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나나미.
응?
나, 문제 있어.
....무슨 문제 있어?
이게, 뭔지, 모르겠어.
로쿠하치는 자신의 하반신을 가리켰다. 적색 비닐 천과 황색 비니어 천을 아무렇게나 이은 짧은 치마였다.
계속, 관절 때문에 힘들어.
로쿠하치는 더듬거리며 말하더니 옷을 벗으려고 했다.
벗으면 안 돼, 벗으면 안 된다고! 내가 설정한 캐릭터를 제대로 연기해야 해!
이건, 무슨, 캐릭터지?
책에서 본 적 있는데 "잘 걷는 사람"이런 거였어?
결정했어! "로쿠행자"라고 하자!
?
그럼 이렇게 정한 거다! 그럼 마틴은...
왜 나까지..
네가 바로 그...마틴...원수님이지?
원수...가 무슨 뜻이지?
황금시대 인간들이 아주 높은 관직에 있는 사람을 부르던 단어인 것 같은 느낌이랄까?
...더 이해가 안 되네
그런 디테일은 따지지 말아 줄래?
...음...
또 왜 그래?
어디로...가려고 했더라?
결국, 너, 너도 모르는 거구나.
로봇 할머니가 주신 좌표가 너무 애매해! 이렇게 넓은 곳에서 어떻게 찾으라는 거야!
...좌표 말고 다른 말은 없어?
음..."거대한 안테나를 찾는 거야? 거대한 안테나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를까 봐 이미지를 첨부할게..."
……
어이가 없네.
왜, 왜 그래?
그쪽...이름이 로쿠하치라고 했지?
아, 응.
?
너희들...뭐 하려는 거야?
의아한 표정을 짓는 나나미를 무시하고 마틴은 로쿠하치를 따라 멀리 걸어갔다.
마틴과 로쿠하치가 한참을 걸은 뒤에야 마틴은 나나미의 질문에 대답했다.
우리가 알아서 찾을게. 다 찾고나면 널 부를게!
너희들...기다려! 나도 도울 거라고!
나나미는 허둥지둥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