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동의했어?
라미아에게 거절할 권리 따위는 없어.
그럼 자네가 이룬 또 한 번의 성공을 축하하며.
광원의 그림자 속에 앉아있던 화자는 마주 앉은 로봇을 향해 술잔을 들었다. 잔 속에 든 술은 불빛의 반사를 받아 반짝이는 금빛을 내뿜었다.
말 돌리지 말고, 내가 원하는 물건은 어디 있지?
아직 입수하지 못했어. 쿠로노의 군대 사용권은 그렇게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게 아니라고.
군대 전체는 필요 없어. 내가 원하는 건 한 사람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무력이야..
그 정도 임무를 수행하려면 최소한으로 잡아도 적은 숫자는 아닐 텐데...
로봇은 손을 젓더니 상대방의 말을 끊어버렸다.
네 조건을 말해.
승격 네트워크 중 다른 대행자들의 단서야.
거래 성립이다.
시원하군.
내 조건을 잊지 마.
알겠어.
은밀하고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움직여.
그들은 다른 세력이 눈치채기 전에 네 목표를 완수할 거야.
흥, 제대로 해내는 게 좋을 거야.
작은 로봇은 전류음이 흐르자 통신을 끊어버렸다. 어둠 속에 앉아있던 누군가는 적색 소파에서 일어나더니 잔 속에 든 술을 전부 마셔버렸다.
후후...그렇게 되고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