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13 종언복음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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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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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밤의 장막이 하늘에 걸리고 기체 표면 감지 장치가 추위의 느낌을 온몸의 구석구석으로 전달했다.

쏟아지는 달빛을 잡으려는 듯 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깨닫고 손으로 두 눈을 가려버렸다.

그래, 역시 승산이 없네.

자신의 행동이 결국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임을 느낀 라미아는 두 손을 내리고 옥상 변두리에 누웠다.

절망적이야, 절망적이야. 너무 절망적이야...

???

잠시 조용히 해줄 수 없어?

아니, 어차피 네가 죽는 것도 아니잖아.

???

만약 죽지 않고 살 수 있다면?

기계가 작동하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폐허의 그림자 속에 숨어있던 무언가가 옥상으로 올라와 라미아의 옆에 앉았다.

그럴 가능성은 없어. 내 능력으론 정면으로 싸우든 도망치든 가브리엘과 취서체들에게 따라 잡혀서 잠식 당할 거니까.

너도 분명 승격자인데...죽는 게 그렇게 무서워?

솔직히 말하면...그냥 그래...승격자는 일반적으로 자신의 생명을 넘어서려는 강렬한 감정을 기반으로 움직이지만 살아남지 않으면 완성할 수 없는 숙원 같은 것도 있으니까.

너도 그런 게 있는 거지? 설령 죽는다 해도 막을 수 없는 감정 같은 거 말이야...

아마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난 너한테 알려주지 않을 거야. 왠지 너한테 알려주면 정보로 팔아먹을 것 같거든.

어쨌든 난 아무런 의미 없이 죽는 게 싫어. 지금은 조금 더 열심히 살아가려고. 적어도...

야! 또 날 낚고 있는 거지? 넌 정말 짜증 나는 존재야!

난 그런 적 없어. 네가 알아서 떠들어댄 거지.

본론으로 들어가자고. 내 조건을 달성하면 어느 쪽이 승리하든 가브리엘이 도발한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보장해 줄 수 있어.

음...날 도와줄 수 있다고 어떻게 보장하지? 입장만 보면 우린 각기 다른 진영인데.

난 거래자야. 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신뢰지.

그리고 너한테는 지금 선택지가 없어. 그게 아니라면 이런 곳까지 달려와 먼저 나한테 연락하지 않았겠지. 안 그래?

절망적이네. 다른 사람의 보호를 받을 수밖에 없다니.

네가 막 루나의 아래로 들어갔을 때와 비슷한 처지일 뿐이야.

어? 그렇게 오래된 일도 알고 있는 거야?

난 모르는 게 없어.

……

작은 로봇은 더 이상 침묵하는 라미아를 보지 않고 카메라를 돌려 멀리 지평선 위에서 넘실대는 적조를 바라보았다.

걱정하지 마. 너한테 별로 어려운 조건은 아니니까.

그리고 루나의 의심을 받을 걱정도 안 해도 돼. 물론 지금은 딱히 의심 받을까 봐 걱정하는 상태도 아닌 것 같지만 말이야.

너 다른 여자한테도 이렇게 몰아붙이니?

사람에 따라 달라.

그래...그럼 넌 뭘 원하는 거야?

침묵하는 호수를 범람시킬 "열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