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공간에는 셀 수 없을 정도의 작고 큰 투영 스크린이 나열되어 있었는데, 스크린에는 공동체 구룡의 각 구역의 전황을 비춰내고 있었다.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이곳에 모인 자들은 구룡을 돌풍으로 바꿔 모든 것을 휩쓸었다.
슬픔, 증오, 탄식, 원망...
공들여 세운 구룡 도시 대부분이 파괴되고 구조체 녹존들도 반 이상 파괴됐다. 곡은 눈을 감고 구룡의 최초의 모습을 떠올렸다.
구룡은 망각자나 다른 조직처럼 각종 이유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세워진 단체가 아니었다.
지구의 결말을 안 사람들은 처음부터 운명을 이 땅으로 결정하고 [만세명]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대가를 치른 건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무언가를 남기기 위해 움직였다. 그게 바로 구룡의 최초의 모습이었다.
일부 적이 이곳으로 향하고 있어.
그건 당연한 일이야. 그 누구도 내가 널 그곳에 숨겼을지는 모를 테니까...
천문대는 이 연합 공동체 구룡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이 곳은 곡의 거처이자 구룡의 사령탑으로 그녀는 탑이 세워진 후로는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었다.
그녀는 계속 이곳에 머물렀다. 이곳에 심은 화초가 그녀를 동반했고 이러한 환경이 그녀의 유토피아와 같았다.
그녀는 지구가 두 번 다시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한다고 믿었다.
화서... 구룡은 이길 수 있을까?
전투에 패배할 확률은 약...
그걸 알고 싶어서 물어본게 아니야.
응.
구룡은 질 수 없어, 지는 건 용납할 수 없어.
그럼 지존에게 출전 하도록 해. 퍼니싱 저항에 관해서는 녹존도 마찬가지지만 움직일 수 있는 시간 동안 더 큰 피해를 입힐 수 있을 거야.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는 건가...
우리 구조체 기술이 공중 정원이 우주로 가기 전으로 머물러 있기에 아주 기본적이고 원시적인 기술 뿐이지.
하지만 그 원시 기술 덕분에 녹존과 지존 두 가지 구조체를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됐잖아? 게다가 민중들은 무사히 개조를 받아들였어. 그걸로 충분하잖아?
……
공중 정원은 구조체 제작 방법을 계속해서 개선해나가고 있어. 거기에 역원 장치라는 걸 만들어냈지... 그들은 전진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은 거야?
……
우리도 적극적으로 무언가 할 때가 된 것 같아.
명을 전달해. 모든 지존을 가동하는 동시에 녹존의 방어망을 축소해. 외곽은 포기한다!
화서는 더 이상 답하지 않고 곡의 명을 받아들였다는 표시로 시스템음만 울렸다.
그리고 곡은 구룡의 지금 모습을 직접 살펴보기 위해 탑 정상의 가장자리를 향해 걸어갔다.
역시 내가 퍼니싱을 너무 얕본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