마...

정신이 오락가락한다고? 셋째야, 손 좀 봐줘. 어차피 남겨 둬봤자 쓸모도 없는 걸.

당신들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소녀가 달려들어 그들을 막으려고 깡마른 두 손으로 그를 품에 끌어안았다.

유낙아...말하지 마...

하지만...하지만...

일단 네 생각부터 해.

……

그렇게 피해자들은 배고픔과 피로 속에서 아침을 맞이했다.

어젯밤 내내 제대로 못 잤어. 집 뒤편에서 파도 소리가 들리는 것 같던데.

나도 들었어.

사람들이 어젯밤 들려왔던 정체불명의 파도소리에 대해 의논하던 그때, 무장한 청소부가 걸어 들어왔다.

무장한 청소부의 부하

그 정신이 오락가락한다는 멍청이는?

너희들이...너희들이...

무장한 청소부의 부하

우리가 손 봐줬다. 왜?

그는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정말 살짝 "손 봐준 것 " 뿐, 다른 건 하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사람들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함께 쪼그리고 앉았던 구석에는 아무도 없었다.

돌아오지 않았어.

무장한 청소부의 부하

쯧, 물자를 찾을 때 한번 찾아 보자. 어차피 못 찾아도 그만이지만 말이야.

그는 지저분한 머리카락을 긁적이더니 쇠 파이프를 들어 사람들을 방에서 내보냈다.

무장한 청소부의 부하

가자! 일하러 가야지!

하지만 해가 질 때까지 누구도 그의 모습을 발견하지 못했다.

모두가 찾은 물자 중 쓸만한 건 또 물자 가방 뿐이었다.

하지만 역시 아무 것도 받지 못한 청소부들은 다시 방구석에 앉아 조용히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체온으로 추위를 견뎠다.

큼큼큼...침식 증상이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아.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

오늘 밤에도 파도 소리가 들릴까? 한번 가보고 싶은데...

대화라고 하기에는 자신의 고통을 토로하는 것에 가까웠다. 그들에게는 다른 사람까지 신경 쓸 여유 따위 없었다.

여길 떠나는 게 어때?

그는 질문을 함과 동시에 사람들을 훑어보았다. 지금 사람들의 상태로 장거리 이동을 버텨낼 리가 없었다.

설령 내일 찾은 물자 또한 가질 수 있다는 보장은 없었다.

내일은 더 많은 물자를 찾을 수 있을 거야. 그럼 다들 밥도 먹을 수 있을 거야.

소녀 역시 다른 사람들처럼 탈진 상태였지만 말투는 당당했다. 이미 내일의 결말을 알고 있다는 듯이 말이다.

신은 우리에게 행복을 줄 거야.

소녀의 말에 사람들은 힘 없이 웃고는, 거친 손으로 유낙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음...분명 그럴 거야. 일단 자자.

허약한 사람들은 한곳에 몸을 웅크리고 덜덜 떨며 잠에 들었다.

짧디 짧은 밤, 어디에선가 욕설이 들려왔다.

유낙

너무 시끄러워...

거기 서! 어디 물건을 훔쳐서 도망치려고! 쫒아!!

이건 내가 찾은 거라고!!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는 건물 밖으로 향했고 또 파도 소리가 들리더니 세상은 다시 조용해졌다.

오후의 햇빛이 유낙의 몸을 따뜻하게 비춰주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눈을 뜬 그녀는 그제야 가해자가 올 시간이 훌쩍 지났음을 알게 되었다.

어디 간 거지?

가해자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동료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설마 어제 저녁 싸움과 연관이 있는 걸까?

내가 그들을 봤어.

노부인은 혀를 씹을 듯 덜덜 떨며 말했다.

어젯밤에도 제대로 자지 못했어. 파, 파도소리를 듣고 나가 보니...

뒷문의 비탈길이 적색으로 변했어.

그, 그들은 붉은색 바다에서 기어 나와 나한테 말을 걸었어.

청소부C의 적조 속 허상

...드디어 음식을 먹었어. 정말 맛있다...

난 죽지 않았어...

곧 도착해.

설, 설마 그 적색 바다 속에서 살고 있는 건 아니겠지?

모두가 고민에 빠진 그때, 낯선 청소부들이 비틀거리며 방으로 들어왔다.

새로 온 청소부

안녕하세요? 여긴 당신들의 영역인가요?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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