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13 종언복음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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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는 자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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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직접 적조와 허상을 목격했고 폐허의 곳곳을 차지한 깡패들의 세력들도 확인했다. 그리고 그중 이길 수 있는 상대를 골라 그들의 자리를 대체했다.

하지만 다음날 황혼, 의기양양하던 깡패들의 얼굴은 상처와 멍이 가득한 채로 거리 위로 쫓겨나고 말았다.

청소부들의 협박을 받아 황량한 거리 위에 무릎을 꿇었고 적조와 함께 사라졌다.

절망은 마치 전염병과도 같다.

언젠가 우리도 절망에 빠지게 되면 넌 적조 속으로 뛰어들 거야?

난 절대 절망하지 않아. 난 모두에게 희망을 전파할 뿐이라고.

힐링되는 글들을 아무리 써도 절망에 빠진 사람들은 여전히 절망할 거야.

슈렉은 건물 아래의 벽을 가리켰다. 벨라가 어디서 구해왔는지 모를 물감으로 벽 위에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구절을 적어둔 것이었다.

그럼 질문을 바꿀게. 만약 적조가 정말 천국이라면 정말 뛰어들 거야?

아니, 설령 그 역겨운 적색 강물이 천국이라고 해도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흙탕물에 빠진 과자 같은 존재들이야.

그녀는 재채기를 몇 번 하더니 담요를 더 꼭 덮었다.

그 흙탕물 속에 과자가 숨겨져 있다고 해도 절대 마시지 않을 거야.

그래, 넌 힐링되는 글귀만 있으면 되지.

벨라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군중심리라는 말 못 들어봤어?

있지. 너 편승 효과를 말하고 싶은 거야?

아, 응.

두 사람은 옥상에 앉아 몇 블럭 밖의 적조를 바라보며 한참을 침묵했다.

언제 내려갈 거야? 여긴 너무 추워.

지붕 위에 서야 가면 라이더로서의 풍채를 보여줄 수 있다고.

어이가 없네.

벨라가 담요를 감고 일어서자 슈렉도 허둥지둥 쫓아갔다.

그러니까 다들 그...군중심리때문에 우르르 적조에 뛰어들었다는 거야?

내가 심리학 연구가도 아니고, 나한테 묻지 마.

하지만...

슈렉은 벨라가 들고 있는 책을 힐끗 바라보았다.

이건 그저 플라시보에 불과해.

너도 알고 있었구나!

하지만 이 말들은 나한테 충분히 유용해. 네가 보는 만화책보다는 훨씬 더 낫다고.

그녀의 말에 슈렉이 흥분하며 반격하려고 하자 벨라가 그의 입을 막아버렸다.

됐어. 물자도 적고 어디 숨겨져 있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며칠 동안 돌아다닌 덕에 충분히 모았어.

시간이 늦었어. 내일 아침에 다시 출발하자.

그 말을 들은 슈렉은 한숨을 쉬었다.

왜 그래?

...여기 오면 남은 책들을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야, 네가 찢은 그 책은 <가면 라이더의 시간 전설>이라는 책이야. 그게 얼마나 귀한 책인 줄 알아?!

그렇게 역겨운 호칭으로 부르지 마!

벨라는 지저분한 담요를 돌돌 말더니 슈렉을 등지고 누웠다.

얼른 자자. 내일 아침에 출발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