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엘, 그쪽은 어때?
진척이 빠르다고 할 수는 없지. 구룡이 보유한 힘은 예상보다 더 성가신 수준이라... 라미아 아가씨도 비슷할걸.
내가 대답하려고 했는데... 왜 통신에서까지 내 말을 가로채면서 괴롭히는 거야!
괴롭힐 생각은 없었는데, 미안하군...
라미아는 내버려 둬. 그보다 상황을 정리해 보자. 알파와 루나 아가씨는 첫 도착 지점에서 놀고 계시고, 전투에는 참여하시겠지만 적극적으로 공격할 생각은 없겠지?
그렇다는 얘기지. 애초 우리 셋이 진행할 임무였잖아. 두 분께서 모습을 보인 것만으로도 최고의 도움이 됐어.
……
어쨌든, 구룡 쪽은 아무 반응 없어 보이는 것 같아도, 실은 녹존이 이미 움직이고 있어. 이대로 가다간 임시로 강화한 침식체가 다 망가지고 말 거야.
그래서 어떤 계획이라도 세운 건가?
구룡의 구조체들은 역원 장치가 없으니, 우린 여기서 승격자의 힘을 이용해 퍼니싱을 마음껏 퍼뜨리자고.
퍼니싱 농도가 높아지면 그들은 자연스럽게 우리의 장난감으로 타락하게 될 테니.
퍼니싱을 퍼뜨리는 건 처음부터 추진하고 있었지만, 효과를 보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그럼 결과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시간을 끌면 되겠지? 그게 제일 확실한 방법인 것 같아.
하지만 그건 루나 아가씨의 명령에 어긋나는데... 그래도 퍼니싱을 퍼뜨리는 계획에는 동의하지.
음... 그래서 가브리엘은 어떻게 할 생각이야?
난 공격하는 동시에 퍼니싱을 지속적으로 퍼뜨릴 예정이고... 너희 둘은 알아서 고민해 보고 움직이도록.
방향 확정해놓고 통신 바로 중단하는 거 실화냐? 하여튼 저 녀석 집행력은 인정해야 한다니까...
뭐 원래 그런 성격이잖아. 라미아, 아무도 안 본다고 해서 몰래 게으름피우지는 마.
케르베로스가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버티라는 건지... 크롬 대장, 그쪽하고 연락은 가능한 거야?
신호 연결에 문제없지만, 그쪽은 내 메시지에 답장을 안 하고 있어, 대체 무슨 생각인지...
카무 말로는 그들이 별도로 계획을 세운 것 같다고 해...
카무? 벌써 그 녀석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수준까지 된 건가?
내가 혼잣말하는 시간이 더 많지만 가끔 그 녀석도 의견을 제출하거든.
의견?
예를 들면, 지금 당장 칼을 휘둘러야 한다던가!
——!!
일단 적군을 상대하는데 집중하자. 그리고 가능한 한 높은 곳을 차지하는 거야. 알겠지? 카무이.
내게 맡겨줘! 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