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 아이 중 한 명인 포뢰의 권한으로 명을 내리겠다.
기계 꼭두각시 광대도 공격을 멈췄다.
권한이 활성화됐어.
이곳은 이야기를 나누기에 적당하지 않아.
지휘관님, 위험해요!
포뢰는 모두가 미처 움직이기도 전에 빠르게 덮쳐왔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한 가느다란 손이 자신의 목에 있는 그 이상한 목걸이를 잡고 있었다.
지휘관님의 신체 증상은 정상이에요. 심박수도 안정되어 있으니 협박당한 건 아닌 것 같아요...
지휘관님.
루시아는 언제든지 칼을 뽑아 싸울 수 있도록 전투태세를 갖췄다.
흥.
포뢰가 속박을 풀었다.
이곳은 카이사이의 끄나풀이 없을 거야. 로봇에 담긴 너희와 관련된 기억 데이터는 조풍이 가져올 거야.
이게 무슨 일이죠? 지휘관님?
적이 아닌가?
구조체 세 대에 인간 한 명이라.
...그래. 치문의 의식의 바다를 걸었으니 적어도 밑지는 장사는 아니겠지.
나와 같은 구룡파 중 한 명이야. 그는 거래를 맡고 있지.
정확히 말하자면 서로 이익을 얻는 사이랄까?
우리 중에 누가 너희를 선택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너희의 도움이 필요해. 그래서 너희를 모셔온 거야.
우리에게도 선택지가 없었어.
독특하다고...?
그러고 보니 너희를 뭐라고 부르면 되지?
이름을 고해!
우린 공중 정원 집행자 부대 소속의 그레이 레이븐 소대다. 난 루시아, 이쪽은 우리 대원인 리브와 리야.
이분은 우리의 지휘관인 [player name] 님이다.
공중 정원? 그게 뭐야?
됐어... 난 포뢰야.
그 뭐였지, 어, 구조체, 그것도 구룡파 일원이야. "수비"를 맡고 있지. 진짜 이름은 잊어버렸어. "항쇄" 때문인지 실험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전의 일들은 거의 다 잊어버렸어.
설명할 게 정말 많네... 하나씩 하자.
이 배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어?
이 배는 구룡 야항선이라고 해. 과아급의 함선이지. 원래는 구룡 상회의 운송선이었어.
구룡 상회는 원래 동아시아 근처 도시에 설립된 지역 상회인데, 당시 세계 연합 정부에 필적하는 힘을 가졌었어.
데이터베이스에서 그와 관련된 자료를 찾았는데, 자료에 의하면 구룡 상회는 퍼니싱 발발 후 무너졌다던데.
밤에만 나타나는 배라는 뜻이지. 그리고 시간이 지나니 배의 모든 사람이 그렇게 부르기 시작했어.
퍼니싱 발발 후 상회의 리더 곡이 이 배를 작동시키고 화를 피할 수 있도록 지역의 사람들을 무조건 받아들이기 시작했어. 원래는 그걸로 끝나야 했는데 "그 물건"을 배에 싣게 된 거야.
"모든 인간의 의식을 계속 업로드하고, 효율적이면서 절대적으로 객관적인 결정을 내리는 인공 지능 시스템"이야. 듣기만 해도 심상치 않지?
"화서"라는 인공 지능 시스템이야. 상회가 계속 연구해왔던 거기도 하지.
아니, 그건 "화서"라고 불러.
아무튼 화서가 이 배를 제어해버렸어. "그녀"는 여과, 공급, 군비를 모두 하나로 연결하는 동시에 리더, 그리고 우리를 제어하고 있지.
세 가지 유형의 "항쇄"가 있어. 배의 인간들은 몸에 가지고 다니고, 로봇과 구조체는 처음부터 체내에 삽입됐지.
이 세 가지 유형의 "항쇄"는 본질적으로 다 비슷해. 해제할 수 없고 모두 하나의 제어 명령을 따라.
포뢰는 [player name](을)를 보며 턱을 들어 자신의 목을 가리켰다.
...지휘관님에게도 "항쇄"가 쓰였나요?
아니. 비슷하게 생긴 가짜야. 하지만 거기서 나오는 신호는 매우 비슷해 여태껏 경계 시스템에 발각되지 않은 거야.
부희의 필적인데... 그 녀석, 벌써 이런 물건까지 만들어낼 수 있을 줄이야.
그러니까 이 "항쇄"는 지휘관님에 그 어떤 악영향도 주지 않는다는 거지?
어, 아무 영향 없어. 아마도? 어찌 되었든 그건 가짜니까. 하지만 다른 설계가 추가된 거라면 난 잘 몰라.
잠깐만요. 이 장치를 전면적으로 조사해야겠습니다.
자신의 안위가 걸렸는데 좀 긴장하는 게 어때?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항쇄"에는 두 가지 기본 제어 정보가 있어. 첫 번째는 명령에 복종하는 거고, 두 번째는 "배"와 "화서"에 그 어떤 직접적인 피해도 입히지 못하는 거야.
마음을 직접 조종할 수 없고, 모든 걸 아는 자의 입을 막을 수도 없어. 우리는 이런 어리석은 물건에 제어당하고 있는 거야. 하지만.
배 위 사람들은 충분한 자원과 여과 장비가 없어서 배에서 내려봤자 기다리는 건 죽음뿐이에요. 원래 도망치는 사람이나 저항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사람이...
재앙에 공양을 바치면서 분노를 거둬달라고 기도하고, 불쌍히 여겨달라고 기도하고, 살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지.
퍼니싱이 언젠가 사라질 거라고, 배도 언젠가 귀항할 거라고, 정박할 거라고, 기존의 그 항구로 돌아갈 수 있다고, 모두를 집으로 돌려줄 거라는 헛된 망상에 기대고 있어.
야시장에는 뭐든지 다 있지만, 판매자에게는 아무것도 없어. 얻은 모든 것은 배의 괴물에 잡아 먹혀버렸거든. 모두가 직접 키운 거대한 괴물에게 말이야. 납부하지 못하면 마일리지를 교환할 수 없고, 그러면 배에서 추방돼.
배에서 추방되지 않도록 거래품을 미친 듯이 갈취하고 사람들을 속이며, 있는 걸 모두 긁어내...
정말 어리석지 않아?
배의 구조체를 말하는 거야?
구조체는 평범한 인간보다는 힘이 더 강하지. 하지만 그건 상대적인 거야.
구룡파, 아홉 개의 구조체, 성공한 테스트 제품, 쓸모 있는 꼭두각시, 이 모두 배를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도구이자 선별해 둔 육체야.
화서는 자신에게 어울리는 완벽한 육체를 계속 찾고 있어.
...그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해.
구조체는 인간과 기계가 결합한 거잖아. 화서는 기계의 "의식"을 구조체에 전이하는 방법을 계속 시도하고 있어.
물론 난 그에게 자의식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나도 잘 모르지만 테스트는 계속 진행되고 있어.
그래. 우리 모두 다... 상회의 리더인 곡도 마찬가지야.
그럼 육체에 있는 기존의 의식은...
과부하로 의식의 바다가 완전히 무너지겠지.
……
화서는 줄곧 새로운 육체를 찾아왔어. 그러니까 새롭게 의식을 전이할 수 있는 육체를 말이야.
교역회는 야시장과 달리 사실 그 목적만을 위해 세워진 거야.
교역회?
야시장과 달리 교역회에는 단 한 가지 상품만 있어. 바로 구조체야.
화서는 리더를 조종해 교역회에서 적합한 육체를 골라.
이건 화서, 혹은 화서가 조종하는 수장이라고 하는데,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낼 때가 유일한 순간이에요.
너흰 이 배 밖에서 온 외부인이니 "항쇄"가 없잖아? 그러니 날, 우리를 도와줬으면 해.
배에 제어실이 있어. 이 배의 제어 중추야. 배가 화서의 제어에서 벗어나려면...
포뢰가 잠시 말을 멈췄다.
감사합니다.
제어당한 리더 "곡"만이 관제 단말기의 위치를 알아. 그 단말기를 파괴하면 화서를 파괴할 수 있을지도 몰라.
교역회에서 수장을 화서로부터 빼앗아야 해요. 기회는 교역회 때 단 한 번뿐이에요.
교역회에 잠입해 리더에게 접근하는 계획은 내가 이미 세워뒀어. 지금 필요한 건 아주 사소한 준비야.
포뢰가 발걸음을 옮겨 루시아 앞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