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움직일 수... 없게 됐어...
어째서!
회복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요...
난 포기하지 않을 거야... 소피아는... 상인은... 약속을 지켜.
네! 다시 한번 함께 공격을...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지휘관도 아직 견디고 있어... 그러니까... 난!
궤도 이합체는 끊임없이 비명인지, 울음인지, 환희인지 알 수 없는 날카로운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아.
비앙카는 소피아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고 활을 들어 궤도 이합체의 앞에 섰다.
소피아. 이 세상에 신은 없다고 난 예전부터 알고 있었어.
아무리 기도해도 하늘이 도와주지 않았었지만 그래도 계속 기도하고 있어. 스스로에게.
하느님께 기도해서 대답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마음에게서 ‘대답’을 구하는 거야.
스스로에게... 대답을 구해...?
그 순간 희미한 바람이 비앙카의 주변을 돌기 시작했다. 그 안에서 고고히 활을 당기는 모습은 마치 성녀 같았다.
왼손에 활을 쥐고 있는 그녀의 힘찬 활시위는 이미 팽팽하게 당겨져 있었고 반짝이는 오버클럭 입자가 공기 중에 흩어졌다.
지휘관님, 도와주시겠습니까?
전원 공격 준비... 지휘관님의 지시에 따라 공격!
틈을 만드는 정도라면 나도 할 수 있어...!
——!
발사.
빠르게 쏘아진 화살이 큰 소리를 내며 궤도 이합체의 거구에 명중했다. 오직 그 하나뿐인 점을 노려 보기 좋게 명중시켰다.
——궤도 이합체의 모든 반응이 정지됐다.